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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고의 성능 제한'에 뿔난 미국 전역에서 줄소송…국내서도 소송 가능성

  • 이다비 기자
  • 입력 : 2017.12.26 17:36

    구형 아이폰 성능 저하에 美·이스라엘서 줄 소송
    국내 소비자도 美 집단소송 참여 방안 고려해야

    애플이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저하한 것이 밝혀지면서 소비자의 소송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내 소비자는 물론 이스라엘 등 해외 소비자도 집단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국내 소비자도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애플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미국 IT 기기 성능 측정 전문 사이트 ‘긱벤치’를 중심으로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이 소비자가 새 제품을 사도록 고의로 성능을 저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형 아이폰 성능 제한 논란 / 조선DB
    구형 아이폰 성능 제한 논란 / 조선DB
    의혹이 거세지자 애플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아이폰 작동 속도를 일부러 떨어뜨렸다고 시인했다. 애플은 공식 성명을 내고 “아이폰7,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가 예상치 못하게 꺼지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한 경우 최대 소비 전력량을 낮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해왔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오래 되면 성능 저하로 아이폰이 추위 등에 꺼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작동 속도를 제한했다”며 "우리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여기에는 성능과 기기 수명 연장이 포함된다"는 해명을 내놨다. 신제품 구매를 유도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애플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애플 팬들은 “이같은 사실을 은폐한 애플을 믿을 수 없다”며 “애플 제품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렸다”고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 미국 전역에서 소송 확산…”재산권 침해 당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아이폰7 사용자 2명은 구형 아이폰 사용자를 대표해 21일 애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사는 아이폰 사용자 2명은 오하이오주, 인디애나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소비자 5명과 함께 집단소송을 냈다. 미국 전역으로 소송이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집단소송은 원고가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가 따로 소송을 걸지 않아도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 때문에 애플은 현지 집단소송에서 배상 판결이 한 것이라도 난다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애플은 성명 이후 소송과 관련한 별다른 의견을 발표하지 않았다.

    소송의 주 내용은 애플이 새 아이폰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형 아이폰 성능을 낮추는 iOS 업그레이드를 했다는 것이다. 일리노이주 현지 법원에 아이폰 사용자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제임스 블라키스 변호사는 “애플의 구형 아이폰 성능저하는 최신형 아이폰의 판매를 촉진하려는 의도적인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애플이 배터리 결함을 감추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소비자를 눈속임했다는 주장도 있다. 스마트폰 배터리는 소모품으로 사용할수록 성능이 떨어지는데, 애플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배터리 성능이 저하하자 이를 감추기 위해 구형 아이폰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성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집단 소송을 제기한 한 이용자는 “애플이 전체 사용자에게 배터리를 교체해줘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애플 사용자들과 현지 IT 매체들도 "애플이 사용자 동의 없이 폰에 간섭해 작동 속도를 낮춘 것은 사용자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애플의 잘못된 행위로 아이폰의 사용성과 가치가 떨어졌고 제품과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피해를 봤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이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 / 조선DB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 / 조선DB
    ◆ 뿔난 국내 소비자들…미국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방안도

    국내 소비자도 애플의 고의적인 성능저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가 모인 100만명이 넘는 대형 커뮤니티에서도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법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의 이같은 행동에 배상을 받으려면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국내에서 소송을 거는 방법과 소비자집단분쟁조정 제도를 이용하는 방법,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증권 관련 사안 등에 집단소송 제도 제한돼 애플에 배상을 받으려면 시민 개개인이 일일이 소송에 참여해야 한다. 소비자집단분쟁조정 제도도 기업이 분쟁조정 결과를 거부하면 강제성이 없어 결국 소송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피해를 보상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이와 관련 “한국에 있는 아이폰 소비자를 모아 미국에서 애플 본사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방안이 있다”며 “소송 과정이 번거롭긴 하지만 애플과 같은 다국적 기업 제품이 국내서도 소비가 많이 되는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에서도 소비자 2명이 현지 텔아이브 법원에 애플이 소비자 보호법을 어겼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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