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대학교(이하 산기대) 차기 총장 자리를 놓고 산업통상자원부 퇴직자(OB)들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훈 총장은 지난달 29일 임기를 2개월가량 남겨두고 사임했다. 산기대 설립 이후 총장은 모두 산업부 차관급이었다.

7일 산업부 안팎에선 우태희 전 산업부 2차관,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1차관, 산업부 1차관 출신인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산업부 2차관 출신인 한진현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등을 산기대 차기 총장 후보로 꼽는다. 역시 산업부 차관을 역임했던 조환익 전 한국전력 사장도 지난해말 퇴임 후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이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기대 총장 선출에 산업부는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며 "학교법인이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총장을 뽑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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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대는 1997년 당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경기도 시흥시 시화·반월 국가산업단지에 건축비 등을 출연해 설립한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교다. 2011년까지 산업대 형태로 정부 지원을 받다가 2012년 사립대학으로 전환됐고 최근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 산하로 편입됐다.

2014년 2월 취임한 이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이임식을 갖고 물러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단공 산하에 산기대를 두는 법개정안을 두고 이 전 총장이 연임하려는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자 연임 욕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조기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장이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입성을 위해 총장직을 사퇴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전 총장은 2009년 4·29 재·보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인천 부평을에 출마했다가 당시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 패한 바 있다. 이 전 총장은 광주 출신이라 호남권 지자체장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산업부 안팎의 시각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산단공 산하에 학교법인과 대학을 설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산기대는 산단공 산하기관으로 편입됐다. 산단공은 산기대를 통해 산업단지 입주기업에 필요한 현장전문인력 양성과 산학협력, 근로자의 재교육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