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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 백악관에 제출…철강업계 ‘비상’

  • 조지원 기자
  • 세종=전성필 기자

  • 입력 : 2018.01.12 15:52

    미국 상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를 비공개로 제출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다급히 내용 파악에 나섰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안보(安保) 위협을 이유로 무역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미 상무부는 11일(현지시간) 윌버 로스 장관이 백악관에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구체적인 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 상무부는 대통령 결정이 발표된 이후 보고서 요약본을 관보에 게재한 뒤 비밀사항을 제외한 내용을 일반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90일 안에 조사 결과에 동의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후 조사 대상이 된 제품에 대한 무역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제재 방식은 특별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 쿼터를 정해 물량을 제한하는 방식, 아니면 관세와 쿼터를 혼합한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0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상무부 장관에게 철강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하도록 지시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블룸버그
    포스코 포항제철소 /블룸버그
    ◆ 내용 파악에 나선 철강업계…산업통상자원부도 담당자 급파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세아제강(003030)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미 상무부가 백악관에 보고서를 제출한 사실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내용 파악에 나섰다. 보고서가 제출됐다는 것만 확인됐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에 한국이 제재대상국이 될지, 어떤 품목이 포함될지, 어느 정도 수준의 규제가 이뤄질 것인지 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불안해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 불리한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모든 경우의 수에 따른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내 철강업계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형태의 무역제재일 뿐 아니라 ‘안보 위협’이라는 정치적 이유로 무역제재를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비가 어렵다. 특히 반덤핑 관세처럼 덤핑 마진을 계산해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에서 자료를 보완하거나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 차장은 “안보 위협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정치적인 문제”라며 “어떤 조치가 나올지 예상되면 그에 맞춰 바꾸거나 대응하면 되는데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업체들의 고민이 깊은 상황”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안보영향 결과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파악하기 위해 철강 분야 담당자를 미국 현지로 급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진 못했지만, 한국에 대해 고관세 부과가 필요하다는 등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 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아제강 유정용 강관 /세아제강 제공
    세아제강 유정용 강관 /세아제강 제공
    ◆ 최악의 경우 미국 수출업체 타격 불가피

    무역업계에서는 이번 무역확장법 232조의 주요 제재 대상국이 한국과 중국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한국,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미국의 주요 철강 수입국인 유럽연합(EU)은 즉각적인 무역 보복 조치를 경고했고, 이웃국가인 캐나다‧멕시코 등은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미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에 한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강도 높은 제재가 실현될 경우 국내 업체들은 미국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수출하는 전체 물량 중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 비중은 12% 수준이다. 무역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 1~11월 대미(對美) 철강 수출량은 34억800만달러(3조625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특히 최근 대미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유정용강관(OCTG)이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산 철강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실현될 경우 타격을 입는 국내 업체들은 미국 수출을 포기하거나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난관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라 공장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평생 재직할 것도 아닌데 그것만 보고 미국에 들어갈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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