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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리더의 언어] 이낙연과 슈뢰더의 공통점 '소통 지능'

  •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 입력 : 2017.10.13 06:00 | 수정 : 2017.10.13 08:35

    강한 리더보다 소통하는 리더가 통하는 시대

    최근 두 명의 국내외 전-현직 총리가 나란히 언론의 화제가 됐다. 바로 국내의 이낙연총리와 독일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직 총리다. 이낙연 총리는 국회의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압승(?)을 거두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방한 일정 중 따뜻한 에피소드를 낳으며 언어와 국경을 넘은 ‘공감 소통’으로 감동을 주었다. ‘리더의 품격’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소통 총리로 불리는 이낙연 총리의 ‘소통지능’을 주목하라 /사진=조선DB
    소통 총리로 불리는 이낙연 총리의 ‘소통지능’을 주목하라 /사진=조선DB
    ◆ 공직자가 지녀야 할 ‘소통 지능’

    이 총리는 ‘소통총리’란 별칭을 붙여도 될 듯하다. 그는 얼마전 공직자의 5대 의무로서 ‘국방, 근로, 교육, 납세 외에 ‘설명의 의무’를 제시한 바 있다. 설명 의무를 다하기 위해 사회적 감수성,정성과 정량, 준비의 3요소를 지적했다. 사회적 감수성을 “국민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미리 느끼고, 어떻게 설명해야 국민들의 불신이나 의심을 최소화할지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정치적 동물’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슈뢰더 전 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가는 소통 본능을 가져야 한다. 이는 상대의 욕망을 동물적으로 감지하는 본능”이라며 “소통은 사람들이 원하는 걸 감지하는 능력”이라고 밝힌 것과도 통한다. 이총리의 ‘설명 의무’, 슈뢰더 전총리의 ‘소통 본능’은 용어는 다르지만 요체는 같다. 필자는 이 두 개념을 아울러 ‘소통 지능’이라 표현하고 싶다.

    소통 지능은 특히 리더십 분야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사람들은 옳은 리더보다 좋아하는 리더를 따르고 싶어 한다. 잘 난 사람보다 내 마음을 읽어 다독거려 주는 리더를 선호한다. 소통 지능지수를 높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3감 프로세스로 설명할 수 있다. 1단계(예감): 읽으라. 상대가 말하기 전에 원하는 것을. 2단계(교감); 느끼라, 함께. 3단계(공감); 통하라, 관심, 관점, 관리를 잘하면 당신도 소통지능을 높일 수 있다.

    ◆ 소통지능 3대 법칙 ‘읽고, 느끼고, 통하기’

    1단계(예감):감정을 미리 읽으라. 역지사지(易地思之)하라. 삼류 리더는 상대의 요구조차 모르고, 2류 리더는 요구에 급급하고, 일류 리더는 숨겨진 욕구까지 읽는다. 심지어는 스스로도 모르는 마음 행간 갈피갈피까지 짚어 준다. 핵심은 ‘너가 무엇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다 안다’이다.

    슈뢰더총리가 ‘나눔의 집’을 방문한 후, 눈시울이 벌개져 차마 기자회견을 못하겠다고 취소한 모습은 우리의 아픔을 읽어준 것이다. 이낙연 총리가 말한 ‘준비’단계라 할 수 있다. 감정이 부족하면 논리로라도 상대가 왜 얼마나 아플지 논리적으로라도 추론을 해보는게 필요하다. 감성 환경이라도 조성해보라.

    역지사지, 말은 쉽지만 막상 현장 적용은 쉽지 않다. 개인적, 조직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방이다. 애드가 앨런 포우는 “나는 누군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으면, 마치 표정을 일치시키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가능한 한 정확하게 그의 표정을 따라 내 얼굴표정을 만들어낸 다음, 내 마음이나 가슴에서 어떤 생각이나 감성이 일어나는지 기다린다.”고 서술한 바 있다.

    개인 간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공감을 위한 모방 시뮬레이션은 필요하다. 포드자동차에서 임산부용 운전 자동차를 개발한 적이 있었다. 경영진은 그냥 상상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남자엔지니어들까지 실험용 복대를 사용, 모방하게 했다. 더 나아가 ‘노인 체험용 복장’을 입고 고령 운전자의 흐릿한 시야와 뻣뻣한 관절을 체험하는 실험도 했다. 역지사지는 ‘상상’만으론 부족하다. 최대한 모방을 연구하라. 현장과 가까이 있으라. 사람이든 공간이든 거리와 감도는 비례한다.

    2단계(교감) 관점을 같이 하라. 한 편이 되라. 간담상조(肝膽相照)하라. 서로 속마음을 보여준다는 것은 한편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낙연총리가 말한 정성-정량의 표준화, 동일화단계다. 한편이 된다는 것은 같은 측정단위를 사용함을 뜻한다. 상대가 부피를 이야기하는데 나는 무게를 이야기하면 말이 통하겠는가.

    한 편이 되어 같은 관점을 취하라. 방한중 슈뢰더 전 총리의 탁월한 소통지능을 보여준 대목은 ‘나눔의 집’에 갔을 때 ‘위안부’란 명칭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었다. 위안부는 일본의 관점이지, 우리의 입장을 반영한 용어는 아니란 그의 말은 ‘우리 편’이란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탁월성보다 유사성에서 교감은 탄생한다. 관점을 같이 할 때 사람들은 안전감을 느낀다. 마주보기보다 한 방향을 보고 있음을 확인시키라. 갈등 조정 전문가로 유명한 대니얼 샤피로 하버드대 협상학 교수는 1998년 페루와 에콰도르 사이의 국경 분쟁 해결 사건을 종종 성공적인 갈등 조정 사례로 인용한다.

    마후아드 대통령은 “후지모리 대통령, 당신은 대통령을 10년 가까이 했으니 국회를 상대하는 노하우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국회에서 추궁하면 제가 뭐라고 대답하면 좋겠습니까”라고 페루 대통령에게 관계를 열었다. 또 언론배포용 사진도 옆으로 나란히 앉아서 함께 서류를 들여다보는 사진을 찍어서 각 나라 일간지 1면에 실리도록 했다. 결국 양국 간 오랜 분쟁에 마침표가 찍혔고 두 정상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우리라는 것을 증명하든 용어든, 관점이든 같은 편임을 확인시키라.

    3단계(공감) 행동으로 표현하라. 동고동락하라. 1단계의 예감이 감성, 2단계의 교감이 관점이라면 3단계 공감은 행동이다. 이낙연 총리가 말한 설명단계다. 이는 단지 말만을 뜻하지 않는다. 일관성있는 관리 조치와 행동을 포함한다. 슈뢰더 총리가 나눔의 집에 가서 눈시울을 적신 후, 예정된 기자 회견을 취소한 것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처럼 관심-관점-관리의 세트가 연결돼야 한다. 1-2-3단계가 일관되지 않으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소통이 되지 않는다. 공감은 말만으로 되지 않는다. 역지사지의 감정 동일화, 간담상조의 관점 공유, 일관성있는 언행관리의 3종세트를 갖췄을 때 비로소 힘을 발한다. 사람들은 옳은 리더보다도, 센 리더보다도 따뜻한 소통 리더를 따른다.

    [김성회의 리더의 언어] 이낙연과 슈뢰더의 공통점 '소통 지능'
    ◆ 리더십 스토리텔러 김성회는 ‘CEO 리더십 연구소’ 소장이다.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언론인 출신으로 각 분야 리더와 CEO를 인터뷰했다. 인문학과 경영학, 이론과 현장을 두루 섭렵한 ‘통섭 스펙’을 바탕으로 동양 고전과 오늘날의 현장을 생생한 이야기로 엮어 글로 쓰고 강의로 전달해왔다. 저서로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성공하는 CEO의 습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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