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물고기 나눠주는 방식이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준다

  • 전수용 기자

  • 입력 : 2017.12.22 03:00

    "수익을 내고 나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처음 제시한 '공유 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의 개념이다. 최근 기업과 사회 공동체가 함께 번영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유 가치 창출이 한 단계 진화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고기를 나눠 주는 일시적 접근이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전파해 개인과 사회의 변화와 자립을 유도하고, 나아가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일방적으로 시혜를 베푸는 방식, 한 방향으로만 흘러갔던 기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차이가 있다.

    우리 기업들도 점차 CSV에 집중하면서 사회공헌 활동의 진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2016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2015년 204곳 중 138곳 기업이 220개의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규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사업 대상 40.4%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보유한 전문 인력, 기술, 자산 등을 활용해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교육과 진로 탐색, 체험형 교육이 주를 이뤘다. 사업 형태를 지역별로 보면 신규 사회공헌 활동 54%가 사업장 인근 또는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 밀착형으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려 지역 상권에 활력을 넣는 프로젝트를 수립하거나 지역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시민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반짝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함께 실현하는 공모전인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앞이 보이지 않아 쓰러진 할아버지를 구하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을 경험한 한 소방관이 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가격이 저렴하고 가볍고, 조작도 쉽게 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를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개발한 열화상 카메라 1000대를 지난 11월부터 전국 18개 시·도 소방서, 안전센터, 구조대, 테러구조대 등에 보급하고 있다. 또 대학생과 함께 아동 학대에 대한 구별이 모호한 상황에서 누구나 쉽게 학대 징후를 발견하고, 학대 의심 상황을 신고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인 ‘아이지킴콜112’를 개발해 아동 학대 예방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기프트카 캠페인’은 저소득층의 성공적 자립을 돕기 위해 창업용 차량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지금까지 266대 차량을 사회 곳곳에 전달했다. 창업용 차량을 지원받은 주인공들은 누적 월평균 소득이 지원 이전보다 2~3배 이상 증가해 서민 자립 지원의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 ‘H-점프스쿨’은 현대차그룹이 사회적 기업과 함께 우수 대학생에게 양질의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대학생은 1년여간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사로 활동하는 교육 격차 해소 프로그램이다.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는 최태원 회장이 주도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인센티브를 지원해 사회적 기업의 재무적 고민을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과 함께 2015년부터 제도를 시작됐다.

    LG그룹은 구인회 창업회장의 독립운동 자금 지원으로 시작된 LG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 LG의 사업 역량을 활용한 시설 개보수 및 유공자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LG하우시스는 2015년 중경 임시정부 청사 및 서재필기념관 개보수 사업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독립유공자 주거 환경 개선’ 지원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지난 8일 개보수를 완료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비롯해 서재필기념관, 매헌(梅軒) 윤봉길 의사 매헌기념관, 우당(友黨) 이회영 선생 우당기념관 재개관을 위한 시설 개선 지원을 완료했다.
    롯데그룹은 ‘뉴(New)롯데’에 걸맞은 사회공헌 활동의 3대 핵심 가치로 ‘행복한 가정’ ‘따뜻한 동행’ ‘꿈꾸는 미래’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저출산과 양육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아동 지원 프로그램 강화, 일자리 창출과 자립 지원을 위한 여성 창업 지원 등 긴급한 사회적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사회적 기업, 비영리 민간단체(NPO)와 협력을 강화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전시켜간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국내외에서 환경오염 방지와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전파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인 ‘해피선샤인’ 캠페인과 취약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 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Christmas background decoration with lights, snowflakes, gold balls, berries and fir tree flat lay on dark wooden texture. Top view with white blank space.
    /Getty Images Bank
    시민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 결선에 진출한 팀이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와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각사 제공
    시민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 결선에 진출한 팀이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와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각사 제공
    현대차는 착한 운전 캠페인 ‘기부 드라이빙’의 첫 결과물로 한 초등학교 앞에 안전 신호등을 설치했다./각사 제공
    현대차는 착한 운전 캠페인 ‘기부 드라이빙’의 첫 결과물로 한 초등학교 앞에 안전 신호등을 설치했다./각사 제공
    LG전자와 LG트윈스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사랑의 수호천사’ 기금을 전달하며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했다./각사 제공
    LG전자와 LG트윈스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사랑의 수호천사’ 기금을 전달하며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했다./각사 제공
    SK는 22년째 베트남에서 얼굴 기형 어린이 무료 수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각사 제공
    SK는 22년째 베트남에서 얼굴 기형 어린이 무료 수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각사 제공
    롯데는 전방 부대 독서 카페인 ‘청춘책방’과 플레저박스 캠페인으로 마련한 위문품을 장병들에게 전달했다./각사 제공
    롯데는 전방 부대 독서 카페인 ‘청춘책방’과 플레저박스 캠페인으로 마련한 위문품을 장병들에게 전달했다./각사 제공
    한화는 6·25 참전 유공자 주택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각사 제공
    한화는 6·25 참전 유공자 주택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각사 제공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