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공정위 항공보험 조사...코리안리 '독점' 재보험 판도 바꿀까

  • 이민아 기자

  • 입력 : 2017.10.23 06:00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수백억원대로 예상되는 손해보험사 관용 헬기 보험료율 산정 담합을 전원회의에서 다루면서 재보험(개별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다른 회사가 인수하는 보험)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보험사가 코리안리(003690)한 곳 뿐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등 손보사 10여곳은 회사 별도 변호인단을 꾸려 오는 25일 공정위 전원회의 심판정에 출석한다. 공정위는 이 때 코리안리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항공 보험요율(보험료 산정 근거)을 책정하는 구조였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DB
    조선일보DB
    코리안리는 지난 1963년 국영 재보험사인 대한손해재보험사로 출범한 이후 1978년 원혁희 명예회장이 인수하면서 민영 기업으로 전환했다. 민영화 이후에도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 지위를 이어가며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62.2%에 달했다.

    올해 1~8월까지 코리안리의 당기순이익은 1668억5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5%, 19.1%씩 증가한 4조6960억원, 2306억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4.91%였다. 올해 2분기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은 5100만원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직원 1명당 반기 기준 순익 4억2072만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은 항공보험과 같은 사고 경험 통계가 부족한 보험의 경우 재보험사에서 요율을 받아서 보험료를 산출한다. 그런데 국내에 재보험사가 한 곳 뿐이면 모든 보험사가 그 회사가 제시하는 같은 요율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인 요율이 동일하면 보험사마다 보험료 차이가 없다.

    공정위는 이번 재보험 독점 관련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화재(005830)가 최근 해양경찰청의 헬기보험을 수주할 때 해외 재보험사인 로이즈의 요율을 사용했는데, 가격이 코리안리 요율을 사용한 경쟁사들보다 10%정도 저렴한 보험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항공보험 같은 상품은 대개 손보사들이 우리나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책정한 보험 요율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동부가 외국 재보험사에 요율을 받아서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라 업계에서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이번 사건을 독점으로 판단하면 국내 재보험 시장 독점 구조를 깰 제2보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지난 2014년 제2재보험사 ‘팬아시아리’가 설립될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자금 유치 문제와 함께 김기홍 전 팬아시아리 대표가 KB금융 회장직에 도전한다며 사퇴해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제2재보험사가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투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재보험시장은 완전 개방돼 있는 형태고, 해외 재보험사들의 경우 수익성 높은 물건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코리안리는 다르다”면서 “제2재보험사 설립이 이미 과거에 허가를 받았다가 무산된 것도 전문 인력과 해외 네트워크 등 인프라가 필요한 데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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