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0명→850명… 돈 쓸어 담는 빗썸만 신났다

조선일보
  • 최규민 기자
    입력 2018.01.04 03:11

    [오늘의 세상]
    1년새 40배로 몸집 불리기… 가상화폐 광풍에 돈 버는 건 거래소

    빗썸, 전원 정규직에 대기업 대우
    스톡옵션·헬스장 회원권 주고 한방 진료·마사지 서비스까지
    빗썸 작년 수수료 수입만 3000억… 대형 증권사 1년 영업이익 맞먹어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직원 400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3일 밝혔다. 현재 근무 중인 전체 직원(450명)과 맞먹는 규모다. 전산·해외영업 등 본사 100명과 콜센터 300명의 신규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근무 중인 콜센터 상담원 230명도 올해 안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빗썸이 자랑하는 직원 처우는 대기업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야근수당, 추가 근로수당, 스톡옵션, 성과급은 물론 야근 교통비, 하루 세 끼 식비 지원, 무제한 도서 구입 지원, 피트니스센터 회원권에 한방 진료와 마사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전수용 빗썸 대표는 "청년 일자리 확대에 동참하고 사업 확장을 위해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4년 설립 후 2016년까지만 해도 매출 43억원의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빗썸의 최근 사세 확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작년 초 20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새로 채용할 인원까지 합쳐 850명으로 늘어 중견기업에 버금가는 수준이 됐다. 빗썸은 지난 5월 역삼동의 11층짜리 빌딩을 통째로 빌려 이사 갔고, 이마저도 비좁아 이사 갈 건물을 알아보는 중이다.

    지난해 빗썸 월 수수료 수입 그래프
    그래픽=박상훈 기자

    오픈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성장세도 놀랍다. 카카오의 자회사 '두나무'가 운영하는 이 거래소는 지난달 회원 수 120만명, 하루 평균 이용자 100만명, 하루 최대 거래 금액 10조원으로 국내 1위, 글로벌 1위 거래소가 됐다고 주장한다. 12종의 가상 화폐만 취급하는 빗썸보다 10배 많은 120종의 가상 화폐를 취급한 것이 이 거래소의 성공 비결 중 하나다. 비트코인보다 가격 등락이 더 심한 알트코인(비트코인 이 외의 다른 가상 화폐)으로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국내 3~4위권 가상 화폐 거래소인 코빗은 지난 9월 게임회사 넥슨에 인수되면서 기업 가치를 1400억원으로 평가받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이후 가상 화폐 열풍이 더 뜨거워지면서 이제는 반대로 '헐값에 샀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은 재벌, 운영은 초보

    한국을 휩쓸고 있는 가상 화폐 투기 열풍의 최대 승자는 단연 가상 화폐 거래소들이다. 속된 말로 '돈을 쓸어 담는' 수준이다. 빗썸의 거래 수수료는 0.15%로 증권사에 비해 10배가량 높은데,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수수료 수입도 폭증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거래 금액과 수수료를 바탕으로 계산할 때 빗썸의 지난해 수수료 수입이 317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업비트의 경우 하루 평균 35억원, 연간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3조70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수수료만으로 대형 증권사 못지않은 이익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직원 수 2250명인 NH투자증권이 2016년 올린 영업이익은 3019억원이었다. 여기에 가상 화폐 거래소들이 출금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고객에게 받아 보유 중인 가상 화폐의 시세 차익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버는 돈으로는 이미 대형 금융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보안이나 투자자 보호, 운영의 투명성 면에서는 여전히 '구멍가게' 수준이다. 빗썸은 지난 6월 해킹으로 고객 3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고, 폭증하는 거래량을 감당하지 못해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업비트도 전산 장애로 거래가 체결되지 않거나 오류가 발생했다는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또 다른 가상 화폐 거래소 유빗은 북한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해킹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최근 파산했는데, 다른 거래소들도 대부분 해킹에 취약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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