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빅스비]⑦ 인사⋅조직개편으로 본 삼성전자 'AI' 리뉴얼 전략

조선비즈
  • 박성우 기자
    입력 2017.11.27 06:00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보면 인공지능(AI) 개발의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만난 복수의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말이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여러 곳으로 분산된 인공지능(AI) 개발 역량을 모으고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스리람 토들라(Sriram Thodla) 미국법인 서비스 신사업부문 수석이 빅스비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최근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세대 교체를 단행하면서도 IT모바일(IM)·디바이스솔루션(DS)·소비자가전(CE) 3개 부문 체제는 크게 흔들지 않았다. 하지만 AI 조직만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의 AI 주요 책임자가 싹 바뀌었다. IM부문과 CE부문의 연구소를 통합하면서 AI센터를 대폭 강화했다.

    ◆ 빅스비 업그레이드에 실리콘밸리 바람 부나

    최근 IM 부문은 개발 1실(소프트웨어 담당)과 개발 2실(하드웨어 담당)을 하나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통합 개발실의 수장은 개발 2실장이던 노태문 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노 부사장은 갤럭시 시리즈를 성공시킨 하드웨어 전문가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 총괄은 미국 실리콘밸리연구소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출신인 김용제 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모바일 플랫폼(기반) 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정의석 부사장을 이인종 당시 개발 1실장을 대신하는 갤럭시 AI 서비스인 ‘빅스비’의 새 팀장으로 임명했다. 정의석, 김용제 부사장은 모두 한국으로 주 근무지를 옮기지만, SRA 출신인만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개발 인력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제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R&D 부서에서 30년간 일한 베테랑으로 2014년 세계적인 인물에 관한 인명사전인 '후즈후(who's who)'에 이름을 올렸고, 멀티미디어 신호 처리 관련 1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DMC(디지털 미디어 센터)연구소 연구팀장과 B2B 솔루션 팀장을 거쳤다. 서강대를 졸업했으며 아주대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 정의석 빅스비 개발팀장 부사장, 김용제 부사장 /조선DB
    정의석 부사장은 에릭슨 등을 거쳐 삼성전자 스마트폰 연구소에 있다가 2015년부터 SRA '모바일 플랫폼&솔루션 랩(Lab)'을 이끌었다.

    이번 개발실 통합 결정은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겸 사업부장의 판단으로 알려졌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고동진 사장이 하드웨어 전문가이지만, 소프트웨어는 잘 모르기 때문에 개발 전권을 개발실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지부진한 빅스비 개발 속도와 낮은 품질의 사용성 등에 불만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고 사장은 지난 9월 갤럭시노트8 국내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빅스비가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를 보완한 빅스비 2.0을 기대해달라"고 언급했다.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 내부에서는 빅스비2.0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 개발의 핵심 과제는 자연어 처리 등 음성 인식률을 높이고 여러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IM, CE 연구소 조직도
    ◆ 스마트폰⋅가전 통합 연구소 출범한 이유는? “AI 기술력 격차 해소하자"

    삼성전자는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연구소와 소프트웨어(SW)센터를 통합 ‘삼성리서치’로 확대 재편했다.

    전 세계 24개 연구거점과 2만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이끌며 선행 R&D 허브 역할을 하는 삼성리서치 첫 수장은 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이 맡는다. 그동안 부사장급이었던 소장을 사장급으로 격상한 것은 글로벌 선행 연구조직의 위상과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CE 부문이 관장하던 DMC연구소와 IM 부문이 이끌던 SW센터를 하나로 묶어 전사 차원 신사업 기회 모색과 혁신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연구개발(R&D), 예산지원 등이 IM에 집중되면서 IM과 CE의 AI 기술력 차이가 컸다"면서 “CE 출신의 김현석 사장이 삼성리서치의 수장을 맡은 것은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고 TV,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에도 빅스비 기술 개발을 탑재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말했다.

    삼성리서치 내부 운영을 총괄할 신설 부소장직은 조승환 부사장이 맞는다. 또 삼성리서치 AI센터 센터장에는 이근배 전무가 임명됐다. 이 전무는 포스텍 교수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AI 관련 자문을 맡아오다 2015년 삼성전자로 영입됐다. 그동안 소프트웨어연구센터 산하에 AI 기술을 연구하는 인텔리전스팀을 이끌어왔다.

    이근배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AI센터장 전무(왼쪽), 김민경 CE부문 클라우드솔루션랩장 상무(오른쪽) /조선DB
    이근배 전무는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연구 관련 국내 권위자다. 자연어 처리란 사람이 컴퓨터와 대화하 듯 말하면서 명령을 내리고, 컴퓨터는 명령어를 인식하고 결과값을 출력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현재 빅스비에 가장 필요한 기술로 자연어 처리 기술을 꼽는다. 이 전무가 이끄는 AI센터가 자연어 처리 등 기술 축적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출신의 한 개발자는 “IM사업부문의 빅스비 팀이 빅스비 상용화를 위한 각종 AI 기술을 개발한다면, 삼성리서치의 AI센터는 자연어 처리, 빅데이터 분석 등 AI와 관련 미래 성장 기술을 앞서 연구하는 선행 조직"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 CE부문에는 IBM왓슨 연구소 출신의 김민경 상무도 있다. 지난 8월 삼성전자로 이직한 김민경 상무는 현재 CE부문 클라우드솔루션랩장을 맡고 있다. 그는 AI 기술을 사물인터넷(IoT)과 연결된 가전제품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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