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2017] "저성장 경제 탈출 키워드는 중산층·혁신·평등"

  • 남민우 기자

  • 입력 : 2017.10.12 15:50 | 수정 : 2017.10.12 15:53

    "더 많은 중산층으로 구성된 평등한 사회일수록 경제는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규제완화와 함께 여성 노동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우에다 가즈오 도쿄대 명예교수)
    "인터넷 시대에는 소비자 참여가 기업을 키운다. 중산층 재건의 실마리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

    1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위클리비즈 글로벌 콘퍼런스 2017’ 1세션(저성장 경제 탈출 해법)에서는 저성장 경제 탈출 키워드로 ‘평등’, ‘중산층’, ‘혁신’이 제시됐다. 1세션은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의 사회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우에다 가즈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이 참여했다.

    ’위클리비즈 글로벌 콘퍼런스 2017’ 1세션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태윤 연세대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우에다 가즈오 도쿄대 명예교수,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조선비즈
    ’위클리비즈 글로벌 콘퍼런스 2017’ 1세션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태윤 연세대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우에다 가즈오 도쿄대 명예교수,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조선비즈

    ◆ “정부, 기업 혁신 지원·규제완화 나서야”

    1세션 토론 참여자들은 중산층을 두텁게 만들려면 기업 혁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장을 사례로 들어 다양성과 평등, 혁신의 연결 고리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대학 등 비영리 연구기관이 주로 혁신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다국적 이민자를 빨아들인 실리콘밸리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를 제외한 미국 지역의 생산성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정부가 기업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는 대기업 자체 연구개발(R&D)이 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졌지만, 중소기업 중심의 서비스 산업에선 정부가 주도하는 R&D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트랜지스터, 인터넷 등의 혁신 기술은 공공 부문 주도로 시작돼 민간 부문 사업화로 이어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민간 부문의 아이디어를 자극하거나 산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국 정부가 기업 혁신을 뒷받침하려면 여성 등의 인력을 활용해 많은 사람이 혁신경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사회를 구축하려면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철 본부장은 혁신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저성장 경제에서 탈출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중산층을 재건할 수 있는 단서는 소비자 참여에 대한 보상에 있다"면서 "인터넷 시대의 발전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새로운 중산층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모든 산업에서 1위를 할 수 없는 한국은 대기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내놓을 수 있는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역임했던 우에다 명예교수도 최근 일본 경제의 회복세에는 기업 혁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교수는 “정부가 기업의 혁신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섰다”면서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보육시설 확충과 유연근로제 도입 등이 지난 4~5년 동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했다.

    ◆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 노동정책 중요”

    왼쪽부터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우에다 가즈오 도쿄대 명예교수,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 성태윤 연세대 교수./조선비즈
    왼쪽부터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우에다 가즈오 도쿄대 명예교수,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 성태윤 연세대 교수./조선비즈
    1세션 토론 참여자들이 강조한 경제 성장의 또 다른 키워드는 분열된 사회를 봉합할 응집력이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세계 2차 대전 직후 미국의 중산층이 급증한 시기를 언급하면서 “전쟁 직후 국민 정서가 하나로 응집되면서, 고소득자는 소득의 90%에 달했던 소득세율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참전자는 정부가 지원해 무료로 대학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다. 정부와 부유층, 빈곤층이 손잡고 경제 성장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기존 경제 성장 모델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구성원 삶의 질 향상에 힘쓰는 ‘포용적 경제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수출주도형 경제의 견인차인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노동 시장 저비용과 근로 안정성이 모두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적극적 노동 시장 정책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신뢰와 합의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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