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유전체 혁명’...염기부터 RNA까지 교정 기술도 급속 진화

조선비즈
  • 김민수 기자
    입력 2017.10.29 10:09 | 수정 2017.10.29 10:13

    유전체 분석과 유전자 가위 기술로 대표되는 유전자 연구가 인류가 풀지 못한 다양한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환자 유전체 빅데이터를 이용해 자폐증 유발 유전자를 찾는가 하면,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를 교정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세대를 거듭하며 대물림되는 유전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자폐·치매 등 무서운 정신질환 원인 속속 규명

    한국 아동의 자폐증 유병률은 미국의 2배가 넘는다. 지난 2011년 심리 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정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한국 자폐증 유병률은 7~12세 아동의 2.64%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질병관리센터(CDC)의 미국 아동 자폐증 유병률(1%)보다 크게 높다.

    이정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박사 연구팀과 충남대 김철희 교수 연구팀, 김형구 미국 오거스타주립대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그동안 다운증후군의 원인 유전자로만 알려졌던 ‘DYRK1A’ 유전자가 자폐증의 원인 유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학술지 ‘분자자폐증(Molecular Autism)’ 온라인판에 27일 발표했다.

    자폐증 환자의 유전체 연구를 통해 염색체 21번의 미세결손에 의한 DYRK1A 유전자가 자폐증의 원인임을 규명했다./생명연 제공
    이정수 생명연 박사와 김철희 충남대 교수, 김형구 오거스타주립대 교수 연구팀은 대량 염기서열과 유전체 분석을 통해 DYRK1A 유전자가 자폐증과 관련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로 DYRK1A 유전자 변이 제브라피쉬를 만들었다. 제브라피쉬는 잉어과에 속하는 얼룩말 줄무늬가 있는 열대어로 로 사람과 비슷한 유전자를 갖고 있어 의학 분야 실험에 많이 활용된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쉬는 무리를 이루려는 습성이 있는 데, DYRK1A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이 ‘ApoE4’ 유전자의 변이가 치매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ApoE4 유전자 변이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려졌지만 이 연구에서는 ApoE4 유전자 변이가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치매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을 추가로 밝혀낸 것이다.

    이정수 생명연 박사는 “전체 유전체(게놈)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치매나 자폐 같은 정신질환의 유전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언급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질환 유발 후보 유전자들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변이를 만들어 실제로 유전자의 기능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전자의 기능을 명쾌하게 검증하면 특정 질환을 완화시킬 수 있는 타깃 물질 개발이나 유전자 교정 등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 유전자 교정 기술도 빠른 속도로 진화

    2년 전만 해도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꼽힌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 유전자 가위’ 기술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가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기관인 ‘브로드연구소’ 소속 데이비드 리우 하버드대 교수와 펑장 MIT 교수는 지난 26일 더 정확하고 부작용이 없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나란히 공개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문제가 생긴 염기를 특정 효소(단백질)를 이용해 잘라내고 정상 DNA를 붙이는 유전자 교정 기술이다.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정확도와 효율성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DNA 절단 과정에서 정상 DNA를 자르거나 교정된 DNA에서 또다른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오프타깃(Off Target)’ 현상이 문제였다.

    데이비드 리우(사진) 교수 연구진은 문제가 있는 DNA 염기의 이중 가닥을 잘라내지 않고 DNA 염기 4개(A, T, G, C) 중 특정 염기 하나만 다른 염기로 대체해 교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단일 염기 돌연변이를 의미하는 ‘점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질환의 절반에 가까운 약 48%의 유전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길을 연 것이다.

    펑장 MIT 교수(아래 사진, 브로드연구소 제공) 연구진은 특정 DNA에만 결합하는 유전물질인 RNA를 교정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RNA는 생명체 정보를 담는 DNA 이중나선 구조의 유전정보에 따라 생명체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특정 DNA와 결합해 DNA가 담은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일종의 복사본인 셈이다.

    RNA 교정은 DNA 교정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고 통제가 어렵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RNA 수준의 유전체 교정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과학계는 RNA 수준의 유전자 교정이 생명과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치료법과 응용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7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행사 개요

    ▲주제 : 건강한 삶을 위한 혁신 ― 유전체·정밀의학·디지털 헬스케어
    ▲주최 : 조선비즈·한국보건산업진흥원
    ▲후원 : 보건복지부
    ▲미디어 후원 : 조선일보·TV조선·이코노미조선
    ▲일시 : 11월 9일(목) 08시 30분~16시 50분
    ▲장소 :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
    ▲등록비: 11만원 (11월 7일까지 사전등록시 8만8천원)
    ▲홈페이지 : http://healthcare.chosunbiz.com
    ▲페이스북 그룹 : https://www.facebook.com/groups/596928773696929/?fref=ts
    ▲문의 : (02) 724-6157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