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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기능 넣어… 카지노 모니터로 잭팟 터트리다

  • 조재희 기자

  • 입력 : 2018.01.29 03:00

    [글로벌 점프! 강소기업이 떴다] [8] 코텍

    전자칠판 등 3개 제품 세계 1위 "2020년 매출 1조 달성 목표"

    "카지노 모니터는 물론이고 전자칠판을 비롯해 산업용·의료용 모니터 제품들도 급성장하면서 5년 만에 매출이 두 배로 뛰었습니다."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만난 김영달 코텍 대표는 "지난 3~4년간 카지노 모니터, 초음파용 모니터, 항공관제용 모니터 등 3개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며 "앞으로 수술용 모니터, 공장 제어장치용 모니터 등 특수 용도의 모니터 시장에서도 연이어 세계 1위 품목을 만들어 한국을 대표하는 히든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영달 대표.
    김영달 대표. /주완중 기자
    벤처 1세대로 꼽히는 김영달 대표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었던 1997년, 디지털 영상 저장장치 제조기업인 아이디스를 창업했다. 이어 2012년 모니터 전문기업 코텍, 2017년 소형프린터 기업 빅솔론을 잇따라 인수해 현재 전체 매출 5500억원, 영업이익 550억원 규모로 키워냈다. 주력 기업인 코텍은 작년 매출(3275억원) 중 98%가 수출이다. 김 대표는 "세계 제조 시장에서 벤처가 성공하려면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대기업들과 수조원대 시장을 놓고 경쟁하기보다 수백~수천억원대의 신규 시장을 선점해야 승산이 있다"고 했다.

    세계 1등 제품 3개 보유

    김 대표는 "박사과정 3년 차 때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기업에 인턴 연수 갔다가 기술력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문화를 처음 접한 뒤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귀국한 이듬해 CC(폐쇄회로)TV의 영상을 비디오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에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하는 '아이디스'를 창업했다. 아이디스는 2000년대 디지털 영상장치 시장에서 세계 1위로 도약했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때 코텍의 창업자 이한구 전 회장과 만났다.

    코텍
    "당시 60대였던 이 전 회장은 자신의 자식 같은 코텍을 키울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무려 50여 명을 만났다고 합니다. 아이디스의 성장성에 한계가 보이는 상황이어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단 3분 만에 매각 금액 협상을 끝냈습니다."

    김 대표는 "인수 당시 코텍은 라스베이거스, 마카오 등 유명 카지노에 모니터를 공급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긴 했지만 주력 제품 1종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면서 성장이 정체된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당시로는 첨단 기술인 스마트폰 터치 기술을 모니터에 적용했다. 코텍은 이후 23인치(약 58㎝)·43인치(약 109㎝) 등 다양한 크기와 터치 기능, 커브형(곡면) 디자인을 접목한 신제품 10여종을 내놓으면서 세계 카지노 모니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확고한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지금은 카지노 모니터 일변도에서 벗어나 초음파용 모니터를 초음파 의료기기 세계 1·3위인 GE, 지멘스에 공급하고, 항공관제용 모니터를 관제 시스템 1위인 미국 이스터라인에 납품하면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유럽 등 선진국 학교에서 주로 쓰이는 전자칠판 시장에서도 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0년 계열사 매출 1조 목표

    김 대표는 작년 10월 영수증 발급기용 소형프린터 제조업체인 빅솔론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이 시장에서 일본 프린터업체인 엡손과 경쟁하고 있다. 그는 "프린터 전체 시장에서는 엡손을 이길 수 없지만, 틈새시장에 딱 맞는 기술을 집중 개발해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코텍의 성공 스토리를 다시 한번 쓰겠다는 것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에 있는 코텍의 카지노 모니터 제조 라인에서 직원들이 43인치(약 109㎝) 커브드(곡면) 모니터를 검사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에 있는 코텍의 카지노 모니터 제조 라인에서 직원들이 43인치(약 109㎝) 커브드(곡면) 모니터를 검사하고 있다. /코텍
    김 대표는 올해부터 공장 제조라인용 모니터, 발전소 통제실용 모니터, 수술용 모니터 등 신규 모니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아이디스도 중국산과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보안 장치를 내놓고 재도약에 나선다. 그는 "2020년 전체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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