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 코스피 들었다 놨다

조선일보
  • 정경화 기자
    입력 2018.02.01 03:00

    삼성전자株 한때 8% 넘게 급등
    코스피,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외국인들 매도로 '하락 마감'
    "5월 액면분할 주식 상장되면 개인들 몰려들어 코스피 뛸 듯"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50대 1 비율로 주식을 액면분할하겠다고 발표한 31일 코스피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8% 이상 급등하면서 전체 코스피지수도 1% 넘게 끌어올렸다. 그러나 오후 들어 삼성전자는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코스피는 오히려 전일 대비 0.05% 떨어진 2566.46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5분의 1을 차지한 만큼 전체 코스피지수도 삼성전자 주가를 쫓아 움직인 것이다. 오는 5월 액면분할한 주식이 상장되면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고, 코스피지수도 덩달아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주 액면분할,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삼성전자는 31일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는 보통주 기준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늘어난다. 현재 250만원 안팎을 오가는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 선으로 낮아진다.

    삼성전자가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한 31일, 서울 종로의 한 시세 전광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한때 8.7% 오른 270만7000원까지 갔다가 249만5000원(+0.2%)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한 31일, 서울 종로의 한 시세 전광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한때 8.7% 오른 270만7000원까지 갔다가 249만5000원(+0.2%)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실제 삼성전자 주식의 액면분할이 이뤄지는 것은 오는 5월 16일로 석 달 넘게 남았지만,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그간 횡보세를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 8% 이상 올랐다 떨어졌다. 간밤에 뉴욕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함에 따라 이날 오전 하락 출발했던 코스피도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공시가 나오자마자 상승세로 반전했다.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KB금융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줄줄이 상승세를 보였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액면분할이란 자본금 유입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총수를 늘리는 것이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 수가 증가하고 주당 가격은 낮아진다. 주당 가격이 비싼 대형주의 액면분할은 보통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너무 비싸 지금껏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개인 투자자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앞서 주가가 한때 300만원을 넘어서 '황제주'로 불렸던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15년 5월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분의 1인 500원으로 분할했다. 이후 두 달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41.8%, 그룹 주가는 35.8% 올랐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주가가 200만원을 넘어서자 '황제주'로 불리기 시작했다. 워낙 주가가 비싸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은 1주를 사기도 버거웠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주주 환원 정책의 혜택이 개인 투자자가 아닌 외국인과 기관에만 돌아간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간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던 이유다.

    삼성전자에 이어 앞으로도 고가 대형주의 액면분할이 이어질 수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부양, 주주 환원을 원하는 정부 정책에 맞춰 다른 기업들도 액면분할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100만원 이상 고가 주식들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적 전망 보고 투자해야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 것이 확실하다면 지금 당장 투자해야 할까. 주식 가격이 싸진다고 해서 무조건 몰려갈 것이 아니라, 올해 기업의 실적 전망과 반도체 업황을 따져본 뒤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발표 후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것은 개인 투자자고, 외국인들은 팔고 나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월 31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6154억원어치 팔았고, 개인이 703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 데 따른 이익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했다는 의미다.

    박강호 대신증권 기업분석1팀장은 "올해 실적 전망과 반도체 업황을 따져본 뒤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면서도 "삼성전자 주식은 글로벌 경쟁 기업인 애플이나 마이크론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액면분할(Stock Split)

    자본금 액수는 그대로 둔 채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액면가를 낮추고, 총주식 수를 늘려 유통 물량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는 경우를 말한다. 기업들은 주식 한 주당 가격이 너무 높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거나 신주 발행이 어려울 때 액면분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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