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쇼크]② "현장 모른다" 최저임금 지원책 불만…정부 일부 제도 보완

입력 2018.01.07 12:00 | 수정 2018.01.07 16:50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 직원이 10명 미만인 과세표준 5억원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들은 사회 보험(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업재해보상보험) 신규 가입시 정부로부터 2년간 보험료 절반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일부 4대 보험 미가입 영세 소상공인들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시 지원받는 금액보다 신규로 내야 할 보험료가 늘어나 접수를 꺼리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연간 최대 240만원의 공장 근로자 야간 수당에 대한 비과세 기준을 월급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야근 수당 비중이 높은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수당의 비과세 대상에서 빠지고 국세청에 잡히는 월소득이 190만원을 넘어서 일자리안정자금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최저시급 7530원이 적용된 이틀째인 2일 서울시내 한 제과점에 아르바이트 모집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사진=연합뉴스
◆ 영세 소상공인 보험료 부담에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주저

기획재정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급격하게 오른 올해 최저임금(지난해 보다 16.4% 인상, 7530원)을 감당하기 어려운 30인 미만 고용 사업장을 지원하는 제도다. 해당 사업장에서 월급 19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들의 임금 중 13만원을 정부가 직접 지급한다. 지원 규모는 1인당 연간 156만원이다. 총 2조9707억원 규모의 예산이 올해 책정돼 약 300만명의 근로자들이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안정자금은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된 사업장만 신청할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불법 사업장의 경우 일자리안정자금이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직원을 고용한 사업주는 누구나 근로자들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키고 관련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영세 사업주들은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4대 보험 가입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71.2%로 나타났다. 정규직은 85.9%, 비정규직은 44.1%였다. 이중 한시적(기간제·비기간제) 근로자의 가입률은 61.3%,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근로자는 23% 수준에 불과했다.

현장에서는 4대 보험 미가입 사업장이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기 위해 4대 보험에 가입할 경우 받을 수 있는 돈 보다 내야 할 돈이 더 많아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를 들어 월급 190만원 근로자에 대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사용자 부담금은 약 14만4700원이다. 고용보험 부담을 제외해도 이미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액(월 13만원)을 넘어선다. 결국 영세사업주 중에서 13만원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받기 위해 4대 보험을 모두 가입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해 직원(최저임금 100~120% 수준)이 10명 미만이면서 연 소득이 5억원 이하인 중소기업에 대해 사회보험을 신규 가입하면 2년간 50%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사업주가 사회보험료로 낸 돈 절반은 세금에서 제외해 주겠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자 중 건강보험 신규 직장가입자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50%까지 깎아주기로 했다.

정부 시행령 개정 사안/출처=기획재정부
◆ 야간 근무 많은 생산직 근로자들 일자리안정자금 ‘사각지대’

정부는 생산직 근로자의 야간 근로수당 비과세 기준도 월급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오르면서 야간 수당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일자리안정자금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근로자들이 발생하는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A근로자의 월급이 150만원을 넘어서 야간 수당 연간 최대 240만원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수당 240만원도 소득으로 잡혀 월급이 19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A근로자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에서도 빠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간 최대 240만원 비과세 대상 기준 월급을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연간 수당 비과세 한도 자체를 현행 240만원보다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산직 근로자들은 야간 근무를 많이 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당이 비과세 한도인 연간 240만원(월 약 20만원)을 넘어선다. 비과세 기준 월급만 상향 조정하면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곤혹스러운 처지다. 4대 보험 미가입장은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며, 야간 근무 수당 비과세 한도도 높여주면 사업주가 근로자들에게 연장 근로를 더 무리하게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자리안정자금 지급을 위해 4대 보험 미가입을 그대로 용인하거나 야간 근무 수당 비과세 한도를 조정하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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