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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빗썸 접속장애 법정行..."가상화폐 역사에 한 획 긋는 재판될 것"

  • 안소영 기자
  • 입력 : 2017.11.22 07:08

    빗썸 서버 장애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집단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12일 오후 빗썸 접속이 어려워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접속할 수 없었던 1시간 30분간 개당 283만원이었던 비트코인 캐시의 가격은 168만원으로 떨어졌다.

    인터넷카페 ‘빗썸 서버다운 집단소송 모집’에서는 20일부터 27일까지 1차 소송인단 참여인단을 모집한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사람들은 1800명이 넘는다.

    빗썸 서버다운 집단소송 카페의 가입자는 7000명을 넘어섰다. 20일 기준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인원은 1800명 이상이다./ 빗썸 서버다운 집단소송 모집 카페 캡처
    빗썸 서버다운 집단소송 카페의 가입자는 7000명을 넘어섰다. 20일 기준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인원은 1800명 이상이다./ 빗썸 서버다운 집단소송 모집 카페 캡처
    투자자들은 하루 빨리 보상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빗썸은 피해자들이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있는만큼 개별 사례를 검토한 뒤에 보상안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빗썸 피해자 카페 대표는 “빗썸은 전산 장애 민원접수 안내를 통해 책임회피만 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소송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법원에서 가상화폐로 인한 손실을 인정해줄지 중요하다”며 “손해액 규모 산정과 빗썸의 이용약관도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 투자자 “빨리 보상안 발표해라” vs 빗썸 “민원 접수 후 개별 사례 검토할 예정”

    투자자들은 당시 비트코인 캐시를 매도했던 주문이 자동으로 취소됐다며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가로 매도하려고 했는데 서버 이상으로 거래를 하지 못했다는 투자자도 있다.

    투자자들은 빗썸에 보상안을 하루빨리 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버중단으로 손해를 본 피해자들은 민사상 빗썸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정신적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인터넷카페에서는 ‘매도주문을 했지만, 매도에 실패한 투자자’와 ‘서버 이상으로 매도주문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 모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이번 접속 장애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황파악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민원접수를 받고 검토 후에 책임져야 할 부분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빗썸은 지난 19일부터 전산 장애 민원접수 안내를 받고 있다. 빗썸 측은 민원접수 이후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보상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투자자 모두에게 보상을 한다는 것도, 전혀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서버 장애로 피해를 본 투자자를 확인하고, 보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 쟁점 많은 ‘빗썸 전산 장애 재판’...법원 ‘가상화폐 급락으로 인한 손실’ 인정할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가상화폐 급락으로 인한 손실을 인정해줄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꼽았다. 이들은 빗썸 서버 다운 사태가 법정까지 갈 경우, 가상화폐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월 법원은 비트코인이 몰수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검찰은 비트코인에 대해 몰수를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비트코인은 현금과 달리 전자화한 파일의 형태로 몰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WSJ 스크린 캡쳐
    WSJ 스크린 캡쳐
    양승원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이번 서버 다운 사태가 빗썸의 과실인 것은 맞다”라면서도 “가상화폐가 법정화폐나 유가증권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 금액으로 판결하면 가상화폐의 가치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판결이 고민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가치를 인정받더라도, 비트코인캐시가 90분동안 100만원 이상 떨어졌기 때문에 통상손해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민법상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시에는 통상손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통상손해는 사회 일반의 관념에 따라 보통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는 범위의 손해를 의미한다.

    김시목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도 “정부에서 가상화폐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없어 법원에서 가상화폐로 인한 손해를 아예 무시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법원이 가상화폐를 주식거래와 동일하게 본다면, 매매주문을 걸어뒀지만 서버가 다운돼 거래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협회의 ‘금융투자 분쟁조정 주요사례·판례 요약’에 따르면, 전산 장애로 판명되더라도 피해자는 매매 의사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주문 로그인 기록이 남아있지 않거나 매매 의사를 전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 빗썸 서버중단 피해액 입증 쉽지 않아...이용약관도 관건

    투자자들이 피해액을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시목 변호사는 “투자자들은 서버 다운으로 고점에 팔 수 있었는데 못 팔아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손해 금액이 얼마인지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금융거래 사례를 통해 봤을 때,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에 손해배상을 요청하더라도 거래소나 증권사의 책임을 입증하기 어려웠다”며 “비제도권에 속해있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책임을 묻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손해배상 책임을 입증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돌려받는 돈은 손해 본 금액의 10~20% 정도로 매우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투자상품 가격의 급등락으로 발생한 손실 책임을 모두 빗썸에 묻기도 어려울 수 있다. 빗썸은 이용약관에 '가상화폐 발행 관리 시스템 또는 통신 서비스업체의 서비스 불량으로 인해 가상화폐 전달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손해배상 면책 사유를 기록해 놓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가상화폐 역사상 선도적인 판례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여러 가지 쟁점이 있기 때문에 법원이 빗썸과 투자자와의 조정을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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