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종교인 과세 간담회서 개신교 관계자들 '고성'…"근로자로 전락 시키지 말라"

  • 이현승 기자
  • 입력 : 2017.11.14 16:58

    내년 1월 1일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부 개신교 관계자들이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을 질렀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근로장려금을 통해 기독교 목회자를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며 "왜 우리를 근로자로 전락시키나"라고 따졌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종교인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 조선일보DB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종교인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 조선일보DB
    14일 오후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종교인 과세 긴급 간담회'에는 당초 개신교와 불교 단체 대표자들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권태진 종교인과세 한국교회 공동TF위원장, 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 개신교 관계자 20여명만 자리를 채웠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처음으로 종교인의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종교인은 기타소득 또는 월급쟁이와 같은 근로소득 중 하나를 선택해 소득을 신고할 수 있다. 여기서 소득이란 종교인이 종교활동과 관련해 종교단체로부터 지급 받은 금액이다. 비용을 의미하는 필요 경비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종교인 과세가 논란이 된 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의원이 시행시기를 2020년으로 늦추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교회 장로로 더불어민주당 기독신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이대로 내년에 시행하면 각종 갈등과 마찰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세금을 걷기 시작하면 종교단체를 타깃으로 세무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종교인 과세 보완방안을 마련해 다음주 발표하기로 했다. 임재현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종교단체의 의사결정기구가 정한 종교활동 기준이 있을 것이고 그 기준에 따라 개별 종교인에게 지급한 경제활동비에 대해선 과세하지 않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보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개신교 관계자들은 과세를 유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개신교는 세금 부과 항목이 34개로 불교와 천주교가 2~3개인 것에 비해 많다"면서 "기독교 탄압이고 말살운동이며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재현 국장은 "34개 항목을 다 찾아내서 과세한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종교인을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분류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목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하나님과 이웃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데 당신은 근로자 라고 해버리면 상실감이 얼마나 큰가"라면서 "목회자에게 당신은 종교인이면서도 근로자라고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종교인이 소득을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신고할 경우 근로장려금(EITC)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데 이에 대해서도 개신교 측에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헌신과 봉사가 기본인 것이 목회자 삶의 모토"라면서 "왜 근로자로 전락시키나. 우리는 굶어죽어도 괜찮다. 지원 안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서헌재 중앙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과세당국에선 종교를 사찰할 이유도 없고 계획이 없다고 하는데 법에는 세무공무원은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세무조사를)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관계자는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 금지조항을 훈령이나 규칙으로 법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국세청은 난색을 표했다.

    일부 관계자는 "(정부와 종교단체 간) 협의체가 구성 안되면 시행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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