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과학 · 기술

미세먼지 원인 찾고, 구름 사진 컬러로… 국산 '초정밀 위성' 뜬다

  • 박건형 기자

  • 입력 : 2017.11.28 03:00

    [한국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2A·2B호]

    - 기상관측용 천리안 2A호
    천리안 1호 대비 해상도 4배 향상
    촬영속도 초당 200회… 끊김없어 태양폭풍까지 감시할 수 있어

    - 해양환경관측용 천리안 2B호
    일본서 인도차이나까지 관측 가능
    1000여종 유해 물질 분석해내고 적조·냉수대·어장환경 알아내

    계절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미세 먼지는 어디에서 날아오는 것일까. 미세 먼지의 원인은 중국 공장일까 아니면 한국의 화력발전소와 경유차일까. 과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줄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발사되는 천리안 2B호에는 우주에서 미세 먼지 발생과 흐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환경탑재체가 실린다. 또 내년 발사를 앞두고 이미 조립이 끝난 천리안 2A호는 기상청의 일기 예보 정확도를 크게 높여주는 것은 물론 화산·태풍 같은 재난·재해의 피해도 줄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발과 발사에 7200억원이 투입되는 쌍둥이 위성 천리안 2A·2B호에는 어떤 첨단 기술이 숨어 있을까.

    미세 먼지 원인과 이동 경로 실시간 파악

    2011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개발되고 있는 천리안 2A·2B호는 최초의 국산 정지궤도위성이다. 정지궤도위성은 지구 위 3만6000㎞ 상공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날기 때문에 마치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정 지역을 장기간 관측할 수 있지만 중소형 저궤도 위성보다 제작이 100배 이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 단장은 "정지궤도위성은 무겁고 복잡한 데다 군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기술 이전도 쉽지 않다"면서 "현재 정지궤도위성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유럽·일본·인도·중국·러시아와 한국 등 7국뿐"이라고 말했다.

    '지구를 보는 한국의 눈'… 천리안 2A·2B호
    /그래픽=송윤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쌍둥이지만 천리안 2A호와 2B는 임무가 다르고 탑재체에도 차이가 있다. 천리안 2A호는 기상과 우주 기상, 천리안 2B호는 환경 감시와 해양 관측에 특화돼 있다.

    천리안 2B호는 이산화탄소와 오존·이산화황·포름알데히드·질소산화물 등 1000여 종의 유해 물질과 미세 먼지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다. 관측 지역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일본 동쪽부터 인도차이나 반도까지 동아시아 전역이다. 우주에서 미세 먼지를 살필 수 있는 원리는 이렇다. 우선 위성의 망원경으로 관측 지역에서 나오는 빛을 모은 뒤 초분광기라는 기기를 이용해 빛을 1000개 이상의 파장으로 잘개 쪼갠다. 대기 중에 미세 먼지나 대기오염 물질이 있으면 이 물질과 반응하는 빛 파장이 어둡게 나타난다. 이를 분석하면 어느 지역에 미세 먼지가 얼마나 있고,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승훈 항우연 위성탑재체연구단 단장은 "태양빛이 지구 표면에 반사돼 위성까지 돌아오는 과정에서 대기 중에 나트륨 성분이 있으면 나트륨과 반응하는 노란색 파장의 빛은 어둡게 나오는 식"이라며 "계속 같은 지역을 촬영하기 때문에 어디에서 어떤 유해 물질이 생기고, 어떤 경로를 거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지상의 관측소를 이용해 미세 먼지를 채집하고 분석했다. 단편적인 정보만 모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분석이 어려웠다. 하지만 천리안 2B호를 이용하면 지상에 7㎞ 간격으로 촘촘하게 관측소를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천리안 2B호에는 바다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해양탑재체도 장착된다. 해양탑재체는 망원경에 9가지 색깔의 필터를 끼워 촬영한 뒤 이를 합성해 바다를 깊이와 해류 등에 따라 다양한 컬러로 표현할 수 있다. 이승훈 단장은 "적조나 녹조, 갑자기 발생해 어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냉수대(冷水帶), 물고기 떼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등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컬러 구름 사진 찍어내는 천리안 2A호

    천리안 2B호에 앞서 내년 말 발사되는 천리안 2A호는 현존 최고의 기상위성으로 꼽히는 미국해양대기청(NOAA)의 'GOES-R'과 성능이 같다. 현재의 기상위성들은 가시광선을 전부 하나의 파장으로 인식해 흑백사진만 촬영한다. 하지만 천리안 2A호는 4가지 파장의 가시광선과 12가지 파장의 적외선을 빠른 속도로 구분해 촬영할 수 있어 구름 사진을 24시간 컬러로 구현해낸다. 촬영 속도도 초당 200회로 끊김이 없다. 현재의 기상위성과 비교하면 4배 정도 선명한 해상도로 3배 넓은 지역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천리안 2A호에 함께 실리는 우주기상탑재체는 지구자기장이나 태양 흑점 폭발 등을 감지할 수 있는 검출기가 실려 있다. 통신 장애의 원인인 우주 입자 변화 정보까지 우리 힘으로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은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천리안 2A·2B호는 한국의 위성 산업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농업·어업·교통분석·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로 위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국은 특히 통신위성 개발과 운용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말에도 KT가 미국 스페이스X의 로켓을 이용해 무궁화 5A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KT는 무궁화 5A를 이용해 필리핀·동남아·중동 지역까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