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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중국과 한국의 격차

  • 김종호 이코노미조선 편집장

  • 입력 : 2017.11.14 10:00

    [이코노미조선] 중국과 한국의 격차
    1983년 5월 5일, 승객과 승무원 등 100여 명이 탄 중국 민항기가 춘천의 군 공항에 불시착했습니다. 중국 선양을 출발해 상하이로 가던 민항기가 공중에서 납치된 것입니다. 정부는 납치범들과 협상해 무장해제시키고 인질로 잡혀 있던 탑승객들을 무사히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습니다. 정부는 중국인 탑승객들을 서울로 데려와 워커힐 호텔에 묵게 하고, 삼성전자·기아자동차 공장과 용인자연농원 등을 보여주었습니다. 귀국할 때에는 컬러TV를 선물로 제공했습니다. 정부가 이들을 지나칠 정도로 극진히 대접한 것은 한국의 발전상을 알리고, 적성국이던 중국과 향후 수교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 중국인 탑승객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뜻밖의 말을 남깁니다. “한국의 물질 생활이 무척 화려해 보이지만 우리 중국인들과 차부뚜오(差不多·별 차이가 없다)라고 생각한다.” 변방으로만 여겼던 한국이 중국보다 발전한 것을 직접 보며 놀란 감정을 애써 감추고, 중국의 개혁·개방이 속도를 내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다짐을 표현한 소감이었습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한국과 별 차이 없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한국을 앞지른 분야도 많습니다. 중국의 빠른 성장에 대해 인구가 많고 시장이 커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일리 있는 분석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리더십의 차이에 있습니다. 최근 열린 중국 공산당 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내 여러 계파의 갈등을 봉합하고 중국 건국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달성할 장기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개혁·개방을 통해 절대 빈곤을 해소한 것을 바탕으로 시진핑 주석은 앞으로 상대적 격차 해소와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고, 종합 국력에서 세계 선두에 서는 강국 건설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지만 자본주의 발달 단계를 정확히 꿰뚫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인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한국은 스스로 발전을 가로막는 모습입니다. 공무원 수를 늘리는 일자리 정책, 급격한 탈(脫)원전 에너지 정책, 성장보다 분배에 초점을 맞춘 경제 정책, 중국의 사드 보복에 굴복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정책 등은 불과 5년 후를 내다보지 못한 정책입니다. 한국이 중국보다 잘살게 됐다고 자부하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자부심이 사라졌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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