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치닫는 '음원 공룡' 멜론

조선일보
  • 성호철 기자
    입력 2017.10.30 03:00

    [440만명 가입, 시장 60% 육박]

    스트리밍의 강자, 압도적 1위… 나머지 4개 사이트는 적자 허덕
    가수·작곡가 제몫 못찾는 폐해도… 일부 "공정위의 독점규제 필요"

    국내 디지털 음원(音源) 시장에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독주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 카카오의 자(子)회사인 로엔의 음원 서비스 '멜론'이 최근 유료 음원 가입자 440만명을 돌파하며 전체 시장의 6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로엔은 이런 디지털 음원 시장의 독점을 바탕으로 음원 배급과 제작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지니뮤직, NHN벅스, 네이버뮤직, CJ디지털뮤직(서비스명 엠넷닷컴) 등 경쟁 업체들은 적자(赤字)에 허덕이며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멜론의 음원 유통 독점 탓에 정작 가수·작곡가와 같은 음악 제작권자들이 제대로 자신의 몫을 못 챙기는 폐해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멜론의 유료 가입자 440만명 돌파… 디지털 음원 시장 60% 육박

    멜론은 2004년 SK텔레콤의 음원 서비스로 시작한 뒤,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이 이관됐다가 사모펀드를 거쳐 작년 1월 카카오에 인수됐다. 멜론은 2010년 초반 국내 처음으로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서비스)을 내놔, 단숨에 디지털 음원 시장의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당시만 해도 음원을 한 곡씩 다운로드받는 게 주류였지만 멜론은 매월 수천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로엔의 주수입원은 음원 이용자가 지불하는 월정액의 40%를 받는 것이다. 애플이나 구글 앱 스토어에서 유료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애플이나 구글이 30%의 수수료를 먹는 것보다 오히려 수수료 비율이 높다.

    한 달에 5000~1만원 정도를 내는 유료 음원 가입자는 국내 750만~800만명으로 추정된다. 멜론은 320만명(2014년)에서 작년 말 400만명으로 늘었고, 지난달 440만명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는 493억원의 영업이익과 18%의 영업이익율을 올리며, 모(母)회사 카카오의 주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멜론과 함께 '빅5'로 불리는 나머지 4개 서비스(지니뮤직·벅스·네이버뮤직·엠넷닷컴)의 유료 가입자는 다 합쳐봐야 300만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은 격차가 너무 커지자 아예 유료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음악 제작·배급으로 확장… "멜론의 독점 규제해야" 지적도

    업계에서는 멜론이 앞으로 2~3년 내 카카오톡의 지원에 힘입어 시장점유율 70%까지 넘볼 것으로 보고 있다. 4000만명 이상의 카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별도 가입할 필요 없이 멜론의 음악을 듣게 하는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멜론의 음원 유통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음원업체 관계자는 "영화 시장의 스크린 독점 문제가 자주 거론되지만, 음원 시장에서는 멜론이 음원 유통뿐만 아니라, 음악 제작과 음원 배급까지 수직계열화하면서 영화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가수나 작곡가 등 제작자에게 돌아갈 몫이 적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29일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국감 자료 '2016년 음원 스트리밍 100곡의 수익 분석'에 따르면 작년에 1억건 이상 재생된 최고 인기곡 '치어 업(Cheer up)'은 연간 7억8000여 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노래를 부른 트와이스의 음원 수입은 4685만원에 그쳤다. 상위 100곡의 전체 스트리밍은 49억1800여 만건(음원 수익 344억원)에 달했지만 가수의 몫은 20억6000여 만원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음원 통계 사이트인 가온차트의 건수 집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월정액 스트리밍 건당 수익 배분율'을 적용한 결과다. 한 관계자는 "유명 가수·작사·작곡자는 건당 배분이 아닌, 전체 음원 수입을 기준으로 배분받아 이보다 더 받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일부 유명 가수를 제외한 일반 가수들의 수익이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로엔이 공정거래법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 기준인 50%를 이미 넘어선 이상, 공정위가 독점 폐해를 막는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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