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벌집계좌 운영 거래소 60여 곳…계좌제공은 은행 자율판단"

조선비즈
  • 김형민 기자
    입력 2018.01.23 13:56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 계좌를 조사한 결과, 일명 벌집계좌를 운영하는 가상계좌 거래소가 모두 6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벌집계좌란 법인계좌 아래 수많은 가장 장부를 둬 가상계좌 없이도 계속해서 고객을 유치하고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편법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취급업소 현장 조사 결과 및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 브리핑을 하고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이달 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조사하기 전 벌집계좌 운영 거래소가 20여곳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이보다 3배 많은 거래소가 벌집계좌를 운영하고 있었다”며 “생각보다 많은 거래소가 고객 자금을 소홀히 관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거래소는 폐쇄될 수 있다”며 “거래소에 은행이 계좌 제공을 중단할 지 여부는 자율적 판단이지만, 이런 거래소에 계좌를 제공하는 것이 은행 평판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대책에 따라 30일부터 실명 계좌가 확인된 사람들만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 실명확인이 되지 않은 가상계좌는 폐기되며 은행은 거래소와 함께 거래자의 신원과 주소, 자금 흐름 내역 등을 확인해야 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했거나 제공 중인 6개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기업, 농협은행)은 30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서비스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간다.

    또 계좌 제공 은행은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거래가 있을 경우 FIU에 보고해야 한다. 보고 기준은 1일 1000만원 이상, 7일 2000만원 이상 가상화폐 거래 입출금 내역이 있거나 반복적인 입출금 행위가 있을 경우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 중 금융부문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금융위원회
    다음은 김용범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신규거래 허용하는 것인가?
    “은행들이 강화된 시스템을 통해 계좌를 계속 제공할 것이냐는 은행의 자율 판단이다. 실명확인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취급업소(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하지 않은 은행도 자율 판단이다. 기존 취급업소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은행은 실명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엄격한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신규회원을 추가해야 할 것으로 본다. 취급업자가 신규회원을 받아들여 가상통화 거래 목적으로 계좌를 신설할 경우 은행은 이번에 새로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본인 확인을 거친 경우에만 개설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상시 점검팀을 구성해 집중해서 볼 것이다”

    의심거래 기준이 1일 1000만원 등인데, 이를 초과하면 바로 거래가 안 되나?

    “그 기준은 입출금 기준이다. 그래서 자금의 규모와 관련된 것이기에 투자 한도와 연관은 없다.”
    “(정완규 FIU 원장)저희가 전수조사는 할 수 없었지만, 거래행태로 봤을 때 500만원 이상이 전체거래 20%. 의심거래 보고 금액기준은 만원 거래해도 의심될 경우 보고하는 게 현행제도다.”

    일반 법인계좌일 경우에도 불가한가?

    “취급업소가 자료제출을 거절하거나 업소(가상화폐 거래소)라고 밝히지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법인계좌를 해지하고 은행은 제공을 거절하고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법인계좌 신설할 때 보면 EDD(강화된 고객확인)라고 여러 가지 강화된 내용을 현장 실사를 통해 전부 확인해야 한다. 그 이후에만 법인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그 이후에도 해서는 안되는 행위가 있다. 이용자 금융거래 대행 등인데 이런 잘못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 이번 조사에서 일부 발견됐다. 결과적으로 법인계좌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게 할 것이다. 이 법인계좌를 이용할 때 취급업소와 제공 은행이 모든 항목을 잘 지키는지 확인할 것이다. 기존 법인계좌도 3개월 단위로 적정성을 재점검해 중단할 것인지 볼 것이다”

    위법행위 거래소는 왜 밝히지 않는가?

    “이번 점검이 기간도 짧고 많은 인력도 아니었고 심층 점검도 아니었다. 가이드라인 초안이 있었는데,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특정금융정보법을 명백히 위반한 사례는 없었다. 내부통제 업무전반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돼 금융위가 발표한 가이드라인 통해 은행이 자체 시정토록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어지는 상시점검 과정에서 법령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중 제재할 것이다.”

    적발된 소위 법인계좌 취급업소 명단 공개는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은행이 이 사항을 자체적으로 의심거래 정보로 보고 FIU에 보낼 것이다. FIU는 다른 정보가 있으니, 최대한 빠른 시간내 과세당국, 수사당국에 그 내용을 송부하고 이 단서를 기초로 최대한 신속히 수사할 것으로 기대한다. 수사결과가 빨리 나와서 공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 전에 일부 발견된 사항으로 명단을 공개하기에는 준비가 안 됐다. 이번에 파악된 법인계좌 취급업소에 대해선 은행연합회에 정보공개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은행연합회 정보에 등재해서 의심거래가 철저히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가상계좌 재판매 실태가 발견됐다고 하는데 추가 설명해달라.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상계좌 자체가 유사수신 행위일 수 있어 금감원이 2014년 지도했다. 재판매가 중간 중계상이 끼어서 필요한 업체에 넘기고 커미션(수수료)을 받는 행위인데, 행위 자체가 위험하다고 봤다. 재판매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최종 수혜자가 누구인지 심사토록 했다. 가상통화 거래소와 관련해서는 가상계좌가 재판매되는 일이 없도록 지난해 은행들한테 일제히 지도했다. 그럼에도 일부 은행의 경우 가상통화 계좌가 재판매 되는 과정에서 최종 수요처가 취급업소인지 모르고 판매한 경우가 있었다.”

    이번에 조사한 것 중 수사당국에 넘긴 사례가 있나?

    “경찰이나 검찰 통보 건은 없다. 의심거래 보고가 접수되면 FIU에 다른 정보 보강해 다른 법집행 기관에 이첩할 것이다.”

    전체 은행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계좌 중 어느 정도를 조사한 것이고, 조사한 것 중 어느 정도 불법 의심거래 사안이 발견됐나?

    “조사 기간도 짧고 소수 인력이었다. 이제 은행 감사실이 자체 이행점검을 해야 한다. 은행 차원에서는 가상통화 관련해서 은행의 공신력에 상당한 타격이 있다. FIU가 나갈 때 20개 정도 법인계좌 이용하고 있다고 봤는데, 일주일 사이에 60여개로 나왔다. 그렇다고 하면 은행 자체점검하고 상시점검하면 (벌집계좌를 운영하는)군소 취급업소가 얼마나 더 나올지는 추측할 수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소위 잡코인(시가총액이 미미한 가상화폐)이라는 것을 거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데, 이런 부분이 취약하다”

    얼마 전 금감원 직원이 가상화폐를 거래해 문제가 됐는데, 금융당국 관계자 투자 제재 방안은?

    “지금도 그렇게 해왔고 가장 높은 수준에 윤리 의식을 가지고 할 것이다. 혹여 미비점이 있는지 살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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