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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터뷰] 염동찬 "코스닥은 '탐욕'…보수적으로 접근해야"

  • 박현익 기자
  • 입력 : 2017.11.27 06:00

    “현재 코스닥 시장 내 헬스케어의 강세는 실적이나 기업 가치보다는 기대감에 의존하고 있다. 이미 과열 영역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3분기까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횡보하던 코스닥 시장이 최근 약 두 달 사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 전저점을 찍었던 지난 9월 25일 642.04에서 11월 24일 792.74로 23.74%(150.7포인트) 올랐다.

    가장 돋보이는 업종은 헬스케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220조원에서 280조원으로 60조원(25%) 증가했다. 이 중 셀트리온(068270), 신라젠(215600), 메디톡스(086900), 바이로메드(084990)등을 포함한 헬스케어의 시총이 약 66조원에서 96조원으로 30조원(45%) 늘었다. 코스닥 시총 변화의 절반을 헬스케어가 설명하는 셈이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사진)은 지난 16일 발간한 ‘3Q(분기) 어닝 시즌 리뷰: 코스닥에 변화가 생겼나’ 리포트를 통해 코스닥 시장의 과열을 지적했다. 염 연구원은 “‘탐욕은 매도하고 공포는 매수하라’는 격언이 있는데 최근 코스닥은 탐욕에 가깝다”며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있는 만큼 코스닥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헬스케어의 상승이 지나치다고 우려했다. 헬스케어의 이익 추정치 변화는 IT나 필수소비재 등 다른 업종에 비해 뒤처지는 반면 실적 대비 주가 상승률은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염 연구원은 경기가 불황일 땐 헬스케어와 같은 성장주가 주목을 받지만, 이제는 회복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 받은 가치주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내에선 헬스케어보다 IT와 필수소비재가, 넓게 보면 코스닥보다는 유가증권 시장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4일 여의도 이베스트 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염 연구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리포트에서 지적했듯이 코스닥시장의 헬스케어가 계속해서 과열되는 추세다. 원인이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펀더멘털(체력)적으로 설명이 어렵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가 상승보다는 신약 개발과 같은 미래 기대감에 의존한 상승이다.

    다른 하나는 코스닥150 지수 등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헬스케어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리고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헬스케어 관련주다.”

    -기대감을 지적했는데 신약 개발 기대감만 있는가. 정부 정책 기대감은 없나.

    “맞다. 과거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정부가 주도해서 ETF를 만들었고 중앙은행에서 양적완화를 하며 자금을 유입시켰다. 최근 국내에서 나오는 얘기는 코스피, 코스닥을 합친 인덱스를 만들고 이를 따라가는 ETF에 연기금이 투자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정확한 게 없다. 숫자로 확인된 것도 없고, 인덱스도 안 나왔고,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없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진입해도 될까 묻는다면 조심스럽다. 지금 신규진입을 한다는 쪽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계속해서 심화되는 헬스케어 쏠림현상과 높아지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위험하지 않을까. 마치 과거 IT버블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과열은 맞다. 하지만 IT버블에 비할 바는 아니다. IT버블이었던 2000년대 초반은 코스닥지수가 2000대를 넘어서던 때다.

    그때와 비교하면 이제 겨우 800에 다다랐는데 버블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코스닥지수는 9월 640대에서 현재까지 25%가량 오른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땐 과열인가 아닌가.

    “코스닥 전체로 봐도 과열은 맞다. 하지만 헬스케어를 떼고 보면 과열보다는 매력이 있다고 본다. 코스닥 시장에서 또다른 3분의 1을 차지하는 게 IT다. 이외에도 미디어나 경기소비재가 있다. 이들 업종은 밸류에이션이 괜찮다.

     코스닥 섹터별 시가총액 비중/와이즈에프엔, 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코스닥 섹터별 시가총액 비중/와이즈에프엔, 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오르는 종목이 계속 오르듯이 밸류에이션이 싸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나.

    “과거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던 기간은 4번이 있었다. 케이스는 경기가 매우 안 좋았을 때와 경기가 매우 좋았을 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모든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부진하다. 때문에 지금의 헬스케어처럼 기대감이 높은 성장주가 주목받게 된다. 2009년과 2015년이 그랬다.

    경기가 좋았던 경우는 2005년과 2007년이다. 이 때는 경기가 호황을 어느정도 거친 때로, 가치주가 주목받는다. 위험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대로 오른 상황이다. 그러면 높은 이익률에 대한 기대보다는 실적을 잘 내는데 주가를 못 내는 싼 주식에 대한 수요가 커진다.

    지금 중소형주 성장주가 주목받는 불황은 지났다. 그리고 호황기 후반은 내년 하반기쯤 가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때 헬스케어보다는 미디어와 IT 위주로 흥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블랙프라이데이나 크리스마스, 연말 등 쇼핑 시즌이 최근 시작됐다. 쇼핑시즌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쇼핑 부문 매출이 늘어나면 우리나라에서도 가전이나 IT제품 부품업체들이 수혜를 보지 않을까 싶다.”

    -과열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정부의 코스닥 육성정책과 헬스케어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만은 사실이다. 코스닥이 25% 오르는 동안 이 중 절반이 헬스케어의 몫이었다.

    9월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변화/와이즈에프엔, 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9월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변화/와이즈에프엔, 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또 현재 기준에서 앞으로 12개월 동안 벌어들일 순이익을 따져보면 헬스케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다. 다른 업종 대비 독보적으로 높다.

    [리포트 인터뷰] 염동찬 "코스닥은 '탐욕'…보수적으로 접근해야"
    반면 같은 기간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필수소비재나 IT, 소재 등이 헬스케어보다 높다. 앞서 말했듯이 펀더멘털 요인보다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고, 과열에 따른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리포트 인터뷰] 염동찬 "코스닥은 '탐욕'…보수적으로 접근해야"
    -코스닥 지수가 1000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말 1000까지 갈까.

    “코스닥 지수가 1000까지 가려면 현재 수준에서 25% 더 올라야 한다. 9월부터 지금까지 25% 오른 만큼 또 1000까지 쉬지 않고 올라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다. 잠시 쉬었다 올라갈 공산이 크다.

    그리고 과열된 헬스케어가 주도한 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 내 가치주가 올라 키맞추기가 이뤄진다면 1000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리포트에서 코스닥보다 코스피의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코스닥에서 옥석 가리기를 하느니 차라리 코스피를 주목하는 게 나을까.

    “개인적으로 코스피를 더 좋게 본다.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눈길을 돌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코스피, 코스닥 모두 잘 안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 실적 시즌을 맞아 이뤄질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

    4분기 실적은 계절적으로 안 좋다.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 12월 결산 법인이다. 충당금을 처리하는 등 1년 동안의 마지막 회계를 하며 실적이 항상 예상보다 안 나왔다. 그래서 한국 기업들의 실적은 상반기에 좋고, 하반기에 안 좋은 경향이 있다.

    그런데 올해는 1, 2, 3분기 다 좋았다. 그만큼 4분기 실적이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도 높다. 충격은 있겠지만 길지 않을 것이다. 투지 진입 시점으로는 1월 말에서 2월 초 잠깐 조정이 있을 때가 좋다. 지금 진입한다 해도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좋다.”

    -기업 실적과 별개로 수급을 얘기하고 싶다. 최근 코스닥 상승기에 코스닥에 몰리는 수급은 개인보다는 기관과 외국인이 많았다. 코스닥의 체질이 개선되는 거라고 봐도 될까.

    “모호한 부분이 있다. 기관에서도 투신(자산운용사)이 들어오는 것 같진 않다. 주로 은행권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머징(신흥국) 시장을 확대하는 분위기라서 들어오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외국인이 올해 쭉 코스피만 사다 코스닥을 사는 건 특이한 동향이다. 일단 어디 국적의 외국인인지 확인해야 될 것 같다. 보통 한 달이 걸린다. 11월에 들어온 외국인은 12월 중순에 확인이 가능하다.”

    -검은머리 외국인(수급상 외국인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 운용하는 경우)일 가능성도 있을까.

    “검은머리 외국인일 가능성도 있다. 미국계가 아니라 홍콩이나 싱가포르, 중국 쪽 자금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섣불리 단언할 수 없다. 12월이 돼봐야 알 수 있다.”

    -끝으로 현재 미국 증시와 비교하면 어떤가. 미국에서도 코스닥처럼 PER이 높은 고밸류에이션 종목들이 주목받는 추세인지.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장기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이제 금리가 바닥을 지나 오르기 시작했다고 판단한다.

    장기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는 걸 의미한다. 금리가 내려갈 때는 IT와 헬스케어와 같은 성장주가 주목 받았다. 금리가 올라갈 때는 가치주가 주목 받는다. 한국만 갑자기 성장주로 돌아섰는데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의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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