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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직접 굽겠다” 파리바게뜨 사태 '꼬여버린 7개월' 무슨 일 있었나

  • 유윤정 기자

  • 입력 : 2018.01.13 08:00

    5300여명의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파리바게뜨 사태’가 7개월만에 봉합됐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린지 4개월만입니다. 이번 사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비정규직 해법 시금석이 된 사건으로 기록됐는데요.


    “빵 직접 굽겠다” 파리바게뜨 사태 '꼬여버린 7개월' 무슨 일 있었나
    노사 합의에 당사자들 외에 민노총과 한노총,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정의당,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까지 모두 '8자(者)'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개별기업 노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파리바게뜨·협력사·가맹점간 엇갈린 이해관계로 실타래처럼 엉켜있던 파리바게뜨 사건의 발단부터 최종 합의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 2017년 6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정의당에 부당노동행위 신고
    지난해 6월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소속의 제빵기사 K씨 등은 정의당을 찾았습니다. 파리바게뜨의 부당노동행위를 신고하기 위해섭니다. 이후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임금꺾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사태가 수면위로 드러났습니다.

    “빵 직접 굽겠다” 파리바게뜨 사태 '꼬여버린 7개월' 무슨 일 있었나
    이 의원은 “파리바게뜨가 인력 공급업체의 위장 도급을 통해 제빵기사를 가맹점에 공급하고, 실질적인 파견 사용사업주로서 업무지시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파리바게뜨가 협력사를 통해 각 가맹점에 제빵기사를 공급해 왔던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겁니다.

    파리바게뜨는 전국 11개 협력업체와 업무협정을 맺고 가맹점에 제빵기사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빵업이 법상 파견 대상 업무가 아니어서 파리바게뜨는 제3자인 협력사를 통해 용역을 알선해 주는 도급형태로 운영해 왔습니다. 따라서 제빵기사들에게는 협력업체 관리자가 아닌 파리바게뜨 본부소속 관리자가 직접 지시를 할 수 없었지만, 이 의원은 법을 위반하고 가맹본부가 업무를 지시했다며 불법파견을 주장했습니다. ▶관련기사

    # 2017년 9월 고용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직고용 하라”
    고용부가 7월11일 이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파리바게뜨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하면서 사태는 확대됐습니다. 고용부는 6개 지방고용노동청이 합동으로 파리바게뜨 본사와 11개 협력업체, 56개 가맹점 등 전국 68개소를 대상으로 근로감독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빵 직접 굽겠다” 파리바게뜨 사태 '꼬여버린 7개월' 무슨 일 있었나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제빵기사를 불법 파견으로 사용했다며 5378명의 제빵기사를 11월9일까지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관계자를 처벌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과태료는 1인당 1000만원입니다.

    파리바게뜨가 형식상 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사업주로서 역할을 했다면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제빵기사에 지급하지 않은 연장근로수당 등 총 110억1700만원도 지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이번 결과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매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관련기사

    # 2017년 11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빵 직접 굽겠다” 직접고용 반대
    파리바게뜨는 서울행정법원에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정부의 제빵사 직접고용 명령은 잠정정지하라면서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서는 각하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정지시 이행기간이 다시 효력을 얻게 되면서 파리바게뜨는 과태료와 사법처리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빵 직접 굽겠다” 파리바게뜨 사태 '꼬여버린 7개월' 무슨 일 있었나
    상황이 심상치 않자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나서 직접고용에 반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해 11월말 "차라리 빵을 직접 굽겠다"면서 가맹점의 경영 자율권 침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서둘러 가맹본부·가맹점주협의회·협력업체 등 3자가 합자한 상생기업 '해피파트너즈'를 설립하고 전체 제빵기사 5300여명 중 약 70%인 3700여명의 동의서를 받아 소속을 해피파트너즈로 전환했습니다. ▶관련기사

    # 2017년 12월 제빵기사 양대 노조 勢싸움...한노총 VS 민노총
    파리바게뜨는 고용부가 정해놓은 시정지시 이행기간이 다가오자 지난해 12월초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직접고용 시정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12월6일 0시 직접고용 시정기한이 종료됐습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에 대해 불법 파견 수사 착수 및 과태료 부과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빵 직접 굽겠다” 파리바게뜨 사태 '꼬여버린 7개월' 무슨 일 있었나
    노동조합 간 세력다툼도 벌어졌습니다. 먼저 제빵기사 700명이 가입한 민주노총 계열 파리바게뜨 지회가 결성됐고, 이어 12월12일 1000여명이 한국노총 조합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양대 노총이 파리바게뜨 고용 사태에 관여하면서 문제가 더욱 꼬여버렸습니다. 파리바게뜨는 양대 노총과 12월20일 1차 간담회를 시작으로 해를 넘겨 올해 1월3일과 5일에도 2, 3차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1월 5일에는 한국노총이 파리바게뜨 측에 해피파트너즈 지분율 51%를 확보해 자회사화 할 것을 제안하고, 이를 파리바게뜨가 수용하면서 사태가 급진전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해피파트너즈 대신 아예 새로운 법인을 자회사로 세울 것을 고집하면서 합의가 결렬됐습니다. ▶관련기사

    # 2018년 1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자회사 고용으로 봉합
    파리바게뜨 가맹본부와 양대 노총이 4번째로 만난 1월11일 가맹본부가 자회사를 통해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습니다.

    “빵 직접 굽겠다” 파리바게뜨 사태 '꼬여버린 7개월' 무슨 일 있었나

    이에 따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는 인력 고용 업체 소속에서 파리바게뜨가 지분 51%를 갖는 자회사 소속으로 바뀌게 됩니다. 임금은 이전보다 16.4% 인상되고, 복리 후생은 파리바게뜨 본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됩니다. 가맹점주는 신설될 자회사의 지분 49%를 갖고, 제빵기사 임금 인상 부분 중 일부를 부담하게 됩니다.▶관련기사

    이번 사태로 파리바게뜨와 가맹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매년 500억원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올해 인상분은 파리바게뜨가 전액 지급키로 했지만 내년부터는 늘어난 경제적 부담을 가맹점과 본사가 나누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담이 결국 ‘빵값 인상’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이번 합의안에 따라 본사의 인건비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은 물론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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