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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형 프라이드·엑센트, 해외에서만 판다…현대·기아차, 판매 부진 소형차 '비중 축소'

  • 진상훈 기자
  • 입력 : 2017.12.19 06:15

    현대·기아자동차가 ‘장수(長壽)’ 소형차인 프라이드와 엑센트의 신형 모델을 해외에서만 판매하기로 했다. 장기 판매 부진 모델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최근 몇년간 수요가 급감한 소형 차종의 신형 모델을 국내 판매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소형차의 판매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 생애 첫 구매 차종은 주로 소형이나 준중형 세단이었으나 최근 몇년새 생애 첫 차종이 중형 모델이나 SUV로 바뀌었다"며 “전체 판매 모델 라인업에서 준중형을 포함한 소형차의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SUV 신규 모델들은 추가될 것”이라고 했다.

    ◆ 안방에서 설 자리 잃은 소형차...유럽 신흥국 수출에 집중

    1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000270)는 지난 2월 유럽에서 출시한 4세대 신형 프라이드를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선 내년 초쯤 신형 프라이드가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아차는 별다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신형 프라이드 수출에만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월 독일 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 ‘2017 iF 디자인상’을 수상한 기아차 4세대 신형 프라이드(수출명 리오)/기아차 제공
    지난 2월 독일 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 ‘2017 iF 디자인상’을 수상한 기아차 4세대 신형 프라이드(수출명 리오)/기아차 제공

    기아차는 국내 소하리공장에서 신형 4세대 프라이드를 생산 중이다. 소하리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프라이드는 해외 현지공장이 없는 중동 등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지난 1987년 출시된 프라이드는 2005년 2세대, 2011년 3세대를 거친 소형 해치백 모델이다. 90년대까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프라이드는 국내 소형차 수요 감소 여파로 최근 몇년 줄곧 부진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프라이드 판매량은 총 4158대, 월평균 347대에 불과했다. 올들어 11월까지 판매량은 2028대로 월평균 169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같은 판매 부진은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소형차와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구분없이 연결된 형태의 자동차)이라는 두가지 특성을 함께 지녔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소형 SUV 스토닉과 포지션이 겹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프라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스토닉은 기아차가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전략 모델이다. 스토닉 디젤 모델에 이어 지난달 가솔린 모델까지 출시하며 스토닉 띄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플랫폼을 쓰는 신형 프라이드를 국내에 출시할 경우 현재 월 평균 665대 수준인 스토닉의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프라이드는 해치백을 선호하는 유럽과 신흥국 등 해외 여러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가 프라이드 수출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해외에서 ‘리오’로 판매되는 신형 프라이드는 지난 2월 유럽에서 출시된 이후 3분기까지 12만2288대가 판매됐다. 올들어 11월까지 러시아 판매량은 9만491대로 현지 1위를 달리고 있다. 멕시코에서도 올들어 10월까지 2만3349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판매량 10위 안에 진입했다.

    현대차 신형 엑센트. 해외에서는 베르나(인도), 쏠라리스(러시아) 등으로 판매된다./현대차 제공
    현대차 신형 엑센트. 해외에서는 베르나(인도), 쏠라리스(러시아) 등으로 판매된다./현대차 제공
    현대차(005380)도 지난 10월 미국에서 공개한 신형 엑센트를 해외시장에서만 판매하기로 했다. 올들어 11월까지 엑센트 국내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45.2% 급감한 6517대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울산 1공장에서 생산 중인 구형 엑센트만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센트 판매실적도 신흥국에선 양호하다. 인도(현지명 베르나)에서는 올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만3951대로 전년동기대비 53.6% 증가했다. 지난 13일에는 ‘2018년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러시아(현지명 쏠라리스)에선 올들어 9월까지 5만3264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단일 모델별 판매량 4위에 올랐다.

    ◆ SUV 투자 늘린다…”전 차급에 걸쳐 대폭 확대"

    현대·기아차는 대신 최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SUV의 비중을 계속 늘려나가기로 했다. 장기간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모델은 과감히 정리하고 인기가 높아지는 모델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 6월 소형 SUV 코나 출시회에서 SUV의 라인업을 전 차급에 걸쳐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들어 10월까지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06만4992대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다. 하지만 차종별로 보면 SUV는 37만883대로 1.8% 증가했다. 소형 SUV 코나는 지난 6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2만대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초에 중형 SUV 싼타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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