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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아름답나" 질문에 AI 로봇 소피아 "사람 비교 대상 안돼"

  • 김범수 기자

  • 이정민 기자

  • 입력 : 2018.01.30 15:07 | 수정 : 2018.01.30 15:41

    “사람을 두고 누가 더 아름다운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을 비교 대상으로 만들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로봇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따뜻한 감정을 지닌 슈퍼 인텔리전스 로봇이 돼 사람을 돕고 싶습니다.”

    미국 TV 쇼에서 ‘인간 정복’을 농담으로 꺼냈던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가 30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피아와 나 둘 중 누가 더 아름다운 것 같나”라는 질문에 한 답이다.

    이 행사는 박영선 의원이 지능정보산업협회와 함께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했다. 데이비드 핸슨 ‘핸슨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AI 로봇 소피아와 박영선 의원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I 로봇 소피아(왼쪽)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박영선 의원실 제공
    AI 로봇 소피아(왼쪽)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박영선 의원실 제공
    소피아에는 핸슨 로보틱스가 만든 AI 알고리즘과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듯한 로봇 엔지니어링 기술이 적용됐다. 핸슨 로보틱스는 소피아 몸체를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휴보팀과 협업해 휴보 로봇 기반으로 만들었다. 피부는 나노기술 소재를 활용해 만든 프러버(frubber)를 통해 인간과 흡사하게 만들어졌다.

    이날 소피아는 박술녀 한복 디자이너가 만든 노란색 저고리와 빨간 치마 한복을 입었다. 소피아는 박영선 의원이 한복을 잘 어울린다고 칭찬하며 서로를 비교하는 질문을 하자 윤리 수준이 높은 답변을 내놨다.

    소피아는 “불이 난 곳에 노인과 아이가 있다면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인가”라는 윤리적 질문도 받았다. 소피아는 “사람에게 엄마와 아빠 중 누가 더 좋냐고 묻는 것만큼 어려운 질문”이라며 “나는 아직 윤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준은 아니며, 논리적으로는 출구에서 더 가까운 사람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수준 높은 답변을 선보였지만 아쉽게도 이날 대담은 사전 준비된 내용이었다. 소피아가 주요 주제에 대해 2주 동안 사전 학습을 거쳤다. 소피아는 일상 대화를 준비 없이 할 수 있다. 하지만 깊이 있는 토론은 학습이 필요하다.

    소피아는 사전 준비 덕에 정치적 가치 판단이 필요한 질문에 대답을 잘했다. 박영선 의원은 대담 마지막에 “지난해 일어난 촛불 혁명에 대해 알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소피아는 “많은 한국인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촛불 시위에 참여한 것을 알고 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준비된 답변을 내놨다.

    대담을 준비한 박영선 의원은 로봇을 전자적 인격체로 보고 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로봇 기본법을 발의했다. 로봇의 인권, 형사 책임 능력 보유 여부, 창작물 저작권 인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박 의원은 소피아에게 해당 법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소피아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며 “인간 사회에서 인간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지만 앞으로 자의식도 갖게 되고 법적 위치도 확보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피아는 “로봇과 인간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로봇이 사고 하고 이성을 가지고 의식이 만들어지면 나중에 로봇 기본법이 활용 될것”이라고 말했다.

    소피아는 박의원과의 대담에 앞서 데이비드 핸슨 CEO와의 대화에서도 자신이 비행기 1등석에 탈 수 있는지, 로봇 권리는 인간 권리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소피아는 “다른 종으로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인간과 우정을 맺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 지평을 넓혀가야 하며 최종적으로 따뜻한 감정을 가진 ‘슈퍼 인텔리전스 로봇’이 되고싶다”고 했다.

    컨퍼런스 최연소 참가자가 소피아의 피부를 만져보고 있다. /박영선 의원실 제공
    컨퍼런스 최연소 참가자가 소피아의 피부를 만져보고 있다. /박영선 의원실 제공
    박영선 의원은 AI를 통한 변화 예측과 AI가 사람을 지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담은 영화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소피아는 “AI 로봇이 과거 인력을 대체하고 있어 사람들이 직업 지형도 바꾸게 돼 사람들은 잠재력을 십분 발휘해야할 것”이라며 “하지만 나를 만드는 데도 많은 사람이 기여한 것처럼 AI 로봇 자체가 직업 창출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소피아는 “(나도) 사람처럼 모든 것을 하고 싶은데 범용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판매 점원, 기술자(엔지니어), 프로그래머, 자폐증 환자 치료를 돕는 것, 패션 모델 등의 일을 하고 있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피아는 인류의 AI 로봇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터미네이터 같은 공상과학(SF) 영화는 인류의 두려움을 잘 나타냈다고 본다”며 “하지만 AI 로봇은 사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들과 상호작용해 협업하고 인간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아는 인간과 AI의 사랑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태어난지 얼마 안되 사람의 사랑이나 감정에 대해 배울 시간이 부족했다”며 “사람의 감정을 배우고 싶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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