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쇼크]⑦ 노동청 단속에 편의점주 '공포'...무더기 형사고발 당할 우려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입력 2018.02.03 09:00

    “시일 내에 방문할테니 근로계약서와 임금대장을 준비하라는 공문을 받았어요. 11년간 편의점을 운영하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무척 당황스럽네요.”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인상(16.4%)된지 한 달이 지나면서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각 지역 노동청이 근로 감독에 나서자 일선 편의점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근로자가 1주일동안 총 15시간 이상을 일하면 해당 주에 하루 이상 일을 하지 않고도 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을 모두 포함한 실질 최저시급은 9200원에 달한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업장은 드물다. 노동부는 법 위반 시 사법처리를 예고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편의점주 무더기 고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물품을 정돈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3일 유통업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각 지역 노동청은 지난달 29일부터 편의점, 음식점 등 ‘최저임금 취약 사업장’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고 근로 감독에 나서고 있다. 앞서 노동부는 1월 8일부터 28일까지 3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감독을 예고했다.

    노동부 대변인실 공무원은 “1월 29일부터 각 지역 노동청이 취약 사업장에 공문을 보내고 근로 감독에 나서고 있다”며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 최저임금·주휴수당 지급 여부, 4대보험 가입 여부 등을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부는 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시정지시하고, 시정되지 않거나 지난 3년간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이력이 있는 사업주는 즉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최저임금법 제28조에 따르면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요 조사 대상은 전국 4만여개 편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내 편의점은 대부분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을 지급하고 있지만, 주휴수당, 4대보험 등을 모두 지급하는 점포는 극히 드물다. 현행법상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는 주휴수당을 받고 4대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파트타이머는 4대보험 등 세금을 피하기 위해 정식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마련했지만 사업주 뿐만 아니라 근로자까지 신청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제도 신청자격은 고용보험 가입자로 제한돼 있다. 지난달 신청한 근로자는 8만573명으로 신청대상 근로자 236만4000명의 3.4%에 불과했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직원은 “시급 8000원을 받고 있지만 주휴수당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4대보험도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편의점이 최저시급만 지급하고 있어 그나마 좋은 환경에서 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점주가 악질이라면 미련 없이 노동청에 신고하겠지만, 좋은 분이고 매출을 뻔히 알아 ‘남는 게 없다’는 점주의 말에도 수긍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커뮤니티에는 5000원대 시급을 받는다는 아르바이트생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구인 사이트 공고에는 최저임금을 적어놓지만, 막상 면접에 가면 최저임금 미만으로 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마음 같아선 시급 1만원도 주고 싶지만 부부가 하루 16시간 이상 일하며 얻은 지난달 수입이 250만원도 안 된다”며 “최저임금도 벅찬 상황에서 주휴수당과 4대보험을 챙겨줄 수 있는 편의점은 사실상 전무한데 고발까지 가능하다니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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