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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6조' 롯데지주 공식 출범..."우량 계열사 중심 계열사 편입 늘리겠다"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7.10.12 12:47

    순환출자고리 13개로 축소...지주사 공동대표에 신동빈 황각규
    신동빈 회장 지배력 강화…”경영권 분쟁은 확고하게 끝났다”
    호텔롯데 상장, 금융계열사 처리 등 과제로 남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12일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롯데지주는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 91개 중 42개사를 편입했다. 특히 유통, 식품 관련 계열사 대부분이 지주회사에 속하게 됐다. 롯데지주는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편입계열사 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롯데지주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지주 출범은 국민 앞에 약속한 ‘투명 경영’을 실현하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롯데그룹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연 롯데그룹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은 “향후 화학, 건설, 제조, 관광, 서비스 부분 등을 편입해 지주회사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우량 계열사를 중심으로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중 자금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택해 계열사를 편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황각규 공동대표가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2일 오전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황각규 공동대표가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력을 낮추기 위한 호텔롯데 상장,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편입할 수 없는 롯데카드 등 금융회사 처리 등은 과제로 남았다. 이봉철 롯데그룹 재무혁신실장(부사장)은 “2년 내에 금융계열사의 매각 또는 분할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는 50개에서 13개로 줄어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의 지분 13.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롯데그룹 경영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 롯데지주의 자산은 6조3576억원, 자본금은 4조8861억원 규모다. 부채비율은 30.1%다.

    ◆ 신동빈·황각규 공동대표 맡아… 새 그룹 CI도 발표

    롯데지주는 한국 롯데의 모태회사인 롯데제과(004990)를 비롯해 롯데쇼핑(023530), 롯데칠성음료(005300), 롯데푸드(002270)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분이 다른 3개사의 투자회사를 흡수해 만들어졌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롯데그룹 5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뉴롯데’라고 쓰인 전구에 불을 켜고 있다./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롯데그룹 5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뉴롯데’라고 쓰인 전구에 불을 켜고 있다./롯데그룹 제공
    롯데지주는 별도 사업 운영 없이 자회사 지분을 보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자회사의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그룹 신규사업 발굴 및 M&A 추진,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주 수입원은 배당금과 브랜드 수수료 등이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 수준이다.
    롯데그룹은 그러나 향후 지주회사의 직접 사업 투자 등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임병연 부사장은 “신성장 동력과 해외유망사업 등엔 지주회사가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사장이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공동으로 맡는다. 또다른 사내이사로는 이봉철 부사장이 선임됐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수는 175명이다.

    롯데그룹의 새 심볼마크가 들어간 롯데지주 로고.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의 새 심볼마크가 들어간 롯데지주 로고. /롯데그룹 제공
    롯데지주는 이날 심볼마크도 선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제정한 비전인 ‘Lifetime Value Creator’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 신동빈 지배력 강화·순환출자 고리 해소 일거양득… “경영권 분쟁은 확고하게 끝났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50개에서 13개로 줄어든다. 예를 들어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 ‘롯데제과→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제과’ 등 주요 순환출자 고리가 끊겼다. 지주회사 밑으로 직렬적 지배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봉철 부사장은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M&A시 관련 없는 계열사가 자금을 동원하고 사실상 사업과 상관 없음에도 연결재무제표상 성과가 포함되기도 했다”며 “지주회사 전환으로 각 계열사의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핵심사업 투자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도 확고해졌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3.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있는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은 27.2%로 이를 합치면 총 40%에 달한다. 반면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각각 3.6%, 0.3% 4.5%에 불과하다.

    오성엽 롯데그룹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은 “신동주 부회장 측에서 주식매수 청구를 통해서 지분 대부분을 정리한 만큼 (신동빈 회장의)롯데그룹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며 “경영권 분쟁은 확고하게 결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 호텔롯데 상장 없인 일본 롯데홀딩스 영향력 벗어나지 못해…금산분리도 걸림돌

    롯데지주 출범으로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되고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됐지만, 일본 롯데홀딩스가 10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고리는 해소되지 않았다. 현재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4.5%에 그친다. 반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일본롯데의 단일 최대주주인 광윤사(고준샤·光潤社)의 지분 28.1%를 지니고 있는 대주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 /조선비즈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 /조선비즈DB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분율을 60%선으로 낮출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 실적 악화로 기업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당장 상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호텔롯데는 현재 90여개의 국내외 롯데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등을 순환출자 형식으로 지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롯데그룹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2조5000억원)을 올렸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의 주인이다. 호텔롯데는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가 냉각되기 이전 연 6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면세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계열사의 편입 또한 과제다. 현재 롯데그룹은 8개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내 금융회사 지배가 금지돼 있어 롯데지주로 금융회사를 편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허용 가능성도 낮아 금융계열사를 2년 내 매각 또는 합병해야 한다. 지주회사 밖에 있어 금산분리로부터 자유로운 호텔롯데가 이들 금융계열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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