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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이촌동 매물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 김수현 기자
  • 입력 : 2018.01.12 08:02

    최근 인터넷 포털 네이버 부동산서비스에 등록돼 있던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아파트 매물 대부분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여파로 서울 주택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단지마다 수십개씩 등록된 매물이 어떻게 한순간에 자취를 감췄을까.

    용산공원과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의 호재나, 아직 알려지지 개발 호재로 부동산 투자자들이 대거 매집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속사정은 다른 곳에 있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포털에 등록됐던 한강대우·한가람·강촌 등 동부이촌동 주요 단지 매물 대부분이 올해 들어 거래완료로 등록되며 이달 갑자기 사라졌다. 지난 11일 기준 강촌아파트의 경우 71개의 매물 중 63개가 거래완료로 등록됐고 시점도 1월에 집중됐다. 한강대우 역시 전체 52개 매물 중 48개가 거래완료 처리됐다. 다른 단지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동부이촌동 매물 목록. /네이버 부동산 캡처
    동부이촌동 매물 목록. /네이버 부동산 캡처
    인근 주민과 중개업소 설명을 들어보면 이렇게 된 사정은 아파트 주민들과 중개업소 간 갈등에서 비롯됐다. 동부이촌동 아파트 매매 호가가 갈수록 오르는 가운데 중개업소들이 이미 거래가 끝난 매물 정보를 단체로 포털에 허위매물로 올린 뒤 실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체결을 유도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지역 주민 김모씨는 “중개업소들이 이미 오래전에 계약된 물건을 매물로 계속 두고 있어 중개업자들이 지역 전체 가치가 저평가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동안 지역 중개업계에 쌓였던 불만이 이번에 한 번에 폭발하면서, 주민들이 허위매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신고가 집중적으로 이어지자 포털사이트에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 업체가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최근 벌점을 부과하면서 중개업소들도 거래가 끝난 매물을 일괄 확인해 내린 것도 매물이 사라지는 데 한몫했다.

    중개업소들도 하소연하고 있다. 허위매물 등록이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인 건 인정하지만, 주민들이 기대하는 매매호가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가람 전용 59㎡가 최고 9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층과 동이 다르면 이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올 수도 있는데 무턱대고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집주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허위매물이 아닌 실제 매물에도 신고가 이뤄지면서 매물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매도를 보류해 가뜩이나 없는 물건이 더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허위매물 등록은 원칙적으로 옳지 못한 행위기 때문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정작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서울 전체가 매물은 적고 수요자는 많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고, 최근 호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갈등도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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