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전면폐쇄’ 부상...가능성은?

조선비즈
  • 김형민 기자
    입력 2018.01.11 16:39 | 수정 2018.01.11 18:45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정부 규제가 ‘예외허용’에서 ‘완전폐쇄’로 흐르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각각 가상화폐 규제법안을 마련 중인 상황이었는데, 법무부가 추진하는 전면 폐쇄 법안이 힘을 얻고 있다. ‘예외 허용’을 골자로 한 가상화폐 규제안을 마련 중이던 금융위는 정부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한 발 물러났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11일 "금융위는 가상화폐 규제안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않고 국회에서 안을 가져오라고 해서 법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결국 거래 허용이냐 금지냐인데, 부처간 논의 후 결정되면 금융위는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을 만들더라도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가 실행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 금융위 “우리 주장 강하게 밀어붙일 생각 없어”

    박상기 법무부 장관 / 전효진 기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거래소 폐쇄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지만,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중간에 여러 대책을 마련해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 자체를 도박에 비유하며 범죄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박 장관은 "산업 자본화해야할 자금이 가상화폐로 빠져나가고 해외로 빠져나가고 버블이 붕괴됐을 때 개인이 입을 손해나 그런 걸 생각하면 그 금액이 너무나 커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유사수신법을 통한 가상화폐 규제안을 자체적으로 마련 중이었다. 개정법의 골자는 가상화폐 거래의 원칙금지·예외허용이다. 가상화폐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간주해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조항을 두어 자격을 갖춘 업자는 거래를 허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치금의 별도계좌 예치, 실명확인, 자금세탁방지 등을 지킬 경우 거래를 허용토록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법무부 특별법과 금융위 개정안의 가장 큰 차이는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할 것이냐, 금지할 것이냐이다. 그동안 금융위는 가상화폐 거래 금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초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국회 공청회에 참석해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적 성격인 것은 맞다"며 "정부가 일정 부분 규제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경고를 날려야 하지만, 전면금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각종 규제안이 가상화폐 투기수요를 잠재우지 못하자 법무부의 가상화폐 전면폐쇄 특별법이 정부 법안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의 이같은 강경한 입장발표에 금융위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빼는 분위기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유사수신법으로도 세밀하게 가상화폐 자체를 규제할 수 없고 거래 행위를 단속하는 것일 뿐이다”라며 "우리는 유사수신법 개정안을 법무부 만큼 강하게 밀고나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위는 “가상화폐는 금융상품이 아니어서 직접 관리·감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을 통해 거래소 인가제 도입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 금융위는 “정부가 거래소를 인정하는 모양새는 안된다”며 반대했다. 김 부위원장은 “거래소 인가제를 도입한 일본도 고민에 빠져 있다”며 “인가제를 받은 거래소가 이를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실제 폐쇄 여부는 미지수…”국회 통과 어려울 것"

    조선DB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가 실제로 폐쇄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법무부의 특별법이 정부안으로 결정되더라도 의원입법이 아닌 정부입법을 통해 추진되어야 하는데,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가 유사수신법 개정안을 의원입법으로 법제화하는 작업을 추진했지만, 국회의원 모두 반대 의견을 내며 도움을 주지 않았다. 금융위의 낮은 단계의 유사수신법 개정안도 의원들 반대에 부딪혔는데, 폐쇄를 골자로 한 법무부의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이것만이 답일까?"라며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거래소를 폐쇄하면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블록체인, 암호화화폐에 대한 기술발달에 문제가 있다"며 "암호화화폐의 유통과 시장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무부 장관의 폐쇄 발언은 어쩌면 실제 폐쇄를 추진하겠다는 목적보다는 경고성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가상화폐에 붙은 김치프리미엄(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가치가 해외보다 높은 현상)을 빼려는 목적이 더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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