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 도박장 인정하는 꼴"

  • 김형민 기자
  • 입력 : 2017.12.04 17:42 | 수정 : 2017.12.04 17:44

    정부, 금융위서 법무부로 가상화폐 논의 중심 옮겨…지원보단 규제 방점
    “기술적 가치와 미래 가치 무시한 채 금지부터하는 것은 안돼”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완화 또는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조달(ICO)을 전면 금지하는 대신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기존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합동TF를 금융위가 아닌 법무부가 중심이돼 운영하기로 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방침이 지원이 아닌 규제에 방점이 찍혔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가상화폐의 실질적인 규제 주체인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가상화폐 ICO를 금지할 것이며 거래소 인허가제 등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마디로 가상화폐에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소비자 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규제를 운영하고 개정할 것이란 입장이다.

    조선DB
    조선DB
    ◆“가상화폐 정부 규제는 4차 산업혁명 역행”

    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열린 가상통화 거래에 관한 공청회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한 ICO 규제 완화와 거래소 인가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포문은 시장 참여자들이 열었다. 이들은 특히 가상화폐를 통한 ICO 행위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우리 정부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특히 ICO행위를 유사수신 행위로 규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상화폐에 대한 우리 정부의 규제 정책은 4차 산업혁명 발전에 역행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가상화폐 규제 추세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천표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역시 “향후 효율성 검토도 없이 배제하고 투자 사업이 무엇이 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올바른 방도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ICO를 금지한다고 한 단순하고 순진한 결정은 이러한 규제개혁을 향한 노력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가상통화의 혁신적인 면을 무시하고 있다”며 “정부가 가상통화에 대한 미래가치를 너무 무시하고 있고 이러한 면은 현정부의 탈규제화하는 기조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볼 수 있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해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기술발전, 소비자 피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 "블록체인이 뭔지도 모르고 가상화폐 투자"

    다만, 정부의 입장은 완고했다. 정부는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투자자는 가상화폐가 무엇인지,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모른 체 투기적 목적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ICO를 전국민에게 개방하는 것은 막대한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현재 가상화폐 거래는 '누군가 높게 사줄 것'이란 기대와 확신이 기반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가상화폐를 금융시장으로 보지 않고 있고 자금세탁, 탈세, 소비자 보호 등의 관점에서 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인가제 역시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 못박았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거래소 인가제 도입은 자칫 가상통화에 정부가 공신력을 부여한다는 의미를 줄 수 있다"며 "가상통화는 금융의 관점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정부부처는 거래소 영업 행위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정부가 블록체인 등 기술 자체를 막겠다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거래 성향은 기술적 가치에 대한 투자보다는 단기간의 수익을 노린 투기적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의 경우 도박장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관련 규제에 대해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