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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 좁아진 갭투자…전세가율 하락에 목돈∙양도세 부담 커져

  • 최문혁 기자

  • 입력 : 2017.10.13 09:30

    갭(gap)투자자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집값 상승은 시원치 않은 데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떨어져 목돈 부담은 커지고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주택거래신고제와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강화되는 양도소득세도 부담이다.

    갭투자는 전세금을 안고 집을 사서 시세차익을 내는 투자다. 전세가율이 높고, 집값이 많이 오를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낮고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으면 수익률도 떨어진다.

    13일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71.2%를 기록했다. 최근 2년 중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올해 5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세가율이 낮을수록 갭투자자들은 필요한 투자금이 많아지고, 그만큼 수익률은 낮아진다.

    최근 2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자료=KB국민은행
    최근 2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자료=KB국민은행
    집값 상승이 시원치 않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0.85%)과 7월(0.86%), 8월(1.05%)까지 상승했지만,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을 받은 9월엔 0.15%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제로 노원구와 구로구 일대 중개업계에 따르면 8·2 대책 후 투자 문의가 줄었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이들 지역은 전세가율이 높고 작은 면적의 아파트가 많아 1억원이 안 되는 돈으로도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 시세차익을 낼 수 있어서 갭투자자들이 선호한 곳이다.

    구로구 구로동 C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투자 문의도 끊겼고, 매매와 전세 모두 거래가 거의 안 되고 있다”면서 “물건은 있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으니 당분간 가격이 오르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 /최문혁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 /최문혁 기자
    노원구 상계동 S공인 관계자는 “상계 주공 전용 5단지의 경우 대책 전 최고 3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1억원 가까이 떨어진 급매물도 나온다”면서 “지금은 투자자들의 문의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와 주택거래신고제도 다주택 갭투자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양도세가 중과된다. 1가구 3주택자의 경우 양도세가 최대 60%까지 높아진다. 지난달 26일부터 자금조달 계획과 입주 계획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주택거래신고제도 부담이다. 이는 서울 전역과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적용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최근 서울 전세가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갭투자 수익률이 예전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지난달부터 시행된 주택거래신고제, 내년부터 중과되는 양도세 규제는 다주택 갭투자자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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