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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이어 현대重도 어닝쇼크 고백…"부진 장기화" vs "선제적 조치"

  • 안상희 기자

  • 입력 : 2017.12.27 15:14

    삼성중공업(010140)에 이어 현대중공업(009540)(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도 올해 4분기와 내년에 어닝쇼크(Earning shock·기업의 실적이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가 예상된다고 밝히자 조선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실적발표 기간이 아닌 상황에서 회사가 악재를 스스로 공시하면서 상장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주가는 급락했고, 증권사들은 이들 기업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이 469억원(연결기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26일 밝혔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6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 약 3100억원의 영업손실이 난다는 뜻이다. 수주절벽으로 일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율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맞물린 탓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현대중공업그룹이 44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매출액은 올해보다 10% 줄어든 13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증권사가 추정한 예상 실적(매출 15조751억원, 영업이익 2352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운영자금 마련,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내년 3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조선업계는 대형 조선사들이 어닝쇼크를 미리 공시한 것을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차원에서 실적을 조기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조선DB
    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조선DB
    ◆ 4분기 대규모 적자…환율하락·후판가 인상 영향

    현대중공업은 4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예상하면서 그 이유로 수주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환율하락, 후판 가격 인상 영향 등을 꼽았다. 4분기 별도 기준 현대중공업의 영업손실은 1541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은 1255억원, 현대미포조선은 372억원으로 예상됐다.

    회사 측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환율하락과 강재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했으며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반영됐다”고 했다. 수주공사 환손실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은 현대중공업 1020억원, 현대삼호중공업 1800억원, 현대미포조선 290억원 수준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수주의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감이 실제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가 748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감안한 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삼성중공업(284만CGT)보다 2.6배 많아 후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경우 내년도 영업적자 폭이 삼성중공업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제철(004020)이 내년도 비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을 확정 지은 상황이어서 조만간 조선용 후판 가격에도 인상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 상선부문에서 적자 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현대중공업은 수주잔고에서 삼성중공업 대비 상선 비중이 높아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인한 영업이익 변동 영향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조선DB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조선DB
    ◆ 조선업황 부진 장기화 되나 우려…내년 실적 바닥론도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 중에서 현대중공업만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1999년 이후 18년 만이다. 유상증자 규모(1250만주·1조2875억원)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22.1%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차입금 상환에 9000억원가량을 쓰고 ICT(정보통신기술) 스마트기술에 2300억원, LPG엔진 시스템 개발에 1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이 대규모 증자에 나서는 이유는 조선업황 부진에 따른 금융권의 여신한도 축소, 운영자금 마련, 차입금 상환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조선업계는 작년 ‘수주 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 여파로 올해와 내년까지 매출액이 급격하게 줄어들 전망이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신용등급은 하락하고 금융권은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꺼릴 수 있는데,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선박 발주처들도 조선사의 재무상태가 양호한지 살펴보고 건조를 맡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발주처가 조선사의 재무상태에 민감해지고 있다. 조선사가 RG를 받기 위해서는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재무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현대중공업까지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자 불안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까지 이행하기로 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과 관련, 현대로보틱스(267250)지분 매각(3500억원), 현대삼호중공업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4000억원 유치), 호텔현대 매각(2000억원) 등으로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하이투자증권까지 매각되면 약 4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상우 연구원은 “유상증자 금액이 납입될 경우 순현금 구조로까지 전환될 수 있을만큼 많은 금액이 들어온다. 자체현금이 많은 현대중공업이 이런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조선업황 부진여파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내년 매출 목표는 올해보다 10% 줄지만, 수주목표는 45.07% 늘어난 165억6300만달러로 본격적인 실적개선을 예고했다”며 “환율과 강재가격 인상 효과를 선반영했고 선가가 꾸준히 오를 것을 감안한다면 환율 동향에 따라 조기 흑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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