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진 조찬 회동에서 제안한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은 우리 원전 수출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될 수 있다.

UAE가 바라카 원전 성과를 토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원전 경쟁력을 선전할 경우 수주 활동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양국의 협력 방식은 컨소시엄 구성 또는 지분 공동 투자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면서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원전을 지은 것을 넘어서 원전을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UAE를 방문했을 당시 양국은 제3국 원전 진출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UAE와 손잡으면 발주가 임박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시장 진출에 파란불이 켜질 수 있다. 사우디는 총 2.8GW(기가와트) 규모 원전 2기를 2030년까지 지을 계획으로 이르면 올해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는 200억달러(약 21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한국은 중국·러시아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는 이후 원전 10기를 추가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업비 규모는 1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첫 2기를 잡는 국가가 나머지도 갖고 갈 가능성이 크다. 칼둔 청장은 백 장관에게 사우디 진출 방법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까지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사우디는 원전 건설을 추진하면서 바라카 원전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중동 국가인 UAE 원전을 수출한 경험을 살리면 사우디에서의 수주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UAE 실권자 무함마드 빈자이드(57) 왕세제가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33) 왕세자의 '멘토'로 알려져 있을 만큼 UAE는 사우디에 영향력이 크다.

칼둔 청장은 또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한국과 원전 계약을 한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주위의 많은 나라에 추천하고 있다"며 "2009년 원전 발주 당시 한국 외에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 한국을 선택한 게 너무도 좋은 결정이었고 대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