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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전력 잇는 슈퍼그리드 현실적"…정치·규제 해결이 과제

  • 한동희 기자
  • 입력 : 2017.11.24 16:29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동북아의 전력 동맥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미와 시게키 소프트뱅크 에너지 대표이사는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서울 기후-에너지 국제 컨퍼런스(Seoul Climate-Energy Conference) 본회의3에서 이같이 말했다. 본회의3은 '동북아 슈퍼그리드 현안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홍균 한전 계통계획 처장(오른쪽 끝)이 24일 서울 기후 에너지 국제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카이스트 제공
    김홍균 한전 계통계획 처장(오른쪽 끝)이 24일 서울 기후 에너지 국제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카이스트 제공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한국, 일본, 중국의 전력망을 연결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수급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12년 일본의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러시아와 몽골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국경을 넘어 지역 내 최대 전력 수요처인 한·중·일에 공급해 활용하자"고 제안해 4개국 정부 연구기관과 민간기업들 사이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미와 대표는 손 회장의 오른팔로,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인물이다.

    미와 대표는 "사물인터넷(IoT)이 인체의 신경계라고 친다면, 사물전력망(grid of things)은 깨끗한 피를 돌게하는 혈관이다"며 "전기로 구동되는 수많은 기기들을 연결하는 IoT 플랫폼 활성화에 슈퍼그리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미와 대표는 슈퍼그리드 사업의 최근 성과로 몽골 투자 사례를 꼽았다. 그는 "지난달에 50MW 규모의 풍력발전소 가동에 성공했다"며 "현재 2GW 규모의 프로젝트가 추가로 진행 중이며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와 대표는 이어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기반으로 한 슈퍼그리드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전력이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슈퍼그리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패널로 나선 김홍균 한전 계통계획처장은 "지난해 3월 한전은 중국, 러시아, 일본과 동북아 슈퍼그리드 협력 MOU(업무협약)를 맺고 10개월간 예비타당성을 조사했다"며 "중국에는 수심 72m 해저에 366km 길이의 HVDC(초고압직류케이블)를 연결하고, 일본에는 수심 200m에 460km 길이의 선로를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동북아 슈퍼그리드가 성공하려면 정치와 규제라는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와 대표는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빠른 속도로 슈퍼그리드에 뛰어들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설득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12월 한국과 일본,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진전을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펑치 쩌우 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소 총장은 "중국은 전력회사가 국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장벽이 있다"며 "특히 아시아 국가간 영토 분쟁, 자원 분쟁이 있어 이를 먼저 해결해야 머리를 맞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와 대표는 "한국과 일본은 전기를 수출입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관련한 법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법안을 작성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업계가 스스로 나서 법안을 제안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볼드 바산자브 주한 몽골 대사는 "몽골은 사업을 추진할만한 법안은 마련돼 있지만 집행 체계가 약하다"며 "지역 차원에서는 구심점이 될 곳을 정해서 규제, 전력 판매, 물류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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