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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톡] 칭찬 받은 박정호 SKT 사장, IT업계 CEO 중 혼자 국감 출석...자급제 가속도 붙나요

  • 심민관 기자
  • 입력 : 2017.10.13 06:00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칭찬받아야 합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박정호 사장을 향해 “다른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런 저런 핑계를 만들어 불참했는데 박 사장만 국감 증인요청에 응한 것은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2017년 10월 1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 심민관 기자
    2017년 10월 1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 심민관 기자
    국회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가계통신비 인하와 관련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 3사 CEO를 증인으로 채택해 국감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이날 SK텔레콤의 박정호 사장만 증인 요청에 응했고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다른 임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동통신업계 1위 업체인 SK텔레콤(017670)의 사장이 국정감사에 직접 출석한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하성민 사장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완전자급제는 소비자가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 경우, 이통사는 단말기를 판매할수 없습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성공시킨 박 사장의 적극적인 행보를 보면 어떤 이슈든 ‘정면돌파’로 대응하는 ‘진짜사나이’ 스타일”이라며 “이번 국감 출석 역시 통신비 인하 이슈에 적극 돌파하려는 박 사장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이슈로 민감한 이 시기에 굳이 국감에 출석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호랑이 굴에 제발로 들어온 박 사장의 의도가 궁금하다”면서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논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박 사장이 단말기 완전자급제 이야기를 처음 꺼낸 건 지난 6월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재로 열린 확대경영회의 때였습니다. 국회와 학계를 중심으로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도입하자는 논의는 많았지만, 국내 통신사 최고경영자가 직접 단말기 유통 분리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SK텔레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새로운 카드일 수 있습니다. 정부가 25% 선택약정 요금할인과 월 2만원대 보편적 요금제 등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을 적극 추진하자,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수익성이 악화하고 미래 신사업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입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타격도 클 수 밖에 없습니다

    SK텔레콤은 유통 시장 파워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지출한 마케팅비용은 2조9540억원에 이릅니다. 이 비용을 줄이면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통신요금 인하도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되면 이 비용은 ‘0원’이 됩니다.

    지난 6월, 본지가 기획한 <자급제 시대 준비하자> 시리즈와 박 사장의 발언으로 이 제도를 잘 몰랐던 국민들 조차도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약 100일 뒤, 20대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말기 자급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결과에서는 응답자의 55.9%가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찬성했습니다.

    SK텔레콤 사옥 앞 전경. / 연합뉴스
    SK텔레콤 사옥 앞 전경. / 연합뉴스
    박 사장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메모리 인수’와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의 인수를 위해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이른바 ‘한미일 연합’이 매각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거쳐야 할 단계가 남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도 박 사장은 시간을 쪼개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고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 가계통신비 인하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K그룹에서 ‘문제 해결사’ 또는 ‘승부사’로 통하는 박정호 사장의 국감 출석이라는 나름의 ‘카드’가 어떤 효과를 낳을 지 주목됩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017년 10월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심민관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017년 10월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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