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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톡] 명절이 뭐죠...? 24시간 영업·인력난에 한숨 쉬는 편의점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7.09.30 08:00

    서울 성동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추석 연휴에 고향을 찾지 않기로 했다. 명절을 앞두고 아르바이트생 두 명이 그만뒀는데 일할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편의점은 본사와 계약에 따라 24시간 운영해야 한다. 김씨는 “가족들이 함께 돌아가며 가게를 지켜야 한다”며 “그나마 4인 가족이어서 다행이다. 노부부 둘이 운영하는 옆 점포는 걱정이 태산인 걸로 안다”고 했다.

    명절을 앞둔 편의점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최장 10일에 이르는 연휴에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는 시민이 많아 매출은 떨어지는데도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을 강조하는 본사의 정책상 영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간에 운영중인 한 편의점 모습. /조선DB
    야간에 운영중인 한 편의점 모습. /조선DB
    ◆ ‘일당 10만원’ 알바 자리 넘치는 추석…인력난 시달리는 편의점

    대부분 편의점은 본사와 최초 계약 시 24시간 영업을 요구받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위반으로 불이익을 당한다. 서울 신사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지난 설에도 영업했지만 강남 번화가임에도 매출이 하루 30만원에 불과했다”며 “사람보다 길고양이를 더 많이 본 듯하다”고 했다.

    매장 유지를 위해 지출해야 하는 인건비도 걱정이지만, 명절에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다. 통상 편의점 업주들 사이에 명절은 인력을 구하기 가장 힘든 기간으로 꼽힌다. 편의점보다 더 높은 인건비를 주는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아 편의점 일을 찾는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현재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최저시급은 6470원가량이다. 지방 일부 편의점에서는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명절엔 하루 10만원 이상의 높은 일당을 주는 물류창고 상·하차, 백화점·마트 판매 판촉 등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이 몰린다.

    알바천국이 전국 20대 남녀 164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추석 연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이들은 31.3%였다. 명절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평소보다 높은 시급’이 40.7%로 가장 많았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명절 단기 알바는 짧은 시간 내 높은 시급을 주는 곳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물류창고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물류창고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 본사는 연휴 운영 조정한다지만…합의 이끌어내는 경우 드물어

    사람을 못 구한 편의점 업주들은 명절 귀향을 포기하고 매장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 편의점 본사들은 대학가, 오피스 등 특수입지의 점포 특성이나 상권을 고려해 경영주들과 명절 연휴기간 휴점을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주들은 협의가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서울 신촌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담당자에게 24시간 영업이라도 피하게 해달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며 “본사측에선 최대한 영업해 조금이라도 매출을 내면 이익이고, 인건비는 업주가 부담하니 영업시간 단축을 반길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지하철, 기차 역사 내 점포는 가맹 본사와의 조율을 통한 영업시간 단축이 불가능하다. 지하철이 다니는 동안에는 편의점 또한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경영주들은 명절에 한해 자율운영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심야영업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제도가 도입됐지만 편의점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일부 가맹점주는 항의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명절 당일 간판불 소등운동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성동구의 한 점주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모두 고향에 내려간다고 해 추석 전후 36시간 동안 일할 사람이 없다”며 “명절 부모님을 찾겠다는 직원을 만류할 수도 없어 본사 담당자에게 알리지 않고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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