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문재인 케어’ 실현 가능성 두고 여야 열띤 공방…박능후 장관 “재정 부담 우려 알지만 반드시 실현할 것”

  • 강인효 기자
  • 허지윤 기자

  • 입력 : 2017.10.12 20:24 | 수정 : 2017.10.12 21:27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과거 정부의 의료 적폐 청산’을 주장하는 여당과 ‘문재인 케어 부실’을 비판하는 야당이 충돌하며 공방을 벌였다.

    야당에서는 문재인 케어 로드맵이 정교한 미래 예측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없이 섣부르게 발표됐다는 비판과 함께 정책 이행에 필요한 국가 재정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반면 여당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첫 번째 과제가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임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의 적폐 청산 노력이 미흡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문재인 케어는 그동안 환자가 부담해온 비급여(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의료비) 진료항목을 전면 급여로 전환해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보건의료정책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제공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제공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12일 국회 본청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1일차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수립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서민 부담을 줄이고 형평성을 높일 수 있도록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개편해 내년 7월 시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재정 추계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없다”고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의료 수요가 과잉 급증할까 우려스럽다”면서 “노무현 정부때 6세 이하에 대해 무상 진료를 시행했지만, 감당이 안되는 수요 때문에 그 정책을 포기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교한 시뮬레이션이나 특별한 근거와 데이터 없이 그리 급하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윤종필 한국당 의원도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문재인 케어의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국민의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며 “현재 예측하지 못한 소요 예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길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복지 증대로 인해 국가 미래를 위한 연구 개발(R&D) 예산은 삭감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5년 안에 모든 것을 하겠다는 과욕을 좀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에 대해 “각 분야를 하나씩 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정부의 지향 목표와 종합 비전을 한꺼번에 제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각 정책에 대한 방향을 종합적으로 낸 것”이라고 답변했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비판 목소리를 높인 야당과 달리 여당은 복지부에 ‘문재인 케어의 현실화 능력’을 당부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명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전임 정부의 약속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가 예산을 도로나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 편성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이를 사람에게 투자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자 앞으로 가야할 방향”고 강조했다.

    기 의원은 또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문재인 케어)를 현실화하는 능력”이라며 “재정 추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 이행 가능성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성실하게 준비하고 충실하게 답변하느냐는 바로 복지부의 역량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에 대해 “반드시 그렇게(문재인 케어를 현실화)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장관은 “재정에 초점을 두면 우려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그동안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기 때문에 고통받았던 국민들을 생각하면 또 다른 시각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제시하는 대책은 정말 현실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목표 의식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증세 없는 복지는 성립하기 힘들다’면서 국가가 비전을 가지고 복지 정책을 펼쳐나갈 것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 후보 빼고는 모두 다 중부담·중복지를 이야기했다”면서 “증세 없는 복지는 성립하기 힘들다는 부분에 대해 다같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 소득세 등에 10~20% 구간을 설정해서 복지에만 쓰이는 목적세를 신설하면 내년부터 2022년까지 전체적으로 100조원 가까이를 마련할 수 있다”며 “초(超)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로는 3000억~4000억원밖에 거둘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정부가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면서 “재정당국에서도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더 나아가 무리해서라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한편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과거 정부의 의료 적폐를 청산하는 과제가 복지부에서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건강보험 부과체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 진주의료원 폐업 등에 대해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또 “국정농단 사태 당시 차병원 일가의 제대혈 문제가 드러난 적이 있는데, 법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아서인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면서 “이런 의료 적폐에 국민이 실망하고 있기 때문에 일벌백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대기업이 편법적인 방식으로 의료법인(병원)을 인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지부가 철저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의원은 “법원은 호텔롯데가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할 수 있도록 이 병원을 운영해온 늘푸른의료재단에 회생 결정을 내렸다”며 “복지부와 성남시, 시민단체 등이 반대 의견을 밝혔음에도 인수 결정이 났는데, 정부의 대응이 안일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의 복지부가 1년 넘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면서 “복지부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늘푸른의료재단 인수 후 (호텔롯데가 보바스기념병원의) 공익성을 저해할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해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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