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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코골이 듣고… AI 스피커가 건강 체크

  • 조재희 기자

  • 입력 : 2018.02.07 03:00 | 수정 : 2018.02.07 14:18

    [기능 진화… 국내 100만대 돌파]

    이용자와 대화하며 영어 강의, 배달 음식 주문·택시 호출 등
    음악감상·정보검색 수준 넘어 일상에 필요한 각종 기능 처리
    2~3년내 이용자 생활 습관 분석, 개인 건강 관리까지 가능할 듯

    카카오는 7일부터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택시 호출 신(新)기능을 선보인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카카오미니를 이용해서 말 한마디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다. KT는 지난달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파고다학원의 외국어 강의 기능을 추가했다. SK텔레콤은 자사 AI 스피커 '누구'를 TV와 연동해 실내 공기 질과 에너지 사용량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스피커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음악 감상, 정보 검색에 쓰이던 수준을 넘어 배달 음식 주문, 외국어 교육, 건강관리(헬스케어)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기능을 알아듣고 처리해주는 신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2년 전 SK텔레콤이 처음 '누구'를 내놓은 뒤 KT,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속속 뛰어들면서 누적 판매 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선 상태다. 정태경 서울여대 교수(디지털미디어학)는 "AI 스피커는 지금까지 음성으로 '누구 노래 들려줘' 하는 음악 감상 기능을 앞세웠지만 최근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면서 보급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감상에서 외국어 교육·건강관리까지 더 똑똑해지는 AI 스피커

    KT '기가지니'의 외국어 강의 기능은 이용자가 원어민 역할을 하는 AI스피커와 영어로 대화하는 방식이다. 기가지니를 TV와 연결하면 영어 문장을 보여주고 따라 읽었을 때 발음이 제대로인지 평가해주기도 한다. KT는 현재 기가지니를 50만 대 이상 판매한 국내 최대 업체다.

    최근 주요 AI 스피커에 추가된 기능들 그래픽

    SK텔레콤 '누구'의 환경 정보 서비스는 TV를 켜고 관리 화면에 들어가면 별도 센서로 수집한 집 안 공기 질을 '좋음', '보통', '나쁨' 3단계로 보여준다. 가정 내 전기 소모량도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LG유플러스는 최근 AI 스피커 'U+우리집AI'에 LG생활건강·GS리테일과 제휴해 음성 쇼핑 기능을 추가했다. 예컨대 'GS프레시에서 생수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AI 스피커가 가장 최근 주문한 생수나 판매량이 많은 인기 생수를 3개 정도 추천해주는 형태다.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올 초 자사의 AI 스피커인 '프렌즈'에서 배달 음식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렌즈'에 "배민에서 치킨 시켜줘"라고 하면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에서 최근 주문한 단골 메뉴 목록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연내 '클로바'의 후속 모델인 '페이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각종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고, 통신 기능을 넣어 영상 통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자사의 인공지능 비서인 빅스비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내놓고,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AI 스피커를 중심으로 TV,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각종 전자제품을 연결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비서에서 가정 주치의로 진화할 듯

    전문가들은 앞으로 2~3년 내 AI 스피커가 이용자의 생활 습관을 분석해 개인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수준까지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가벼운 감기나 상처일 경우에 AI 스피커가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약품을 주문해주는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아마존이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금융회사 JP모건 체이스와 건강관리 회사를 만들기로 발표하자, 뉴욕타임스는 "사람들이 AI 스피커에 '재채기가 나고, 목이 아프다'고 얘기하면 AI가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리고,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약을 주문해 배달하는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장준혁 교수팀은 올 초 이용자의 수면 상태를 분석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AI 기능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내장 마이크 4개로 소리를 인식해 코골이 횟수, 시간, 강도를 분석하고, 이를 병원 검사와 같이 6단계로 나눠 화면에 보여주는 장치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병원에서 잠을 자며 해야 했던 검사를 비슷한 정확도로 가정에서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국내 기업과 협업해 연내 해당 기능이 들어간 AI 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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