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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유전자 치료·교정 질환범위 폐지하라”...과기계, 생명윤리법 개정 의견 발표

  • 김민수 기자
  • 입력 : 2017.12.07 14:13


    유전자치료·교정·배아연구 분야 기초연구는 허용해야
    생명윤리법 주관부처 보건복지부에 과기계 의견 적극 개진

    “인간의 존엄과 생명윤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기초연구 허용은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과 공동으로 7일 국회에서 ‘제9회 바이오경제포럼’을 열고 생명윤리법(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개정 방향에 대해 10월 13일부터 11월 말까지 진행된 과학기술계 의견 수렴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기술계는 기초연구(비임상연구)와 임상연구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이 초기 단계의 혁신적 원천기술 개발 자체를 제약한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나친 중앙집권적 통제로 연구 현장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저하된다는 불만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약 2개월 동안 바이오 분야 주요 7개 학회를 대상으로 생명윤리법의 합리적 개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한국발생생물학회,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한국줄기세포학회, 한국유전체학회, 대한생식의학회, 한국바이오협회 등이 이번 의견 수렴에 참여했다.

     인간배아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주입하는 전자현미경 사진.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지난 9월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연구진과 공동연구로 인간 배아 발달 조절 유전자를 규명했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의 연구개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배아 연구가 생명윤리법으로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다./조선DB
    인간배아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주입하는 전자현미경 사진.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지난 9월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연구진과 공동연구로 인간 배아 발달 조절 유전자를 규명했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의 연구개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배아 연구가 생명윤리법으로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다./조선DB
    의견 수렴에 참여한 7개 학회 등 과학기술계는 현행 생명윤리법의 개정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내놨다. 과학기술계는 “현행 생명윤리법의 ‘포지티브(positive)’ 규제는 과학기술의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연구의 적시성을 보장하지 못하므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유전자 치료 질환 범위 규제는 폐지하고 법률로 배아 연구의 내용을 규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계는 “배아 연구의 경우 생명윤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초 연구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계는 또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를 구분하지 않고 배아·생식세포에 대한 유전자치료(편집) 연구를 전면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에 대해 “배아·생식세포 대상 생명현상의 이해와 치료제 개발 단서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유전자치료와 배아연구, 비동결배아(난자) 연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제한적인 범위의 연구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전자치료의 경우 임상연구 질환범위를 ‘암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생명은 위협하는 질병’, ‘치료법이 없거나 효과가 현저히 우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허용된다. 배아연구도 난임치료, 근이양증, 희귀난치병 등 22개 질환에 대한 연구만 허용하고 있으며 비동결배아(난자)도 보존기간(5년)이 지난 동결 잔여배아(난자)만 연구에 사용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에 수렴한 과학기술계의 생명윤리법 개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생명윤리법 주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적극 개진한다는 방침이다.

    서경춘 과기정통부 생명기술과장은 “그동안 개별적, 산발적으로 제기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적어도 연구개발(R&D) 분야에서만큼은 연구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생명윤리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에 지속적으로 과기계의 의견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대식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급속한 기술발전과 융합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인간 존엄의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위한 합리적인 규제 환경을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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