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野 "장관이 脫원전 홍보하고 다니는 게 공론화 과정이냐"

  • 안준호 기자

  • 송원형 기자

  • 입력 : 2017.10.13 03:01

    [산업부 국감, 중립성 훼손 질타]

    - 청와대 홈페이지에…
    산업장관 인터뷰 동영상 올려… 反원전 측의 단골 주장 담아
    환경부 홈피에도 원전 폄하 뉴스

    - 與 의원들은 정부 엄호
    "文 대통령의 대선 공약 실천… 산업부가 적극적 역할 해야"

    지난달 1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친절한 청와대 에너지전환, 전기요금은?'이라는 제목으로 5분 20초짜리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인터뷰 동영상이 올라왔다. 그는 "후쿠시마 사태, 경주 지진을 계기로 원전의 안전 측면과 원자력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원전은) 핵연료비용, 사회적 갈등 비용, 사고 비용이 낮게 책정돼 있다"고 말했다. 탈(脫)원전 측의 단골 주장이다.

    청와대는 지난 8월 1일 '탈원전, 독일과 한국의 30년 이야기'라는 제목의 2분짜리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실었다. "탈원전은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가 치열하게 토론했던 공론화의 산물"이라는 내용으로 독일 탈원전 정책의 계기와 과정, 한국의 원전 관련 갈등과 사고 사례를 거론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감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여부를 놓고 공론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홍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덕훈 기자
    환경부는 홈페이지에 8월 24일부터 2주 사이에 '원전, 안전성을 말하다' 등 4건의 원전 폄하 카드뉴스를 잇달아 게재했다. 내용은 '원전은 미세먼지, 온실가스보다 더 위험한 방사성 물질을 만든다' '방사성 폐기물은 양은 비록 적지만 위해도(危害度)는 먼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원자력은 방사성 물질이 발생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는 내용이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계속된 정부의 탈원전 홍보가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말로는 중립성을 지킨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탈원전 홍보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고리 공론화 정부 중립성 논란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론화위 활동 기간 청와대 홈페이지에 탈원전 홍보 동영상이 올라가 있고, 백운규 장관은 청와대 홍보 영상에 출연해 원전 사고 사례를 언급했다"며 "반면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문화재단이 원전의 장점과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던 자료는 지우거나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공론화 논의 기간에 장관을 비롯해 산업부가 탈원전 정책을 홍보하는 것은 공론화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보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장관이) 탈원전을 홍보한 것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는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보면 탈원전 정책 중 첫째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인데 어떻게 이걸 별개라고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정유섭 의원은 "우리 원전을 수입한 아랍에미리트(UAE)는 한국 원전 기술이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며 "(그런데도 탈원전 정책을 펴는 것은) 김연아보고 '피겨 하지 말고 쇼트트랙 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 비중이 줄어들면 전기요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전기요금이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난 다음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 2024년부터 현재와 비교해 2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는 대신 현재 30% 수준인 원전 발전 비중은 18%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당, 탈원전 정책 적극 방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전환 정책 홍보는 산업부의 책무"라며 "신고리 원전 공론화 과정에서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백 장관을 적극 옹호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원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에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라며 "산업부는 대통령 지시를 책임지는 부서인 만큼 홍보 등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어기구 의원도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하더라도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고, 지금 가동 중인 원전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운영될 텐데 현 정부 정책을 '탈원전'이라고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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