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12일 장중 한때 4% 급등하면서 2002년 4월 이후 16여년 만에 최고치(종가기준)를 기록했다. 주가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5분간 코스닥 시장에서 프로그램매매를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세계 경기 호황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는 형국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2.41%(20.54포인트) 오른 873.05에 마감했다. 이는 2002년 4월 18일(876.80) 이후 최고치다. 이날 코스닥은 장중 한때 4.0% (34.14포인트) 오른 886.65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상승세는 전날 발표된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과 제약·바이오 대형주의 급등이 맞물리면서 지속됐다. 정부는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성장 펀드'를 조성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코스닥 최고 대장주인 셀트리온(11.24%)과 셀트리온헬스케어(15.16%), 셀트리온제약(29.9%) 등 셀트리온 그룹주가 이날 나란히 급등하는 등 바이오주의 상승이 시장을 이끌었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이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에 참석해 해외에 건설 예정인 3공장 규모를 기존(12만L) 계획의 3배인 36만L로 짓겠다고 밝히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셀트리온 그룹주의 시가총액은 모두 65조2143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309조3360억원)의 21.8%를 차지할 정도로 전체 코스닥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지수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 57분부터 5분간 코스닥의 프로그램매매를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주가(지수선물)가 지나치게 오르거나 내릴 때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발동하는 것으로, 코스닥 시장에서의 사이드카는 2009년 5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600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후 셀트리온과 신라젠과 같은 바이오 대형주가 급등하면서 작년 11월 700선을 돌파했고, 새해 첫날(812.45)에는 800선도 뚫어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돈이 많이 풀렸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마지막 단계에 일종의 투기가 벌어지게 되는데, 가상 화폐나 코스닥에 대한 과열된 투자도 그런 (투기) 종류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