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단독] 정부, 가상화폐 ICO 기관투자자 등 일부 허용 검토

  • 김형민 기자
  • 입력 : 2017.12.08 13:36

    정부가 일정 요건을 갖춘 기관투자자 등에게는 ICO(가상화폐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방식의 ICO는 원칙적으로 금지할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상화폐 관련 규정을 만들고 있다.

    가상화폐TF 소속 정부 관계자는 8일 "현재 소비자 보호 쪽에 방점을 찍은 가상화폐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며 "ICO의 경우 일부 기관투자자 등에게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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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O란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조달을 하는 일종의 펀딩이다. 형태는 크라우드펀딩과 동일하다. 자금조달 회사가 신규 가상화폐를 만들고, 투자자는 투자금을 신규 가상화폐와 교환한다. 주식회사 방식에서의 주식 발행 대신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이다. 향후 자금조달 회사가 사업화에 성공해 수익을 내면 신종 가상화폐의 가치가 오를 것이기 때문에 이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증권발행 형식의 ICO행위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증권발행 형식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ICO를 금지하겠다는 대원칙은 수립한 상황이다.

    특히 일반 공모방식의 ICO는 어떠한 형태든 전면금지될 전망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ICO를 허용할 경우, 가상화폐 투자를 정부가 부추킨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가상화폐 거래규모가 GDP 대비로 과도하게 많아 그에 대한 피해도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다만, 사모 방식의 ICO는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모방식의 경우 대부분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발행 조건이 일반 공모방식에 비해 세심하게 설계돼 있다. 또 공모방식보다 피해 규모도 제한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ICO를 허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사모방식 등으로 자본금 요건을 갖춘 기관투자자등에게는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ICO를 일부 허용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ICO를 전면금지한 나라가 거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스위스,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은 자금세탁 방지 규정 등을 준수했을 경우 ICO에 별다른 규제를 가하지 않고 있다.

    ICO가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자금수단이 되고 있는 것도 일부 허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ICO규모는 지난해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올해 35억달러까지 늘었다. 가상화폐 가치 상승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별다른 발행 규제를 받지 않는 조건이 스타트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자금조달 수단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가상화폐 규제는 세계 주요국 규제 추세에 맞출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가상화폐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것은 맞지만, 현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에도 맞춰 일정 부분 허용할 것은 허용하자는 내부의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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