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삼성합병 찬성 압력'의혹 문형표·홍완선 항소심도 각 징역 2년6월(종합)

  • 전효진 기자
  • 입력 : 2017.11.14 11:49 | 수정 : 2017.11.14 11:58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삼성 합병’ 찬성으로 국민연금공단이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문 전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합병성사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한 사안에 대해 재판부는 “적어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문형표(왼쪽)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 6월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할 당시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문형표(왼쪽)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 6월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할 당시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이재영)는 14일 오전 10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에게 각각 1심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 대해 “특정 기업의 합병을 성사시키려는 목적으로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행사에 위법·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무력화시키고 국민연금에 손해를 초래했다”며 “국민연금공단의 전문적, 자율적 관리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켜 연금제도의 근간을 흔든 점을 참작하면 엄정하게 처벌할 수 밖에 없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문 전 장관에 대해 재판부는 국민연금의 업무상 지도·감독권을 남용하고 복지부 공무원을 통해 홍 전 본부장에게 합병을 챙기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복지부 공무원들이 피고인(문 전 장관) 지시 없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합병 안건을 찬성 의결하도록 위법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합병 안건을 투자위원회에서 찬성 결정하도록 유도한 것이 국민연금의 투자의사결정에 개입해 독립성을 침해한 것을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문 전 장관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합병성사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한 사안에 대해 “여러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고 지시한 내용을 적어도 인지하고는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 찬성을 권유하고 합병 찬성의 시너지 효과 등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홍 전 본부장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배임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회 일부 위원에게 찬성을 권유하고, 조작된 합병 시너지 수치를 설명하도록 해 찬성을 유도했다”며 “이재용 등 삼성 대주주에게는 재산상 이익을, 국민연금공단에는 손해를 가하게 해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문 전 장관은 보건복지부 재직 중이었던 지난 2015년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에 찬성하라고 지시해 국민연금에 1388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문 전 장관과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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