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이노베이션 2017]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빠르게 진화한 유전자가위 기술...정확도 높이는 연구가 중요”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17.11.09 11:41 | 수정 2017.11.09 12:15

    “오랜시간 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개념을 입증하고 발전시킨 끝에 오늘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교정 타깃 유전자가 아닌 정상 유전자가 교정되거나 교정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이른바 ‘표적이탈(Off-Target)’ 문제를 해결, 유전자가위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게 앞으로 중요해질 것입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서울대 교수·사진)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한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서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 수술하기’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유전자가위 기술의 진화와 미래를 조명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사진)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한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조선비즈DB
    생명과학 및 의료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 기술로 꼽히는 ‘유전자 가위(Nucleases)’는 문제가 생긴 염기를 특정 효소(단백질)를 이용해 잘라내고 정상 DNA를 붙이는 유전자 교정 기술이다.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정확도와 효율성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단장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유전질환이나 에이즈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며 “실제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활용범위는 혈우병 유전자 교정 실험부터 GM(유전자변형) 작물까지 빠르게 확대돼왔다”고 말했다.

    빠른 속도로 발달한 만큼 유전자가위 기술의 정확성과 안전성, 윤리성 등에 대한 우려도 잇따랐다. DNA 절단 과정에서 정상 DNA를 자르거나 교정된 DNA에서 또다른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오프타깃(Off Target)’ 현상이 대표적이다.

    김 단장은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오작동 여부를 효과적으로 측정해 그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멀티플렉스 다이지놈 시퀀싱(Multiplex Digenome Seq)' 분석법을 개발했다”며 “유전자가위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오작동 가능성이 없는 정확한 유전자가위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는 정확한 유전자 가위를 만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는 것을 게놈 시퀀싱(genome sequencing)이라고 하며, 유전자 정보 해독 범위에 따라 전체염기서열분석(whole-genome sequencing)과 전체엑솜염기서열분석(whole-exome sequencing) 등으로 분류한다.

    연구진은 인간 세포에서 분리 정제한 유전체 DNA에 11개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처리한 뒤 전 유전체 시퀀싱 방식으로 각 유전자가위의 비표적 위치를 분석하고 이를 점수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분석법을 이용하면 여러 개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들이 각각 목표 유전자만 제대로 교정했는지, 엉뚱한 부분을 잘랐는지를 동시에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김 단장은 “마치 점수표처럼 각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자른 비표적 위치들을 한 눈에 보여주고, 분석법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정교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단장은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올해 5월말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소드'에 이른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로 생쥐 두 마리에서 실명(失明)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교정했더니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크게 늘었다는 내용을 발표했고 이 때문에 논문 발표 직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전문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 데이터를 다시 분석했더니 연구 과정에서 오류가 드러났다.

    김 단장은 “해당 연구 상에 잘못된 분석 방법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컨트롤 마우스(생쥐)를 잘못 써 자연적으로 엄청난 변이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쥐였다”고 밝혔다. 즉, 돌연변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인데 이를 유전자 가위 탓으로 오인한 것이라는 얘기다.

    김 단장은 “결론적으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오프타깃 사이트가 극히 적으며, 오프타깃을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오프타깃 효과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앞으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4종의 염기 중 단일 염기를 다른 염기로 대체하는 기술도 최근 학계에 보고된 만큼 유전체 상 타깃에 정확하게 접근해 교정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이 조만간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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