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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 임원· 벤처기업 사장에서 수제버거집 사장으로 변신…조민성 '이태원더버거' 사장

  • 박지환 기자
  • 입력 : 2017.12.20 10:00 | 수정 : 2017.12.20 11:19

    “프랜차이즈가 됐든 자영업이 됐든 음식점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음식 맛은 기본이고 일하는 직원의 마음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조민성 이태원더버거 사장(오른쪽)이 매장에서 직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선비즈
    조민성 이태원더버거 사장(오른쪽)이 매장에서 직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선비즈
    가게를 오픈한지 불과 1년 남짓한 시간만에 서울에서 가장 ‘핫’하다는 이태원 최고의 수제버거집으로 자리매김한 조민성 이태원더버거 사장(51)은 사업 성공비결로 맛과 함께 자기 사업처럼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꼽았다.

    조 사장은 2016년 서울 이태원 본점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월 평균 8000만원 이상 어치를 팔아 사업 첫해 10억원쯤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태원 유동인구가 많다지만 뒷골목에 위치한 16평 불과한 가게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박’이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햄버거를 먹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 설 정도다. 그 결과 이태원더버거는 매주말에만 평균 12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 사장은 이태원 본점에서 자신감을 바탕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이어 최근에는 인천송도 현대아울렛에도 매장을 추가했다.

    조선비즈는 자영업자가 살아남기 어려운 불경기에도 이태원더버거가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는 비결을 들어봤다.

    -수제버거집 사장님으로는 시카고 대학 MBA 출신에 외국계 대기업 임원과 벤처회사 사장 등 이력이 평범하지 않다. 이런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서 수제버거집을 창업한 이유가 있나.

    “월트디즈니코리아 사업개발 상무, 소니인터랙티브 마케팅본부장, 마이크로소프트 마케팅 이사, 대한민국 최초 공유경제회사 ‘비앤비히어로’ 창업자 겸 대표이사 등의 명함이 있었다. 2015년 운영하던 공유경제회사 비앤비히어로를 정리하고 버킷리스트중의 하나인 부부세계여행을 1년간 다녀왔다. 트레킹과 수제맥주에 관심이 많아 전세계의 유명한 트레킹코스 20여곳을 걷고, 100여개의 맥주 브루워리(공장)을 돌아다녔다. 이러면서 각 지역에 맛있다는 버거집을 섭렵했다. 특히 스웨덴 북쪽의 쿵스라텐을 트레킹을 하면서 경험한 ‘숯불에 구운 사슴고기 버거’와 미국 아리조나주의 펍에서 먹었던 바비큐그릴 버거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생각날 정도로 훌륭했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버거를 팔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더버거에서 파는 버거는 그 때 경험한 숯불에 구운 수제버거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음식맛 못지 않게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식당에서 음식은 기본이다. 맛이 없으면 사람이 찾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레서피가 있어도 그 레서피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것은 직원이다. 직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만들지 않는다면 음식 맛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서비스도 엉망이 된다. 그럼 결국 손님이 발길을 끊는다. 이런 과정은 순식간에 벌어진다. 자금력이 약한 자영업자의 경우 가게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3년간 요식업 폐업율은 68%에 달한다.”

    -어떤 방식으로 직원들의 공헌을 유도하는가.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 또 자기 회사라는 주인의식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도 3개월 이상 근무하면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해주고 있다. 또 평사원은 1년에 2주, 매니저 이상은 1년에 한달 유급휴가 보내준다. 사진전시회를 하고 싶은 직원에게 매장을 전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부부여행을 원하던 직원이 한달간 해외여행을 갈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태원더버거의 대표상품인 ‘빅더블버거’. /조선비즈 제공
    이태원더버거의 대표상품인 ‘빅더블버거’. /조선비즈 제공
    - 수제버거 시장 전망은 어떤가.

    “수제햄버거 시장은 위험이 거의 없는 ‘마켓리스크 제로’ 시장이다. 패스트푸드햄버거 업체들이 계속 수제버거 잠재 수요고객을 창출해 주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의 연간 매출액은 1조2000억원이 넘는다. 매년 5세에서 20세까지 700만 이상이 매달 2개 이상씩 연간 2억개 이상의 햄버거 소비하는 셈이다. 그런데 20세 이후 개인적 취향과 소득 발생 등의 이유로 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수제버거 시장으로 소비 형태가 이동한다.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인앤아웃 등이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한 경험이 도움이 됐나.

    “물론이다. 우리는 ‘한국 수제버거의 원조이자 현재 수제버거 격전지인 이태원에서 최고의 버거로 인정받으면 대한민국에서 일등이 된다’라는 생각에서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또 기존 패스트푸드 햄버거나 수제버거와 차별화를 시도했는데 이런 기법은 모두 이전 직장들에서 몸으로 배운 것들이다.”

    이태원더버거는 바베큐그릴에 숯불을 가미하여 고기 패티를 굽는다. /조선비즈 제공
    이태원더버거는 바베큐그릴에 숯불을 가미하여 고기 패티를 굽는다. /조선비즈 제공
    -차별화를 위해서는 사용하는 재료나 조리법도 기존과 달라야 하지 않나.

    “이태원더버거는 숙련된 기술로 고기만 굽는 전담 직원이 있다. 바비큐그릴에 야자숯을 넣어 직화로 패티를 구워 육즙이 풍부하고 불향이 살아있다. 햄버거 매장의 90% 이상은 넓직한 팬위에서 패티를 굽기 때문에 맛과 향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또 인공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오랜시간 자연발효시켜 소화가 잘되고 건강한 잡곡빵만 사용한다. 미국 육가공협회에서 정한 초이스등급 소고기를 매일 매장에서 직접 갈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다른 햄버거집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도 있던데.

    “주요 고객을 세분화한 뒤 이들 고객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메뉴 개발하고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아보카도를 넣은 ‘아보카딕버거’나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착안해 빵이 없이 양상추로 싼 ‘레튜스아보카도버거’ 등은 20~30대 여성고객을 겨냥한 이태원더버거만의 메뉴다. 대다수 햄버거 매장이 80g에서 많아야 120g의 패티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이태언더버거는 140g 중량의 패티를 사용하는데 이는 신체건강한 20대 젊은층과 외국인(특히 미8군 군인)을 위한 버거다. ‘빅더블버거’는 140g 패티 2장으로 만들어 한창때 젊은이들게도 포만감이 들 정도다.”

    저탄수화물고지방버거 ‘레튜스아보카도버거’. /조선비즈 제공
    저탄수화물고지방버거 ‘레튜스아보카도버거’. /조선비즈 제공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

    “주말이면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 안다. 한 번이라도 온 사람 뿐만 아니라 잠재고객도 다수 확보했다. ‘숯불에 구워 육즙이 풍부하고 불향이 살아있는 정통 수제버거’라는 단순 명료한 차별화된 메시지를 가지고 먹방으로 유명한 ‘밴쯔’와 1시간 이상의 라이브 방송했는데 50만뷰가 넘었다. 유투브, 네이버TV, 카카오TV등에도 방송이 됐다. 빅더블버거, 아보카도버거, 스웩쉐이크 등의 푸짐하고 화려한 이미지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다. 미국 육류수출협회와 협력해 2018년 아메리칸버거위크행사를 진행했는데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커뮤니티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버거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음식점 주인으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외국에 가면 식당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한국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태원더버거를 더 좋은 회사로 만들어 직원들이 누구를 만나도 수제버거집에서 일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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