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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매장도 없이 유니클로 위협…연 700만명 찾는 일본 온라인 쇼핑몰

  • 최원석 위비경영연구소 차장

  • 입력 : 2017.12.05 07:10

    글로벌 성장기업 <22> 일본 스타트투데이
    日 최대 온라인 의류 쇼핑몰… 연간 이용자 700만명
    취급 브랜드 6000개… 업체들 수수료 비싸도 입점 경쟁

    온라인 의류 쇼핑몰 ‘조조타운(ZOZO TOWN)’을 운영하는 업체 ‘스타트투데이’가 일본 소매 업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트투데이의 올해 상반기(4~9월, 3월 결산 법인)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426억엔(4260억원)이었다. 올해(2017년4월~2018년 3월) 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30% 늘어난 222억엔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스타트투데이가 운영하는 일본 1위 온라인 의류 쇼핑몰 ‘조조타운(ZOZO TOWN)’의 인터넷 사이트/스타트투데이 제공
    스타트투데이가 운영하는 일본 1위 온라인 의류 쇼핑몰 ‘조조타운(ZOZO TOWN)’의 인터넷 사이트/스타트투데이 제공
    시가총액은 올해 8월 1조엔(약 10조원)을 돌파, 현재 1조1000억엔 규모다. 일본 백화점 업계 1위인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홀딩스의 두 배가 넘는다. 일본 소매업 전체에서도 시총 1조엔 이상은 세븐&아이홀딩스와 이온그룹 등 몇 곳밖에 안 된다. 의류 판매 업체만 따지면 유니클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4조엔)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 상품 거래액 5년 만에 3배로 증가
    이런 가운데 스타트투데이의 성장이 단연 눈에 띈다. 일본 의류 시장에서는 온라인 판매만 급증하고 있는데, 이 성장세를 주도한 것이 조조타운이다. 조조타운의 입점 브랜드는 6000개, 고급 브랜드부터 패스트패션까지 국내외 브랜드가 망라돼 있다. 연간 이용자는 700만 명에 달한다. 압도적인 손님 모으기 실력으로 ‘옷은 인터넷에서 팔기 어렵다’는 업계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올해 조조타운의 예상 상품 거래액(조조타운을 통해 거래된 상품의 총액)은 2700억엔(2조7000억원)으로 5년 만에 세 배가 된다. 전년보다 27% 증가가 예상된다. 2016년 상품 거래액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2120억엔이었다. 중장기 목표로는 5000억엔을 내걸고 있다. 2018년부터 연 20%씩 성장하면 5년 후 목표 달성이 예상된다.

    조조타운 상품 거래의 90%는 신제품 중심이다. 각 브랜드의 상품은 조조타운의 자체 물류 거점이 맡는다. 마에자와 유사쿠(前沢友作·42) 스타트투데이 사장은 “의류처럼 실물이 움직이는 인터넷 쇼핑몰은 물류가 최종 승부처다”고 말한다. 현재 조조타운 물류 거점은 본사가 위치한 지바현 내 네 곳인데, 규모면에서 일본 온라인 판매 1위인 아마존재팬에 이어 2위권을 자랑한다.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쇼핑몰에 입점한 브랜드로부터 위탁받은 물품을 보관·발송한다. 또 쇼핑몰에 입점만 하면 사이트에 들어갈 제품의 사진 촬영부터 회원 프로모션, 상품 발송까지 모두 조조타운이 대신 해준다. 또 조조타운이 독자적으로 측정한 치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서로 다른 브랜드 간에도 공통된 기준의 치수를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조조타운에서의 운영·관리 대가로 스타트투데이는 각 브랜드에서 수수료를 받는데, 이 수수료 수입이 스타트투데이의 주 매출이다. 2016년 결산에서 매출의 72%가 수수료 수입이었다. 수수료율은 비공개이지만 평균 30% 초반으로 추정된다. 의류 업체가 30%나 되는 판매 수수료를 물면서도 조조타운에 입점을 원하는 이유는 수수료를 물더라도 입점하는 쪽이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의류 업체가 자체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어 옷을 팔면 수수료는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자체 온라인 사이트는 인지도가 낮아 고객이 많이 찾지 않고 따라서 판매도 적다. 조조타운은 수수료가 높지만 입점하면 자체 사이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고객이 몰려들고 판매도 크게 늘어난다. 또 온라인에서 압도적인 인지도와 판매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입점한 의류 브랜드가 조조타운에서 히트하면 이것이 그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 판매 상승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코노미조선] 매장도 없이 유니클로 위협…연 700만명 찾는 일본 온라인 쇼핑몰
    ◆ 자체 브랜드 곧 출시…유니클로와 격돌
    고객이 자신의 의류 조합 사례를 투고하거나 다른 이의 투고를 열람할 수 있도록 꾸민 스마트폰 앱도 판매 상승에 큰 역할을 한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누적 다운로드가 900만 건에 달한다. 앱을 사용하다가 다른 소비자가 입은 옷이 마음에 들었을 때, 그 옷을 조조타운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동해 놓은 것도 장점이다.

    할인쿠폰 제도도 장점이다. 많게는 100개 브랜드가 동시에 실시한다. 당일에만 쓸 수 있는 1000엔 이상의 쿠폰이 발급되는데 쿠폰 대상 브랜드는 조조타운의 초기 화면에 올라간다. 또 다른 장점은 작년 말 도입한 지불 유예 제도다. 최대 2개월 뒤까지 지불을 미룰 수 있는 제도인데 올해 8월까지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할 만큼 호응을 얻었다.

    조조타운은 고객 성향에 따라 프로모션을 달리한다. 모든 회원에게 같은 내용의 메일을 일괄 송신하는 방법을 쓰지 않는다. 대신 쇼핑몰을 열람하거나 구매하는 빈도, 시간대 유입 경로 등을 판별해 각 개인에게 맞춘 프로모션을 앱·SNS 등으로 알린다. 위탁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체 브랜드(PB) 의류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마에자와 사장은 “품질이 뛰어난 기본 품목을 팔 계획”이라고 했다. 따라서 기본 품목의 의류에 강한 유니클로와의 결전이 예상된다.
    스타트투데이

    ◆ 일본 14위 부자 마에자와 사장

    [이코노미조선] 매장도 없이 유니클로 위협…연 700만명 찾는 일본 온라인 쇼핑몰
    스타트투데이는 사장인 마에자와 유사쿠(前澤友作·42)가 와세다실업학교 시절 밴드 활동을 하다 수입 CD레코드 판매를 시작한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 마에자와는 1998년 스타트투데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했다. 2000년부터 온라인에서 패션 관련 셀렉트숍들을 운영하다가 2004년 말 셀렉트숍들을 한곳에 모은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을 만들었다. 조조타운의 ‘조조’는 일본어로 모두 ‘소조’로 읽히는 상상(想像)과 창조(創造)의 뒷단어 ‘조’ 두 개를 조합한 말이다. 스타트투데이는 2007년 일본 증시에 상장됐다.

    그는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6년 일본 부자’ 순위에서 14위에 올랐다. 보유 자산은 3300억엔(3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와인을 좋아해서 자택의 저장고에 수천 병의 와인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급차를 수집하는 것도 좋아한다. 부가티 베이론 에르메스 한정판, 특별 사양의 파가니 존다 등 대당 수십억원짜리 수퍼카도 여러 대 보유하고 있다. 현대 미술 컬렉터로도 유명하다. 미국 신표현주의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무제(1982)’를 최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1050만달러(약 1200억원)에 구입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작년에도 바스키아 자화상을 소더비 경매에서 5700만달러에 낙찰받았다. 마에자와 사장의 자택과 회사 사무실에는 유명한 예술가들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아이디어맨이지만 숫자에도 강해서 채산성을 매우 면밀히 따진다. 오랜 검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중간에 폐기하는 사업 아이템도 많다고 한다. 의외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는 또 과거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즐기며 일하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원천”이라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만 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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