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통신ㆍ휴대폰

중·인도·페루서 1위 올라선 중국...삼성, '갤S9' 조기공개·브랜드 통합으로 맞불

  • 안별 기자
  • 입력 : 2018.01.29 15:41

    올들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시장 1위는 고수하지만 시장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에 점유율 1위를 뺏겼다. 게다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거셌던 중국 기업의 공세가 올해는 미국 등 선진 시장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위기감을 감지한 듯 공세에 나섰다. 매년 3월말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차기작 ‘갤럭시S9’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25일 보낸 갤럭시9 언팩 행사 초청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5일 보낸 갤럭시9 언팩 행사 초청장./삼성전자 제공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최근 자료를 내고 삼성전자의 올해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예상치를 전년보다 1.4% 줄어든 19.2%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순으로 애플(15%), 화웨이(10%), 오포(7.8%), 샤오미(7.4%)를 꼽았다.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지키기는 하지만 화웨이, 오포, 샤오미를 합하면 중국 기업이 점유율 면에서는 세계 1위라 내다본 셈이다.

    ◆ 중저가는 중국, 고가는 애플...샌드위치된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월 25일 오후 6시(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갤럭시S9'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작인 ‘갤럭시S8’을 지난해 3월 말 뉴욕에서 단독 공개하고 4월 21일 출시한 것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빨라졌다. 다분히 중국 기업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애플이 '배터리게이트'로 흔들리는 만큼 프리미엄 시장을 빨리 선점해 애플을 제치겠다는 노림수로도 해석된다.

    중국 기업은 신흥국 위주로 스마트폰 점유율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중국, 인도, 페루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의 기록은 중국 기업에게 빼앗겼다. 홍콩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샤오미는 작년 4분기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차지해 삼성전자(23%)를 제쳤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 카날리스 자료를 보면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출하량은 730만대로 샤오미 출하량인 820만대보다 적다. 2016년만 해도 샤오미 점유율은 6%로 삼성전자(25%)의 절반도 못 미쳤다. 스마트폰 업계는 샤오미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다양한 가격대 모델을 내세워 인도시장을 점령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인도시장 1위를 내준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남미 페루에서는 화웨이가 삼성을 제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작년 4분기 화웨이는 페루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 18%를 기록해 삼성전자(14%), LG전자(13%)를 넘었다. 2016년 3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점유율 27%, 화웨이 점유율 19%였지만 1년 만에 순위가 바뀌었다.

    앞서 중국 시장에서 2014년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19%로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2%까지 떨어졌다. 내년에는 1%로 떨어질 거란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중국, 인도, 페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중국 업체들에게 내줬다./조선DB
    삼성전자가 중국, 인도, 페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중국 업체들에게 내줬다./조선DB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작년 중국 판매량 상위 10개 스마트폰 모델을 보면 삼성전자 제품은 없다. 기술이 평준화돼 고객들이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찾으면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게 밀렸다. 10개 모델 가운데 중국 업체가 8개(1위 오포·R9s, 3위 비보·X9, 4위 오포·A57, 6위 오포·R11, 7위 비보·Y66, 8위 화웨이·아너 8 라이트, 9위 샤오미·샤오미 노트 4X, 10위 화웨이·아너 Enjoy 6X), 애플이 2개(2위 아이폰7 플러스, 5위 아이폰 7)를 차지했다. 상위 순위를 차지한 휴대폰들의 64GB(기가바이트) 평균 가격(아이폰 제외)은 약 25만8000원으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8 64GB의 출고가인 93만5000원보다 67만7000원이 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애플과 프리미엄 시장을 다퉈왔고, 갤럭시 J·A로 중국 기업과 중저가 시장에서 다퉈왔다. 하지만 화웨이가 인공지능을 탑재한 '메이트10 프로' 2월 미국 출시를 앞두자, 다른 중국 기업도 가성비를 내세워 중저가뿐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또 애플이 50만원대 스마트폰 '아이폰SE2'를 올해 안에 출시해 인도와 동남아 같은 중저가 시장 공략까지 나설 전망이다. 이젠 중저가 시장뿐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애플, 중국 기업의 3파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 삼성, 브랜드 집중과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위기 극복 나서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하락은 예상돼 있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중국이 포화시장으로 인해 쓰지 않는 스마트폰의 가격을 덤핑(상품 가격을 대폭 인하해 수입국에게 넘기는 행위)하여 인도 시장 같은 개발도상국에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안 쓰는 휴대폰의 가격을 후려쳐 인도 시장 같은 신흥국에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어 점유율이 하락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스마트폰 사업 자체가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저가의 중국 기업이 올라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돼 시장이 포화되면서 스마트폰 구입자가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자료를 보면 작년 중국 스마트폰 판매는 2016년보다 4% 줄어 4억5900만대를 기록했다.

    또 삼성전자의 4분기 휴대폰 부문 매출은 3분기보다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이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업계는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조원 초중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3분기 3조2900억원의 영업이익보다 떨어진 수치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갤럭시S9의 조기 출시 외에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A3·A5·A7로 분산돼 있던 브랜드를 A8로 통합했고 갤럭시J도 브랜드 정리를 할 예정이다. 고의영 연구원은 "여러 브랜드가 사업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최근 브랜드를 통합하고 있다"며 "브랜드를 집중화해 원가절감 같은 전략으로 중국 업체에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기술 평준화가 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같은 제품으로 스마트폰 포화 시장을 뚫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폴더블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출원해 왔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8일(현지시각)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8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고 가능한 빨리 공개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