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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의 스마트경영] 한계 드러내고 있는 정부 일자리 정책

  • 김홍진 전KT사장

  • 입력 : 2018.01.12 04:00

    [김홍진의 스마트경영] 한계 드러내고 있는 정부 일자리 정책
    일자리 늘리는 것은 새정부의 으뜸 공약이다. 대통령 집무실에 상황판을 설치하고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신년에 일자리 점검부터 우선하겠다고 했다. 각 부처와 지자체 별로 일자리를 챙기기 위한 정책관도 두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드물게 수출, 투자, 소비가 모두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3% 이상의 경제성장을 낙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용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작년 상반기에 비해 새 정부 정책이 반영되기 시작한 하반기의 취업자수 증가폭이 떨어지고 있다.

    정부 각 부처는 앞다투어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혁신성장동력 13개 분야를 선정해 8조원을 투입해 55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대 신산업을 육성해 30만개, 국토교통부는 드론 등으로 17만개, 보건복지부는 보건산업으로 10만개 일자리 등이다.

    정부부처가 직접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만도 100만개가 넘는다. 여기에 더해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발표를 합치면 수백만 개 일자리가 수년 안에 생기는 셈이다. 벤처관련 단체에서도 22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거들고 나섰다.

    반면에 정부가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 의하면 19조원의 일자리 관련예산을 투입해도 취업자 증가수는 전년도와 동일한 32만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스로 일자리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미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벤처단체 등의 발표와는 상반된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대책이라는 것도 뾰족한 게 없다. 일자리예산 확대 및 조기투입 등과 같이 지난 정부에서도 실패한 정부 주도 일자리 늘리기와 지속적 부담의 논란이 있는 공공채용 확대 중심이다. 주요 정책이라고 하기에도 낯 뜨거운 취업보장서비스로 1000명을 늘리는 것같은 계획들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일자리 늘리기는 이번 정부만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 지난 십수년 간 수백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으며 신성장, 혁신성장을 외치면서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었다. 박근혜정부 초기에는 각 부처에서 300만개 일자리 창출계획을 보고하기도 했다.

    일자리와 성장의 발판이 될 계획도 그렇다. 매번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김대중정부의 벤처기업활성화, 노무현정부의 10대 차세대성장동력, 이명박정부의 17개 신성장동력,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센터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이번 정부의 5대 신산업 육성이 포장만 바뀌었지 대동소이하다.

    장밋빛 청사진만 내놓을 게 아니라 과거 정부에서 실패한 정책이 어떻게 이번 정부에서는 달성 가능한지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관 주도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실패하였음을 직시해야 한다.

    민간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크든 작든 사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정규직 비정규직 임시직 시간제 가릴 것 없이 사람을 많이 고용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하는 사람의 법적, 재무적, 도덕적 리스크는 점점 더 커지고 사람을 고용하는데 따른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는 늘어날 수 없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앉아서 리스크를 키울 수 없으니 기술의 도움을 받아 무인화 자동화의 길을 가거나, 사업이 부진한 부분을 접거나 팔아 버릴 것이다.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기재부나 중기부 등에서 제시하는 대로 일시적인 지원이나 정책자금을 융자받기 위해 고용을 늘릴 수는 없다.

    그런데도 경제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을 틈타 가격을 인상하거나 종업원을 해고하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사업하는 사람들 보고 힘들거나 돈을 까먹더라도 정부시책을 따르라는 것인지 경제수장으로서 너무 안이한 대처가 아닌가 싶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4대 보험도 들지 못하는 정말 어려운 사업장이 많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일자리 늘리는 것을 으뜸 공약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손발도 안 맞고 구체성이 결여되어 이래저래 스스로 한계를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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