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Report

[리포트 인터뷰] 윤선영 "헬스케어, 3가지 모멘텀"

  • 이선목 기자
  • 입력 : 2017.11.23 06:00

    최근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이어간 가운데 제약, 바이오 등 헬스케어(건강관리) 종목의 강세가 주요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를 독점하고 있는 바이오 관련주의 독보적인 상승세는 단연 눈길을 끌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헬스케어 산업의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선영 삼성증권 연구원/이윤화 인턴기자
    윤선영 삼성증권 연구원/이윤화 인턴기자
    이승호, 윤선영, 김호종 연구원은 지난 7일 발표한 ‘헬스케어 : 중장기 헬스케어 산업 트렌드에서 찾는 투자기회’ 리포트를 통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08~2016년 2.1% 성장했고, 올해부터 2022년까지 6.5% 성장이 전망된다”며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신약이 최대 70개 육박해 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헬스케어업종 중장기 테마로 인구고령화, 4차 산업혁명,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꼽았다. 이들은 “오는 206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고령자 인구 비중, 노령화지수, 노년부양비 모두 한국이 1위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인구고령화 추세와 고령자의 높은 진료비 수준을 감안하면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고 설명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가 융합된 헬스케어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축으로 부상될 것”이라며 “아울러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신정부의 우호적 정책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업종 정책이 수혜 업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최선호주로는 한미약품(12894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SK케미칼(006120), 녹십자(006280), 그리고 유나이티드제약(033270)일동제약(000230), 휴젤(145020)덴티움(145720)을 꼽았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증권에서 윤선영 연구원을 만나 헬스케어 업종 현황과 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특히 코스닥지수가 헬스케어 종목의 독보적 강세에 급상승했다. 헬스케어 종목 급등세의 원인은 무엇인가.

    “수급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신라젠(215600)등 실적이 부진했던 업체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점이 주요 호재가 된 것 같다.

    [리포트 인터뷰] 윤선영 "헬스케어, 3가지 모멘텀"
    지난해 한미약품(128940)의 사노피 계약 철회 이후 헬스케어주는 재평가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도 싼 편이었는데 개별 종목이 자체 연구개발(R&D)이나 B2B(기업 대 기업) 계약 체결 소식이 계속 전해지면서 이 업종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5년 간 30조6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의 신속한 급여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리포트에서 비급여의 급여화가 가격인하를 동반한다고 했는데, 기업들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인가.

    “건강보험 급여 확대 시 일반적으로 가격 인하가 병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제약사에는 재정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에서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신약과 희귀의약품이 최대한 등록된다면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사실 항암제와 같은 약품이 비급여 대상인 경우 국가 지원이 안되면 값이 천문학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 그러면 환자들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약품 수요가 없어지고, 이는 오히려 기업들에게 좋지 않다. 차라리 급여화가 돼서 관련 약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즉, 고가 항암제나 희귀 약품, 개량 신약 등을 개발하는 업체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다만, 어중간하게 제네릭(복제약)만 취급하는 중소형사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리지날 약품과 차별성도 없고 개량 신약처럼 경쟁력이 있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약가가 인하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특히 국내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제네릭 업체들이 복제할 대상인 특허 만료 약품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업체들은 빨리 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헬스케어 종목의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

    “헬스케어 종목의 강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제약·바이오라는 분야는 사회적으로 봤을 때도 고령화 등으로 인해 꾸준히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는 분야다. 기업에서도, 정부도 R&D 투자를 멈출 수 없다.

    최근 트렌드는 희귀 신약에 많이 집중하는 것인데, 희귀 약품은 임상부터 허가까지 성공률을 봤을 때 속도도 빠르고 값도 높고 최종 허가,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 환자 수가 적다고 하더라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또 최근 정책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중소형 제약사가 협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것도 국내 제약사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 정책 효과와 더불어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크다는 의미다. 정부 정책도 앞으로 5~10년 중장기 계획으로 진행될 것이고, 각 개별 기업들의 성과도 나오고 있어 장기적으로 헬스케어주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포트에서 신약개발 사업모델이 완전통합형(FIPCO)에서 가상통합형(VIPCO)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 것이 앞서 언급한 내용인가.

    “그렇다.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이 R&D 생산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혁신 모델로서 비용 절감을 위해 위탁생산(CMO)과 임상시험수탁(CRO) 아웃소싱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 일들을 국내 업체들이 맡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리포트 인터뷰] 윤선영 "헬스케어, 3가지 모멘텀"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MO 활성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본다. CRO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기업은 별로 없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 헬스케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물론 그러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헬스케어 업종 내 바이오 업종과 진단 업종의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 업종의 경우 셀트리온헬스케어 ‘램시마’의 미국 매출과 ‘트룩시마’ 유럽 매출 성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 2공장 가동률 향상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적자폭 축소에 따른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

    진단 업종은 2017년 중국 공장 허가 지연과 B2B 계약 파기에 따른 실적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바닥으로 2018년 국내외 영업 정상화에 따른 2018년 이익 턴어라운드(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리포트에서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M&A를 많이 하고 있는 추세란 분석도 있었다. M&A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인수합병은 일단 해외 쪽 이슈이긴 하다. 국내 기업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M&A 이슈와는 관련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이 M&A를 활발히 진행한다는 것은 전체 업계의 투자 규모가 커지고, 개발 속도가 빨라져 업황 자체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즉, 원론적인 부분에서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에스티팜이라는 업체가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을 해외 중소형 업체가 납품하고 있었는데, 이 업체를 대형사인 길리어드가 인수하면서 상업화를 착수했고, 이에 따라 에스티팜의 C형간염 치료제 매출 규모가 증가했다. 이런 방향으로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이 헬스케어 업종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나.

    “우선 인공지능(AI) 기능을 사용해 진단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번에, 빠르게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이미 IBM의 왓슨과 같이 상용화되고 있는 분야다.

    또 과거 모든 환자에게 같은 약을 처방했지만, 이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마다 다른 생활환경 패턴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형 약을 처방하는 정밀의약 분야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밀의약 분야는 연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가장 눈여겨보는 헬스케어 종목과 그 이유는.

    “대형주에서는 한미약품(12894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SK케미칼(006120), 녹십자(006280)를 추천하다. 지금까지 미국 FDA 허가를 받은 국내 의약품이 8개에 불과했지만, 2018년 7개 정도가 추가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십자의 1차 면역결핍증 치료제 ‘IVIG’,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SKL-N05/JZP-110’,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등이 이에 속한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 ‘HM71224’, ‘HM12525A’, ‘HM95573’ 등의 글로벌 임상 결과 도출이 기대되고 있다.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유나이티드제약(033270)일동제약(000230)을 추천한다. 유나이티드제약은 만성질환과 관련한 개량 신약을 잘 만드는 업체다.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인 상태다. 문재인정부의 치매 국가책임제 등 만성질환 지원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비타민과 같은 일반 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그런데 올해부터 처방약품에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B형 간염 자체 신약을 출시하기 시작했고, 표적 항암제 임상 1상도 시작했다. 또 일동제약은 릴리사 등 해외 대형 업체의 신약에 대한 한국 판권을 갖고 있어 시판 허가가 진행 중인 제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휴젤(145020)덴티움(145720)은 사실 미용, 의료기기 종목이지만, 큰 맥락에서 헬스케어주에 속한다. 이들 종목은 싼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06827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삼형제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전망은 어떻게 보나.

    “우선 셀트리온의 이전 상장 이슈가 영향을 줬던 것 같다. 과거에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에 도전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컸는데 관련 실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 그러면서 이전 상장 이슈가 터졌고, 이에 따라 외국인이나 기관 등 수급적 측면에서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셀트리온 삼형제를 합치면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규모가 3위 정도 수준이다. 당장 실적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