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쇼크]⑧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복병' 3월 보수총액 신고..."2월도 지지부진할듯"

입력 2018.02.05 11:10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맨 오른쪽)이 지난 2일 대전광역시 은행동 상가에서 한 상인에게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절차를 알리고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율을 높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현장 방문 및 홍보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신청률은 5%에 못미치고 있다./연합뉴스

대전에서 직원 5명을 두고 치과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3월초 정도에 직원 2명분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할 계획이다. 올해 직원들 몫의 고용·산재보험, 의료보험 보험료를 산정하기 위한 보수총액 신고 기한이 3월 10(의료보험)~15일(고용·산재보험)이어서 여기에 맞춰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서도 제출하기로 했다.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세무사도 그때 한 번에 몰아서 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A씨는 “한번에 몰아서 일을 처리하는 게 간편할 뿐아니라,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 관련 보완책이 계속 나오고 있어 여유를 두고 신청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어차피 소급 적용되는 것이라 한 두달 신청이 늦어져도 손해 볼 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참모들과 정부 부처 장관들이 연일 중소기업, 영세소상공인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신청자수는 지난 1일 현재 12만8100명으로 전체 예상 대상인원(268만명)의 4.8%에 불과했다.

◇ 정부도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3월 가봐야 늘 것"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책은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까지 내면서 4대 보험에 가입하려는 아르바이트생 등이 적어 영세소상공인의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이 저조한 상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16.4%)으로 피해를 보는 영세소상공인 등에 직원 한명당 월 13만원을 보전해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안착시켜라는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 정책이 헛돌고 있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받으라고 공무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달 일자리안정자금 신청률도 정부의 바람대로 급격히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 부처 내부에서는 “3월에나 가봐야 신청이 늘어날 것”이라며 비관적인 분위기다. 한 담당 부처 관계자는 “올해 사용자가 고용·산재보험, 의료보험 등을 얼마나 부담할지 결정하는 보수총액 신고가 3월 10~15일에 끝난다”며 “다수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하더라도 보수총액 신고 시점에 고려해 보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는 3월 15일 끝나는 2017년도 보수총액 신고 시점까지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미루는 소상공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보수총액 신고는 올해 4대 보험 보험료 산정을 위해 사용자가 근로복지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지난해 보수 총액을 제출하는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은 이를 바탕으로 전년도에 청구한 보험료와 관련해 추가로 보험료를 더 부과하거나 환급해 준다. 또 올해 보험료 부과 금액을 산정한다.

◇ 보완책 쏟아지자 "제도 정리되면 보겠다"

정부의 잇따른 일자리안정자금 보완 대책도 소상공인들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정부부처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일자리안정자금 관련 보완책이 계속 나오면서 제도가 안착될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도 강하다”며 “소급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청하더라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밝혔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서비스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최저임금 산정에서 빼주는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에 대해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지원 기준을 20만원 정도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잘못 설명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기준이 월 급여 210만원으로 바뀌는 것처럼 알려져 혼선을 빚었다. 정부는 또 임대료 인상 상한선 인하 등 설익은 정책을 남발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전문가들은 일자리안정자금 신청률을 높이기 위한 범정부적 정책을 보면 소상공인들의 영업 관행을 제대로 모르는 ‘디테일 부재’라는 지적을 받을 만 하다고 말한다. 당정청할 것 없이 쏟아내는 보완책 남발이 오히려 신청률 답보 현상을 부추기는 역설적 상황인 셈이다. 한 경제 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보완책부터 지르고 본 결과”라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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