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트위니, 병원에 세계 첫 실내용 자율주행로봇 도입할 것”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17.11.21 11:26

    “움직이는 사람이나 물체를 피해 목적지로 가는 세계 최초의 실내용 자율주행로봇을 곧 병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경희의료원과 인공지능 전문 IT 기업 트위니는 지난 20일 환자 대상 자율주행로봇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밝혔다. 경희의료원은 내년 10월 트위니의 기술력을 활용해 개발한 ‘병원 및 환자용 자율주행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지난 9월 말부터 트위니가 개발한 모바일 기반의 인공지능 ‘챗봇(채팅과 로봇의 합성어)’을 기반으로 ‘환자의 병원 방문 전 상담부터 진료 후 사후관리’까지 24시간 지원하는 ‘인공지능 모바일 문의센터’ 개소도 함께 추진 중이다.

    트위니는 지난 2007년부터 자율주행 분야 기술을 연구해온 카이스트 출신 공학도들이 주축이 된 스타트업 회사다. 천 대표의 쌍둥이 형인 천홍석 공동 대표를 비롯한 트위니 소속 연구진은 GPS(위성추적장치)기술 없이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고, 움직이는 사람이나 물체까지 스스로 피해갈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날 경희의료원에서 만난 이길연 경희의과학연구원 부원장(50·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과 트위니의 천영석 대표이사(36)는 “병원용 자율주행로봇을 개발해 내년 10월 준공하는 암병원을 시작으로 병원 전체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 천영석 트위니 대표이사와 이길연 경희의과학연구원 부원장(사진 왼쪽부터) / 허지윤 기자
    이길연 부원장은 “병원은 늘 새로운 테크놀로지(기술)이 접목되는 곳”이라며 “병원은 단순 운반 업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소로, 특히 의료적 특성 상 운반 시간이 매우 중요한데, 새로운 기술을 통해 운반 업무 부담을 해소하려는 취지”라고 자율주행로봇 개발 이유를 밝혔다.

    외과 수술실에서는 수술 환자의 암 조직 검사를 하기 위해 조직 표본을 추출하고 이를 동결시켜 병리과로 보낸다. 보통 인턴 의사들이 수술실에서 추출한 동결 조직을 받아 병리과로 뛰어간다. 운반 시간은 조직 검사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경희의료원은 운반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인력까지 고용했다.

    이 부원장은 “자율주행로봇을 개발하면 병원 내 단순 운반 업무 및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보다 편리하고 친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현장에 혁신을 가져올 기술”이라고 했다. 그는 “병원은 워낙 사람들로 붐비는 공간이다 보니 직원들이 환자를 휠체어나 베드 등에 직접 태우고 가면서 한 손으로는 ‘비켜달라’고 하는데, 자율주행기술을 휠체어에 접목한다면 사람의 힘은 지금보다 적게 쓰면서도 환자에게 더 필요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영석 대표는 “실내용 자율주행 기술은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과는 또 다르다”면서 “실내용 자율주행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GPS(위성추적장치)를 기반으로 자기 위치를 인식하는데, 실내에는 GPS가 없어 로봇이 자기 위치를 인식하기 어렵다. 트위니는 실내에서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센서를 통해 자기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알고리즘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트위니의 자기 위치 추정 기술은 움직이는 사람 및 물체를 피해 이동경로를 변경할 수도 있다.

    천 대표는 “기존 로봇은 일반적으로 서있는 물체는 잘 피하지만 사람이 걸어왔을 때 회피하는 능력은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트위니가 개발한 자기위치추정기술이 적용된 로봇은 실내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동(動)적 물체를 회피할 수 있어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트위니 자율주행로봇 기술 시험 동영상 중 일부 화면으로 영상에서 해당 로봇은 마주 오는 사람을 인지한 후 이동 경로를 빠르게 수정해 사람을 비켜 갔다. / 트위니 제공
    현재 병원 내 각 진료과목별 의료진 및 실무진과 트위니 연구진은 매주 함께 모여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직접 제시하고 의견을 나누며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부원장은 “실제 자율주행로봇이 병원과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는 지금보다 더 편리하고 이익이 증대되는 실용적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요즘 4차산업혁명 얘기 많이 하지 않느냐. 병원과 젊은 공학자들의 좋은 협력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기술력과 사업화는 또 다른 문제인데, ‘우리가 보유한 기술력을 실제 현장에 어떻게 발휘할지’, ‘기존의 문제를 개선해 편의를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경희의료원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줬다”며 “수요자 중심으로 개발한 로봇 시스템을 통해 실제 우리 기술이 얼마나 편리하고 실용적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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