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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의 야심, 전자상거래 넘어 인류 문제 해결사로

  • 항저우=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10.12 10:00 | 수정 : 2017.10.12 21:58

    알리바바, 인류에 공헌할 양자계산 로봇러닝 등 연구 ‘다모 아카데미’ 설립
    중국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싱가포르에 연구망 구축 3년간 17조원 투입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향후 3년간 17조원을 투입할 혁신 기술 연구소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향후 3년간 17조원을 투입할 혁신 기술 연구소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11일 중국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5개국 7개 도시에 연구소를 두고 미래 인류 문제 해결에 공헌할 기술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날 항저우(杭州)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알리윈(알리바바 클라우드)개발자들의 축제인 윈치(雲棲)대회 개막식에서 ‘다모위앤(達摩院⋅다모 아카데미) ‘설립을 선언한 것이다.

    다모위앤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즐기는 김용(金庸)의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조직으로 최고의 무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영문으로는 발견(Discovery) 모험(Adventure) 모멘텀(Momentum) 전망(Outlook)을 위한 아카데미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알리바바측은 밝혔다.

    알리바바는 이를 위해 3년내 1000억위안(약 17조원)을 투입하고 우선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술자 100여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모위앤은 마 회장이 올 3월 제1회 알리바바 기술 서밋에서 수류탄급에서 미사일급으로 개발 대상 기술을 바꾸겠다며 발표한 코드명 ‘나사(NASA)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주체가 된다.

    장젠펑(張建鋒) 알리바바 최고기술담당임원(CTO)이 초대 원장을 맡는다. 인공지능(AI) 분야 거두인 마이클 I. 조던 버클리대 교수와 게놈프로젝트의 대표주자인 조지 처치 하버드대 교수 등 10명의 과학자들로 다모위앤 학술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다모위앤은 중국의 베이징과 항저우, 미국의 산마테오와 벨뷰, 러시아의 모스크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싱가포르에서 우선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알리바바 직원의 절반인 2만 5000여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동원된다.

    전세계 대학 및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망도 구축한다. 저장(浙江)대와 첨단기술연합연구중심, 버클리대와 안전한 실시간 컴퓨팅을 연구하는 RISE실험실, 칭화대와 핀테크 연합실험실, 중국과학원과 양자계산 실험실을 각각 운영한다. 전세계 기술자들에게 개방하는 연구 프로젝트 알리바바혁신 연구(AIR)계획도 진행한다.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인류 문제 해결사 변신 선언

    알리바바는 11일 항저우에서 미래 인류 문제를 해결할 연구에 나설 다모 아카데미 설립을 발표했다.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11일 항저우에서 미래 인류 문제를 해결할 연구에 나설 다모 아카데미 설립을 발표했다. /알리바바
    마 회장은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현재 세계 21위 경제규모인 알리바바(거래액 기준)를 향후 20년내에 세계 5위 경제체로 만들겠다는 종전의 비전을 거듭확인하고 이를 위한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경제를 더욱 포용적이고 더욱 지속가능하고 더욱 행복하고 건강하도록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는 이들 목표를 달성하면 세계에 1억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20억명의 고객에게 서비스하고, 1000만개 기업에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5대 경제체가 되기 위해선 인류가 향후 직면할 기술적 난제를 풀어야하고 그래서 다모위앤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10년전부터 알리바바가 부족한 건 엔지니어가 아니고, 사회학자 경제학자 심리학자 컴퓨터학자등이라고 얘기해왔다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모위앤은 양자계산 로봇러닝 데이터인텔리전스 사이버보안 자연언어처리 반도체기술 핀테크 등의 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알리바바 윈치대회에 전시된 항저우의 시티 브레인 프로젝트. 도시의 공공자원을 최적으로 실시간  배분하기 위한 것으로 알리바바와 항저우 정부가 작년부터 구축중이다. /알리바바
    알리바바 윈치대회에 전시된 항저우의 시티 브레인 프로젝트. 도시의 공공자원을 최적으로 실시간 배분하기 위한 것으로 알리바바와 항저우 정부가 작년부터 구축중이다. /알리바바
    이날 개막식에서 왕젠(王堅)알리바바 기술위원회 위원장은 “자연이 이룬 가장 대단한 발명은 인류이고, 인류의 가장 대단한 발명은 도시”라며 “교통체증 등의 도시문명의 문제 해결을 위해 ‘시티 브레인’이라는 미래도시 인프라를 작년부터 항저우에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 회장은 “(연구자의 자기만족을 위한)즐기기만을 위한 연구도, (회사의)이익만을 위한 연구도 오래가지 못한다”며 “이익을 내면서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21세기 회사는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며 해결하는 사회문제가 클 수록, 이익도 더 많아진다는 게 마 회장의 설명이다. 20세기 기업은 기회를 잡으면 대단한 기업이 됐지만, 21세기엔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위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업체로 알려져있지만 사실 이는 전체 사업의 20% 밖에 안된다며 9년 전에 데이터로 움직이는 회사로 포지셔닝해 풍부한 데이터 자원을 처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회사가 됐다고 자평했다.

    세계 최대 데이터 창고를 갖게됐다는 그는 (이들 데이터는)알리바바만을 위한 게 아니고 세계와 미래를 위해 쓰여져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미래를 창조하는 회사’ ‘국가혁신의 엔진’ ‘시대의 회사’가 되겠다는 관점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장젠펑 초대 원장은 “전기와 컴퓨터 같은 획기적인 기술혁신이 다모위앤에서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혁신’에 ‘대혁신’으로 옮겨가는 중국 간판 IT기업

    알리바바의 다모위앤 설립은 기존 서방의 원천기술을 거대 내수시장에 접목하는 ‘소혁신’으로 급성장한 중국의 간판 IT(정보기술)기업들이 ‘대혁신’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가 전세계 과학자와 수학자들을 유치해 기초과학 연구에 나서는 것처럼 중국 기업들이 기술 추종전략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2015년 10월 영국 맨체스터 대학과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기술 응용을 위한 제휴관계를 맺었다. 맨체스터대학은 그래핀 연구의 종가(宗家)로 불린다. 이 대학의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는 그래핀 발견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화웨이는 지난해에만 매출의 14.6%인 764억위안(약 12조 988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유럽연합(EU)위원회에 따르면 화웨이의 연구비는 전세계 기업 8위(2015년 기준)로 애플(11위)을 웃돈다. 중국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많다.

    마 회장은 과거 인류 역사와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에서 쌓인 경험과 교훈을 배워야한다면서도 자기만의 모델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모위앤이 후발주자의 잇점을 살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IBM을 추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하지만 기초과학과 세계를 뒤엎을 기술 연구에 나서는 다모위앤에 자체 생존할 수 있을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 연구를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초기 연구자금을 창업지원자금에 비유한 그는 과학자는 창업자의 의식을, 기업가는 과학자의 태도를 가져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90%이상의 연구를 실험실에서만 하지말고 시장에서 하라는 주문이다.

    ◆앤트파이낸셜 생체인식 플랫폼 개방

    알리바바 윈치대회에 식탁 위 화면에서 메뉴를 고르고 식사를 한 뒤 따로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 식당이 선보였다. /알리바바
    알리바바 윈치대회에 식탁 위 화면에서 메뉴를 고르고 식사를 한 뒤 따로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 식당이 선보였다. /알리바바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 그룹인 앤트파이낸셜은 이날 윈치대회 개막식에서 생체인식 플랫폼 ‘ZOLOZ’를 대외에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알리페이 사용자들에 적용해온 지문인식이나 얼굴 인식 기술 등을 다른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항저우에 있는 KFC 매장인 KPro 점포는 9월초 처음으로 얼굴 인식으로 결제를 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3차원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된 무인 메뉴 주문기기에서 1~2초가 걸리는 얼굴 인식 절차를 마친 뒤 알리페이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결제를 끝내도록 했다. 이 얼굴 인식 결제 기술을 제공한 곳이 ZOLOZ이다. ZOLOZ는 알리바바가 육성한 첫번째 독립 운영 기술 플랫폼이다.

    천지둥(陳繼東)ZOLOZ 중국 총경리는 “얼굴인식 기술의 경우 오차율이 1백만분의 1로 애플 수준”이라며 “알리페이와 왕상은행(알리바바가 만든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응용하고 있는 생체인식 기술 사용자가 2억명을 넘어섰고, 이를 통한 인증 횟수도 20억회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양로금 수령시 신분확인이나 택배물건을 받을 때나 호텔에 체크인할 때도 생체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알리라바와 협력사의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전시회에 나온 앤트파이낸셜의 스마트 식당 역시 생체인식 기술에 기반한다. 앉으면 식탁 위의 화면에서 메뉴를 고르고, 식사를 한 뒤 자리를 떠나면 된다. 결제는 메뉴를 선택할 때 얼굴 인식을 통해 알리페이로 처리한다.

    ◆마윈이 남기고 싶은 3가지

    마 회장은 알리바바가 언젠가 사라지더라도 3가지는 세상에 남기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날 설립을 선언한 다모위앤이 첫번째다. 알리바바보다 오래 존속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나머지 2가지는 후판(湖畔)대학과 알리바바 공익기금회다. 후판대학은 마 회장과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창업자, 궈광창(郭廣昌) 푸싱(復星)그룹 회장 등 9명의 기업가와 저명학자가 함께 설립한 경영대학원으로 항저우 시후(西湖)에 있다. 2015년 3월 1기 학생을 받았다. 창업한지 3년이상된 기업인이 입학 대상이다.

    후판대 초대 총장을 맡고 있는 마 회장은 “어떻게 창업할지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고 기업이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란다”며 “후판대학은 300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말한다.

    마 회장은 CNN이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정치 고문, 학자, 언론인 등 전문가 10명에게 중국에서 가장 힘 있는 인물 5명이 누구인지 물은 설문에서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에 이어 권력 서열 2위에 오를만큼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항저우(杭州) 윈치(棲)대회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2009년부터 매년 항저우 윈치샤오전(云棲小鎭)에서 개최하는 알리윈(알리바바 클라우드) 개발자 대회. 알리바바와 협력 파트너 기술을 전시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첨단과학기술 축제로 변모하고 있다. 올해 6만여명이 참가했다.윈치샤오전은 시후(西湖)구가 2012년 알리바바에 위탁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력산업을 키운 단지이다.

    지난해에는 마윈 회장이 윈치대회에서 전자상거래란 말이 매우 빨리 사라질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물류가 모두 합쳐진 것을 신유통으로 정의하고, 이를 포함 신제조 신금융 신기술 신자원 등 5가지 신(新)이 중국은 물론 세계의 모든 사람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해 주목을 받았다.

    알리바바 윈치대회 전시회에 나온 텐먀오 마술거울로 옷을 실제 입거나 화장을 하지 않아도 그 효과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알리바바
    알리바바 윈치대회 전시회에 나온 텐먀오 마술거울로 옷을 실제 입거나 화장을 하지 않아도 그 효과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알리바바
    ►다모위앤(達摩院⋅다모 아카데미)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곳
    김용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조직으로 최고의 무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공개적으로 김용 소설의 광팬임을 자처한다. 직원들이 무협소설 등장 인물의 이름을 예명으로 쓸 정도다.

    마 회장의 예명은 김용의 <소오강호>에 나오는 펑칭양(風淸揚)으로 알려져 있다. 펑칭양은 주인공 링후충(令狐沖)에게 무술을 전수하는 스승이다. ‘과학기술로 세계를 혁신’을 슬로건으로 내건 알리바바가 미래 첨단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설립하기로 한 연구소의 명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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